거대한 불사와 풍부한 불교출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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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4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09-01 신문면수 12면 카테고리 대만 재승법회 참관기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화령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중앙교육원장 철학박사 화령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5 13:13 조회 2,533회본문
승속의 일체로 오늘의 대만불교를 이루다
왕복진 회장의 초청으로 대만 재승법회에 참가하다.
지난 7월 25일부터 31일까지 타이완 타이쭝 삼 보호지회(台中 三寶護持會) 회장인 왕복진(王福進) 회장의 초청으로 인선 통리원장과 서강 사무국장 과 함께 대만을 방문하게 되었다. 왕 회장은 본종에서 주관한 국제재가불교포럼 (ILBF)과 인연이 되어 그동안 친분을 쌓아오고 있 었는데 그의 두 딸도 ILBF에 여러 번 참석하여 많은 도움을 주었다. 왕복진 회장은 타이완의 중부 도시 타이쭝 재가불교활동의 중심인 타이쭝 삼보호지 회의 회장을 6년에 걸쳐 두 번이나 역임하고 올해 를 마지막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려고 하는데 이 를 기념해서 우리를 초청한 것이다.
고즈넉이 헌책방에서 수준 높은 불교서적을 만나다.
대만도 지진이 심한 곳이라 그다지 높은 빌딩이 보이지 않는다. 한 때는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우리와 동급으로 취급되었지만 지금은 경제 규모 나 국력이 우리에 비해서는 한참 뒤떨어졌다. 그렇 지만 이곳 사람들은 대체로 온순하고 친절하며 정 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 조그만 나라에서 조그만 사람들이 착하게 열심 히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그런 나라이다. 그래서 대만에 오면 마음이 비교적 편하다. 대만사범대 내 의 게스트룸에 숙소를 정했다. 저녁 먹고 산책삼아 옛날에 살던 골목을 여기저기 기웃거려 보았지만 많이 변해서 어느 곳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 지 않는다. 헌책방도 여러 곳이 있길래 들어가 봤는 데 옛날의 영세한 헌책방 하고는 완전히 달라진 모 습이다.
거의 새책방 수준으로 규모도 커졌고 깔끔 하니 시스템도 잘 되어 있다. 불교서적 코너에 좋은 책이 많이 나와 있다. 대만 은 불교계가 워낙 센 곳이라서 불교서적의 수준도 높고 책도 아주 보기 좋게 잘 만든다. 부럽다. 우리 나라는 불교서적 독자층이 워낙 없다 보니 불교출 판사들도 고전 한다. 저자가 일정량 이상 팔아주지 않으면 책을 출판해도 수지 맞추기가 어려워 출판 을 선뜻 해주지 않으니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따첸출판사(大千出版社)
이번 탐방에서는 톈윈푸(田運富), 짱위링(張玉玲) 부부의 도움이 컸다. 짱위링은 현재 ILBF 회장이며 샤카디타 전회장이기도 한 불교계 유명인사이다. 우리 종단과는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분으로 대 만불교계 뿐만 아니라 전세계 불자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다. 현재 대만 정치대 교수이기도 하다. 우리가 도착한 다음날 이들 부부가 따첸출판사(大 千出版社)와 세계종교박물관에 데려다 줬다. 따첸출판사는 대만의 손꼽는 불교출판사인데 대표인 양충밍(梁崇明)사장과는 학술대회 교류를 통해서 알고 지냈는데 신심이 지극히 돈독하고 오 직 불교만을 위해서 일하는 사람으로 정말 귀하고 값진 책들을 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많이 출판한다. 특히 남방불교와 티벳 밀교에 대한 책을 많이 출 간하고 있다.
양사장이 춘톈(春天)이라는 채식당에 우리를 초대했는데 이곳 주인도 역시 돈독한 불자 였다. 모든 식재료를 유기농으로 재배하며 오직 불 심이 사람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식당 을 운영한다고 했다. 대만에 가면 도처에 이렇게 신심있는 불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양사장의 식사 초대에 응하면서 대만 불교출판계의 경향과 불교 서적에 대하여 많은 유익한 이야기를 들었는데 도 움이 컸다. 여기서는 책을 출판하면 아무리 적게 팔 려도 5~6000권 정도는 판매된다니 우리나라 불교 출판사와는 비교가 되질 않는다. 그만큼 책읽는 불 자들이 많다는 증거이다. 우리나라 불교 신도들도 공부하는 불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세계종교박물관
신베이(新北)시에 있는 세계종교박물관에는 전 시회 준비와 박물관 확장으로 인하여 공사 중이었 는데 잠시 휴관 중이었지만 우리를 위하여 특별히 개방을 해 주었다. 이곳은 백화점 두 층을 사서 만든 곳으로 대만 영취산 무생도량의 심도(心道)스님이란 분이 설립 한 곳이다. 세계의 대표적인 종교들을 한 자리에 전 시하여 세계종교에 대한 이해를 돕고 종교 간의 우 호를 통하여 인류의 행복과 평화에 이바지하고자 설립된 것으로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세계의 대표 종교들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대표 사원과 예배 대상 등을 미니어쳐로 제작을 하 여 보여주고 사진과 실물로 이를 보완하였는데 크 지 않은 공간을 활용하여 이렇게 잘 꾸민 것이 믿겨 지지가 않았다.
