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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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80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3-03-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종단 서브카테고리 지혜의 눈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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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3-03-06 11:53 조회 1,644회본문
양국 모두 공산권 국가, 슬라브족의 나라
미중 경제대국 간 대결구도로 예측 이어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을 맞이했습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 소수의 전문가들에게는 그 가능성이 예측되었지만 실제 전쟁이 일어나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유럽은 1, 2차 대전의 충격으로 2차 대전 이후 새로운 전쟁을 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동서 냉전의 여파로 전 세계의 여러 지역이 국지적 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었지만 유럽과 북미는 비교적 평온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991년 유고슬라비아가 해체되면서 잠복해있던 민족 문제가 드러나 전쟁이 일어났고, 같은 해 12월에 소련이 해체된 후 무려 30년이 지난 2022년에 와서야 러·우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이 두 전쟁의 공통점은 모두 공산권 국가라는 점과 슬라브족의 나라라는 점입니다.
과거 동구권은 폴란드에서 유고슬라비아에 이르기까지 헝가리나 루마니아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슬라브족 계통의 나라였습니다. 종교도 러시아 정교회가 다수였고 소련 해체 이후에는 세계에서 정교회 신자가 가장 많은 나라 1, 2위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입니다. 같은 슬라브족으로 언어도 유사하고 종교도 같은 두 나라가 전쟁을 벌이게 된 배경은 냉전시대의 후유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유럽경제공동체에 가입하였고 군사동맹체인 나토(NATO)에까지 가입하려고 하지만 이를 군사적 위협으로 느낀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것입니다. 사실상 미국을 중심으로 한 나토에 우크라이나까지 가입하면 미국의 군사력이 모스크바 가까이까지 다가올 수 있다는 사실에 러시아가 반발한 것이죠. 이러한 미국의 행위가 러시아가 러·우전쟁을 일으키도록 자극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러·우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주목받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러·우전쟁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세계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등의 이유로 러시아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2022년도 GDP에서 중국은 18조 달러이고 러시아는 2조 달러로 중국이 러시아의 9배에 달합니다. 우리는 과거 소련이 미국과 세계 패권을 놓고 대립하던 냉전시대를 생각하고 여전히 러시아를 미국에 맞설 나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핵무기를 제외하면 러시아는 미국을 따라잡기에 극복하기 힘든 격차가 존재합니다. 러시아는 전략물자를 포함한 많은 부분에서 중국에 의존하여 전쟁을 수행해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러·우전쟁은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로 옮아가는 추세로 보입니다. 미국은 중국의 대만 침공을 핑계로 일본에서 대만과 필리핀을 거쳐 대 중국 봉쇄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결국 세계 1, 2위의 경제 대국간의 대결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19세기 중반까지도 청나라가 전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넘었습니다. 인도의 무굴제국이 20%정도로 두 나라의 경제 규모가 전 세계에서 거의 절반을 차지하였습니다. 아마 21세기 후반에 가면 중국은 물론 인도마저 미국을 앞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전 세계의 패권을 두고 미국과 중국은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인 것이죠. 사실 한국은 중국, 일본, 베트남과 동아시아 문명권을 형성해왔습니다. 언어적으로는 상이하지만 한자라는 문자로 서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고 유교와 불교라는 종교를 공통분모로 하였으며 일본이 약간 예외이지만 강력한 중앙집권적 체제를 공유한 문명권입니다. 19세기 말부터 본격화한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으로 전통 사회가 와해되고 사상적 기반이 와해되었지만 1세기에 걸친 노력 끝에 경제적 성장으로 과거의 영화를 되찾는 중입니다. 그래서 공산주의를 표방하는 중국이 전 세계에 500개에 달하는 자국의 문화를 전파하는 대외 기관의 이름을 공자학원(孔子學院, Confucius Institute)으로 했다는 것이 주는 의미를 헤아릴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은 전 세계에 대한 패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강력한 경쟁대상을 약화시키는 세계전략을 구사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소련이 해체되었는데 그 빈자리를 중국이 메워오고 있었던 것이죠.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전쟁과 같은 파국은 피하겠지만 국지적 대리전이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하고 그 가능성이 응집된 곳은 동아시아에서 한반도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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