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대한 아련한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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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42호 발행인 지성[이기식] 발간일 2011-09-05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문화 Ⅱ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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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7 10:46 조회 2,619회본문
‘조국, 비록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 주명덕 사진전
“문명(文明), 풍요, 공해 같은 개념과 상관없는 내 나 라가 지닌 고유한 전통과 특색을 보존하고 싶다.
아름 다운 우리 강산을 나의 아들 정일(正逸)이에게 그대로 물려주고 싶다. 우리 겨레가 마음 깊이 지니고 있는 마 음속의 풍요로운 조국을 나의 사진을 통해서라도 그대 로 전해주고 싶을 뿐이다.”(주명덕, 1981) 우리나라의 전통적 삶의 환경과 공간을 테마로 사진 을 해온 작가 주명덕이 자신의 작업 목적을 밝힌 글의 일부이다. 이 글에서 주명덕은 1960-70년대 경제 성장 과 개발의 논리에 밀려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적인 가 옥과 건축, 지형적 조건을 테마로 사진 기록 작업을 하 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작가에게 조국(祖國, Motherland)은 어머니의 고향이 고 아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가치이자 미학이었다. 조국의 원형을 사진으로 기록해 미적 가치를 더하고 문화의 유산으로 남기는 일은 사진가인 그가 할 수 있 는 최선의 방법이었고, 오늘날까지도 작업의 화두이자 테마인 것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왜곡된 한국의 역사와 6.25를 통해 폐허로 변해 버린 환경, 산업화 과정 속에서 사라 져 가는 전통문화에 대해 느꼈던 비애감은 조국의 공간 이 더 많이 사라지기 이전에 기록해야 한다는 당위로 작가를 이끌었다.
그리고 무작위적으로 추출한 특정 대상이 아닌 한국 의 공간을 체계적으로 재구축하기 위해 대상을 선별하 는 데에 관심을 집중했다. 그런 결과로 근대사의 질곡 속에서 피폐해지고 사라져간 한국의 전통 공간은 주명 덕의 사진을 통해 체계적으로 재구성될 수 있었다. 전통에 대한 존중을 말하기는 쉽지만 현실 속에서 전 통을 고수하며 살아가기는 쉽지 않다. 전통적인 주거 공간은 그의 사진을 통해 아름답게 기록, 보존될 수 있 지만 그 공간들은 도시화되어가는 현대적 공간과 같이 갈 수 없다. 그것이 바로 한국의 현실이다. 편의를 추구하는 현대적 생활과 서구문화가 던져준 달콤한 실용주의 속에서 전통의 공간은 향수로만 남아 있다. 하지만 전통적인 공간은 비록 실생활에서는 불편 하더라도 우리의 전통적인 미의식 속에서는 여전히 아 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복원하는 것이 주명덕 사진의 목적이 며, 도달점이다. 이번 전시는 주명덕의 한국 전통 공간 에 대한 미의식과 기록에 대한 신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다.
문의:대림미술관 전화 02-720-0667, 입장료 성인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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