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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역행하는 사찰안내 표지판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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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12-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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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주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주일 현대불교신문사 편집국장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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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6 13:21 조회 2,97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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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역행하는 사찰안내 표지판 철거
-철거된 도로표지판 68건 중 타종교 단 2건 -현행 도로표지 관리지침 현실 맞게 개정해야

불교계의 강력한 항의로 고속도로 표 지판서 사찰 안내 명칭 삭제 계획이 잠 정 중단된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설 정스님은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라며 11월 21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 층 접견실을 방문한 김종진 문화재청장 에게 바로잡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김 청장은 총무원장 스님 말에 공감하며 “역사적으로 제대로 알릴 부 분은 알려야 한다”며 국토교통부 등 관 계 부처와 협의해 처리할 것을 약속했 다. 올해 전까지 전국 고속도로에 설치 된 사찰 표지판은 모두 195개였다. 이중 올해 들어 보조표지판 68건이 전국고 속도로서 사라졌다. 2003년 이후 설치 된 사찰 안내 표지판 108 건에 대해 올 해부터 철거를 시작한 한국고속도로공 사는 현재까지 보조표지 68건을 삭제하 고, 향후 내년에는 본표지 40건에 대해 철거를 이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불교 계 반발로 잠정 중단한 상태다. 올해 철 거된 보조표지판은 경부선 김천 추풍령 구간 직지사 관련 8건과 도동 구간 동화 사 2건, 노포 범어사 1건으로 11건이다. 또한 영동선은 용인 구간 와우정사 2건, 양지구간 와우정사 3건으로 총 5건이 다. 철거 표지판 수가 가장 많은 중앙선 은 모두 25건으로 신림구간 법흥사 3건, 제천구간 법흥사 3건, 북단양과 단양구 간 구인사 각 3건과 1건, 풍기구간 부석 사 2건, 가산구간 도리사 6건, 남안동구 간 고운사 3건, 남제천 구간 구인사 2건 으로 총 23건이 사찰안내 표지판이며, 단 두 건만이 천주교 성지이다. 다음으 로 청주 영덕선 속리산 구간 법주사가 2건, 청송구간 대전사가 2건, 청송구간 고운사 6건, 보은구간 법주사 2건으로 총 12건이다. 

이외에도 익산 장수선 진 안 금당사와 탑사 2건 당진대전선 고덕 구간 수덕사 2건, 대구포항선 은해사 6 건, 중부내륙선 선산구간 도리사 5건 등 총 15건이다. 이처럼 올해 사라진 68개 전국고속도로 보조표지판 중 천주교 성 지 2건을 제외한 66건이 모두 사찰 보 조표지판인 셈이다. 고속도로를 가다보면 항상 만나는 이 정표는 지역 명찰로 가는 표지판이다. 합천하면 해인사, 속리산하면 법주사, 김천하면 직지사가 연상되듯이 지역 문 화서 사찰은 랜드마크로서의 역할을 담 당했다. 그런 사찰로 가는 길을 알려주 던 표지판이 없어질 상황이니 참으로 기가막힐 노릇이다. 현재 한국도로공사 측의 주장은 ‘도로표지 제작·설치 및 관 리지침’에 어긋난다는 게 이유이다. 

현 재 도로표지 관리지침은 2003년 개정 된 것으로 이전에는 국가지정문화재 중 건조물·사적지 등을 명기할 수 있었지 만, 이후에는 지침이 개정되면서 고속 국도에서는 제외됐다. 하지만 이 같은 지침 개정은 10여 년 전에 이뤄진 것인 데다 그동안 문제없이 표지판에 사찰명 이 명기됐다는 점에서 의문을 낳는다. “민원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관계자 의 설명도 설득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놀이공원과 스키장 등 소위 위 락시설은 고속도로 표지판에 표시할 수 있지만, 공공재며 문화재인 사찰을 표 시하지 않는 것은 해당 부처의 몰지각 한 문화재 인식을 엿볼 수 있게 한다. 물 론 불교계에도 책임은 없지 않다. 10년 전 지침 개정이 이뤄졌을 때 살폈어야 할 부분이었지만, 당시에는 전혀 문제 제기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역 명찰들은 단 순히 성보문화재의 차원을 넘어선 공공 재이다. 그중에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 된 귀중한 국보급 유물도 있다. 그래서 사찰 표지판을 없애는 일은 우리나라만 의 자랑과 알림거리를 국내인 뿐만 아 니라 특히 외국인들에게도 차단하는 결 과를 초래할 수 있다. 불합리한 법과 조 항이 있으면 고쳐서 현실적으로 개정 해야 마땅하다. 과거의 인습에만 매달 려 자랑스런 한국의 전통 사찰문화유산 이 가려지는 우를 범해선 결코 안될 것 이다. 오리혀 적극적으로 우리만의 유 산을 알려도 시원찮을 작금의 현실에 서, 그것마저 장막을 만들어 가려 버린 다면 우리나라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사 장시키는 것과 매한가지이다. 국토교통 부와 한국도로공사 역시 지침 개정 의 지를 피력할 필요가 있다. 이미 국토부 는 2008년 ‘알고가’ 사태를 통해 불교계 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제2의 알고가 사태’를 만드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 다. 또한 시대에 역행하는 일도 자행하 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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