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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이 필요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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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94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7-09-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지상설법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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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법등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밀인사 리라이터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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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14 07:14 조회 3,1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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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이 필요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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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등 (밀인사 주교)

기나긴 기다림 끝에 찾아온 그래서 낯선 손님인듯 조금은 익숙하지 못한 수줍은 모습으로 비가 내린다. 절마당의 나뭇잎들과 텃 밭에서 자라는 생명들이 반짝거리며 춤추고 있다. 이 장마가 그치고 나면 훌쩍 더 성숙한 모습으로 그 자리에 모두 서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물은 계절을 싣고

새벽예불을 마치고 이른 아침 작은 텃밭에 나가보면 이곳에 뿌리내려 살고 있는 텃밭 가족들을 만나게 되지요. 밤새 잘 자고 일어 난 맑고 건강한 모습들을 보는 순간 오늘 하루를 열어갈 신선하고 즐거운 에너지가 가슴 가득히 차오르게 됩니다.

마음이 맑은 사람을 가까이 하면 기운이 맑아지듯이.

아침 텃밭에는 언제나 상큼한 먹을거리가 준비되어 있어서 밤이슬 새벽별바람에 깨끗이 씻겨진 방울토마토 몇 알을 따서 손에 담아오곤 하는데 그 맛이 여간 좋은게 아닙니다.

지난봄에 모종을 내어 자란 것보다 지난해 방울토마토가 익어서 떨어진 자리에서 저절로 싹이 나고 자라서 맺은 것이 맛이 더 좋아 꿀맛이지요.

금년 여름은 긴 장마와 팔월의 잦은 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 폭염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력사용량은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절전운동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로 산으로 계곡으로 피서를 떠나고 휴식을 즐기는 가운데 벌써 처서가 되었습니다.

시원한 계곡물은 여름을 싣고 흘러가고, 가을을 실어 나르고 있습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가고 오는 계절은 속일 수도 막을 수도 없나 봅니다.

며칠 전 바위 위에 누워서 바라다보던 푸른 하늘이 유난히 높고도 멀어보이던 것은 가을이 가까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었지요. 때가 되면 떠나가고, 때가 되면 찾아오는 것이 계절의 이야기만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 인생, 우리 삶의 이야기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요?



스스로 속고 있지 않나요

지금 우리 사회는 유명 인사들의 학력위조 문제를 접하고 있는데 교육계에서 발생한 학력위조 및 학력확인 문제가 연예계와 종교계에도 그 파문을 일으키고 있지요.

인간의 능력이나 인간 그 자체보다 학력이 더 중요한 것인지, 학력이 중요하지 않은 곳 에서의 학력시비, 학력만큼 인품 인격이 비례 하지 않고, 학력만큼 사는 것이 달라지지 않고 인간이 고귀해지지 않는다면 학력이 무슨 소용이 있는 것인지 반문해 보게 됩니다.

어떤 사람이 과거 학력의 높고 낮음에 따라 지금 달라질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지금까지 그사람이 하던 일〈것〉을 누가 대신해줄 수 있을까요?

학력위조 문제는 누가 누구를 속였다고 하기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가 스스로에게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학력에 따른 아무런 문제도 지금의 그 사람에겐 없는데 과거의 학력에 우리 스스로가 집착하여 속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부처님께서 인간의 존재 가치를 규정하심에 있어서는 한 인간의 출생가문이나 출신성분 그리고 학력이나 재력 등 그 사람이 지닌 조건이 나 여건이 중요시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심성과 행위 즉 사람의 마음가짐과 마음 씀씀이 그리고 능력과 업적을 무엇보다 더 중요시 하지요. 한 인간으로서 과거에 어떤 일을 하였으며, 지금은 어떤 마음으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 된다는 말씀입니다. 학력이 낮아도 좋은 마음씨로 훌륭하게 살아온 사람보다는 높은 학력을 갖추고도 잘못 살고 있는 사람이 손가락질을 더 많이 받게 되는 것은 아닐까요?

학력으로 인간을 평가하기 보다는 그 사람 '의 사상과 마음가짐 그리고 능력과 사회적 업적으로 인간의 고귀함을 말하는 그런 가치 기준이 정착된, 학력 없는 사회가 되기를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요?


휴식이 필요한 사람들

며칠 전 어떤 여성이 날씨가 너무 더워 에 어컨을 켜려다 창문 너머로 보게 된 집근처 건축공사장에서 한낮의 뜨거운 태양아래 모자도 없이 무거운 벽돌을 지고 가는 여성노동자를 보고는 에어컨을 켜려던 마음을 바꾸 었다고 합니다.

정작 우리사회에서 휴식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이 누구일까를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묵묵히 땀 흘리며 일하는 많은 사람들, 높고 가파른 깨달음의 계단을 쉼 없이 오르고 있는 정진수행자들, 오늘도 삶의 무게에 지친 모든 사람들에게 휴식이 필요하 겠지요.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맹귀우목처럼 참 어렵다고 합니다.

전생에 좋은 마음으로 얼마나 좋은 일을 많이 했으면 금생에 사람으로 태어났을까를 생각하면 이렇게 귀한 사람으로 태어난 목적이 있을 것이니 그 목적을 알고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금생에 더 베풀고 나누고 봉사하고 위하는 자비행에 힘쓰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여러 가지 꽃을 모아 꽃다발 하나를 만드는 것처럼 한번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살아 있는 동안 착한 일을 많이 하라.

그리하여 현세에서 행복하게 살게 되면 내생에도 좋은 세상에 태어나리라“〈 법구경. 불교총전 P. 172-3〉

원하는 것을 다 이루면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누군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마음이 있는 한 인간은 행복할 수가 없습니다.

탐심과 진에심, 어리석은 생각과 미움과 원망심으로 마음이 지치고 상처받은 사람에게는 그 마음을 쉬게 하는 마음의 휴식이 진정 필요합니다.

좋은 마음을 지니고 좋은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며 살게되면 당신의 그림자가 당신을 따르듯이 언제나 만족과 행복이 당신을 떠나지 않고 당신을 따르게 될 것입니다.

그대의 삶 속에 평화를 가득히 … 옴 산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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