더구나 한 스님의 원력으로 이렇게 큰 불사를 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싶었다. 더구나 교묘한 컨셉으로 은연 중에 불교의 화엄 세계로 인도하는 듯한 설계는 한 두 사람의 머리로 되는 게 아닌 것 같았다. 그만큼 대만 불교의 저력 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었다. 우리 종단도 힘을 모아 전 세계의 불교를 한 눈에 보여준다던지 아니면 어떤 특정한 주제를 삼아서 박물관을 만들어도 될 듯 싶다.
남림니승원(南林尼僧苑)
타이쭝의 남림니승원(南林尼僧苑)은 비구니 전문 도량으로서 70여명의 비구니들이 상주하는 곳이 었다. 수십만 평의 부지 위에 건설된 이 니승원은 웅장 한 건물규모와 정성어린 상주물의 배치로 아름답 고 깨끗한 대만 최대의 비구니 도량으로 자부할 만 한 곳이었다. 아울러 대만 내외의 비구니 교육기관으로서 충 실한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이 남림 도량 하나 만으 로서도 대만 불교의 저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 이었다. 불과 70여명의 비구니 스님들만으로 이렇게 웅 장한 불사를 하다니 우리를 돌아보면 부끄러운 마 음이 든다.
불사에 임하는 이 스님들의 마음가짐이 오늘의 이런 큰 불사를 이루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기둥 하나를 만들어도 천년 이상을 갈 훌륭한 재 목으로서 만들고 불상을 하나 조성해도 최대한 정 성과 노력을 들여 가장 훌륭한 것을 만들겠다는 원 력이 오늘의 남림니승원을 있게 한 것 같았다. 200 년 된 삼나무를 구하여 불단을 조성한다든가 백년 에 1센티만 자라는 나무로 관세음보살상을 조성한 다든가 하는 모습을 보고 부처님께 바치는 모든 것 은 가장 훌륭하고 장엄해야 한다는 정신이 이런 결 과를 낳았으리라.
타이쭝 전국공불재승법회 (全國供佛齋僧法會)
30일에 거행된 타이쭝 전국공불재승법회(全國供 佛齋僧法會)는 이번 일정의 백미였다. 재승법회는 공승(供僧)법회라고도 하는데 대만의 여러 곳에서 비슷한 법회가 거행되지만 타이쭝의 재승법회가 가장 규모가 크다고 했다. 대만 중부를 거점으로 하는 삼보호지회(三寶護持 會)가 주관을 하는데 우리를 초청한 왕진복 회장이 바로 이 삼보호지회의 회장이다. 이 행사는 대만의 계엄령이 풀리고 대중 집회가 허용된 지 얼마 되지 않은 1988년부터 시작되어 어 언간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법회이다.
처음에 는 재가 거사들의 모임으로 소규모로 출발했는데 매년 3만 여명이 참가하는 대만 불교 최대 행사 중 의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올해에도 6600여명의 출가승들과 자원 봉사자 4500명 등 총 인원 3만 여명이 타이쭝 컨벤션 센터 에 모여서 거행되었다. 말로만 듣던 이 법회를 귀빈 자격으로 단상에 올 라 내려다보니 실로 어마어마했다. 자원봉사자들 은 모두 중국 전통 복장의 유니폼을 입고 각자의 역 할을 일사분란하게 수행하며 행사에 참여하고 있 었는데 이러한 행사를 거행하기 위하여 6개월 전 부터 준비를 하고 예행연습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의 신심이 정말 놀랍기만 했다. 관계자에 의 하면 우리나라 승려들이 간혹 초청을 받아도 이렇 게 공양 받는 모습만 보고 그들이 공양을 받기까지 의 보이지 않는 신심과 노력은 별로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불교계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 대만 불자들은 출가자나 재가자 할 것 없이 계행을 지키 려고 노력하고 사회 분위기가 계행을 지키도록 유 도하는 모습에서 이 나라는 참 오래도록 번영하겠 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봤다. 그 증거로서 현재 대만 에는 세계 각국의 불교가 몰려 들어 포교를 하고 있 는 모습이다.
불광산사나 자재공덕회, 법고산사, 중대선사 등 메이져 급의 불교 종단 이외에도 구석구석 소리 소 문 없이 불법을 호지하고 신심을 고취하며 불교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불자들이 즐비 한 대만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불교는 관연 어떤 모 습을 하고 있으며 바깥 세계에는 어떤 모습으로 비 쳐지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다. 물론 대만불교도 전반적인 노쇠화 현상이 나타 나고는 있지만 각처의 불사 현장과 다양한 불교출 판물들을 보면 이러한 것들을 저력으로 또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것이라 믿어진다. 어쨌든 이번 행사 참가는 여러 모로 우리에게 많 은 과제를 주고 또 머리를 무겁게 만든 발전적 탐방 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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