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심을 버리고, 저에게 맞는 소원을 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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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6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11-01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혜정사 신행체험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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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6 12:18 조회 2,695회본문
혜정사, 변기숙 보살님의 이야기
친정 식구들 모두가 절에 다녔지만 사실은 모두가 제각각이었습니다. 언 니는 총지종에 다녔고 저는 조계종에 다녔습니다. 언니는 저와 터울도 있고 몸도 좋지 않아 먼저 세상을 떴습니다. 죽기 전 노란색 희사 주머니에 염주를 넣어주 면서 “기숙아, 여기 한번 다녀봐라.” 하며 스치듯 말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귀담아 듣지 않았지만 해 가 지날수록 언니가 그리워지기도 해 서 ‘그래, 언니가 다녀보라는데 한번 다녀보지 뭐.’ 하는 마음으로 총지종 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저의 천성은 한번 마음을 먹게 되면, 묵묵하게 하는 것이었기에 그저 열심히 총지종에 다녔습니다.
그러다 문득 제 마음이 전과 달리 무척이나 평안하고 순해졌음을 발견 했습니다. 삼형제 중 첫째 녀석이 사업으로 곤 란에 처했을 때에는 어미로서 괴롭기 도 하고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막상 아들과 마주하게 되면 싫은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들에 대한 신뢰와 애정이 늙은이 의 노파심을 이겨버렸기 때문입니다. 어떤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채워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상대를 대 해야 하는지에 대해 현명한 눈(目)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언컨대 매일매일 행했던 불공에서 온 것입니다.
현재 저희 아이들이 어마어마한 돈 을 벌어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럭저 럭 제 밥은 먹으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의 소망은 우리 식구들이 무탈하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 이 하 나뿐입니다. 세상에 있지도 않은 것을 소망하는 것은 탐심(貪心)입니다. 저는 집을 달라거나 돈을 달라는 서 원은 일체하지 않습니다. 제게 맞는 것만 바랄뿐입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알고 있기 때 문입니다. 가끔 불공을 하다보면, 어 떠한 일을 해야 할 때와 하지 않아야 할 때에 대해서 법문이 올 때가 있습 니다.
가만히 그 법문을 따르다보면 세상 의 이치가 어쩌면 이토록 잘 맞아떨 어지는지 놀라울 따름입니다. 언니가 제게 소중한 총지종의 존재 를 알려주었듯이 지금 제가 하는 말 로 인해 누군가가 총지종에 대해 관 심을 가지게 된다면 참 좋을 것 같습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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