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처님께서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을 체득하시고, 대비심을 일으켜 일체중생이 괴로움과 고통에서 벗어나 평등하고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무명의 그늘을 환하게 밝혀 주시고자 이 땅에 오신 날입니다.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자 여러분들과 함께 오늘을 봉축하며, 대일여래비로자나부처님의 자비광명 속에서 모두 평안하시기를 지심으로 서원합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가 코로나19 비상사태 해제를 공식발표하면서 우리나라도 일상적 관리로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았던 질곡의 터널에서도 우리 불자들을 비롯한 모든 국민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동체대비의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존재가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모든 존재가 공통의 본질을 가지고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바로 부처님의 연기법(緣起法)입니다. 연기를 보면 곧 법(法)을 보고, 법을 보면 곧 여래를 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존재는 불이(不二)의 관계에 있으며, 모든 존재는 결국 한 몸, 즉 동체라고 설하신 것입니다. 일체중생이 모두 다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도록 인간으로 오신 부처님 시현의 참뜻이 이 안에 있는 것입니다.

지난 3년 여간 불안한 일상을 버텨온 것도 부처님의 진리 속에서 서로가 하나였기에 가능했음을 다시금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무연대자, 동체대비’의 법문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분별없는 마음으로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생명을 존중하며, 자연과 공존하는 소욕지족의 삶을 실천할 때 오탁의 번뇌가 없는 청정한 밀엄정토로 나아가게 될 것입니다.

올해의 봉축 표어는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입니다. 부처님께서 펼쳐놓으신 가르침에 의지하여 마음속의 차별을 걷어 내고 모두가 평등하게 살아가는 평화의 세상이 열리기를 대일여래의 가지력을 빌려 서원합니다. 옴마니반메훔 옴마니반메훔 옴마니반메훔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

통리원장 우인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