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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닦는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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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84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3-07-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신행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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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신영자 필자법명 - 필자소속 총지사 필자호칭 교도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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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3-07-11 13:31 조회 1,5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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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교도수행체험담 (5회)

스스로 닦는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총지사 신영자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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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말에 수신제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먼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아 집안을 돌본다는 뜻이지요. 저는 부처님을 만나기 전까지 스스로 몸과 마음을 수양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가정이 평탄할 리도 없었습니다.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때도 있었습니다. 입교할 당시에도 저는 여러모로 지쳐있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한 보살님께서 내가 다니는 절에서 놀러 가는데 같이 가자. 관광도 가고 하면 재밌을 거야.”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당시에 어디를 놀러 간다는 생각 자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장 제 삶이 너무도 고되고 힘들었고, 그런 것들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몇 차례나 거절을 했었습니다. “내가 다니는 절은 돈도 별로 안 들고 스스로를 닦으며 수행하는 곳이라 너한테 지금 필요한 거 같다.”며 그 보살님은 저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야유회를 다녀온 후 보살님께서는 저에게 내가 아무리 말해봐야 모른다. 다녀봐야 안다.”며 저에게 딱 일주일만 다녀보라며 권유하셨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 저는 일주일은 열심히 나오겠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천지도 모르고 그저 남들 하는 대로 흉내만 냈습니다. ‘옴마니반메훔만 하면 된다기에 의미도 모르고 진언을 외웠습니다. 조금 지나서는 원하는 것을 서원하면서 염송을 외웠습니다. 그때 가장 간절했던 것은 아들의 학교 시험이었습니다. 사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절엘 나갔는데 아들이 대학에 합격을 한 겁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감사합니다. 부처님께서 그 보살님을 통해 저에게 구원의 손을 내려주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당시에는 그것이 부처님의 공덕이라고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저 신이 나서 아들이 다닐 학교 근처에 집을 알아보고 준비하느라 며칠 동안 절에 나가질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다시 절을 찾앗는데 전수님께서 보살님 오랜만입니다. 아드님 학교에 입학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보살님 조금 더 열심히 수행을 하시면 좋겠습니다. 부지런히 닦으시는 게 어떠세요?”하시는 겁니다. 저는 그제야 제가 드린 불공 공덕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느 날은 스승님께서 향로를 닦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스승님 직접 향로를 다 닦으시나요?”하고 여쭈니 대답하시길 제가 안 하면 누가 합니까?”하고 빙그레 웃으셨습니다. 저는 그날부터 향로를 닦기 시작했습니다. 향로를 닦다 보면 어쩐지 스스로를 닦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화장실 청소도 하고 제가 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봉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제가 절에서 하는 일이 많아질수록 제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입니다. 태양이 작열하는 마음에 폭포수가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부처님에게 가장 큰 공덕을 받은 것은 바로 제 남편입니다. 제가 사는 게 참 힘들었던 이유가 대부분이 남편 때문이었습니다. 젊을 적 남편의 외도로 저는 남편을 미워하고 힘들어 했습니다. 남편은 여자의 일생이란 노래를 툭하면 저에게 불렀는데 그 노래의 가사인 즉 여자이기 때문에 참아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노래를 들을 때면 정말 열불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때 키우던 돼지가 새끼를 7마리를 낳았습니다. 저는 그 새끼 돼지들을 시장에 내다 팔고 싶지 않았는데 남편이 고집을 부려 시장에 새끼를 내다 팔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어미 돼지가 세상이 떠나가라 우짖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이 너무도 짠하여 눈물을 흘렸습니다. 짐승도 제 새끼를 보내면 저래 우짖는데 사람이 내 새끼를 외면하면 사람이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내가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내 자식들은 내가 키워야 한다고 굳게 다짐하였습니다. 저는 경제활동을 하며 아이들과 꽤나 여유롭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아이들과 지내면서도 남편에 대한 원망과 미움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제 마음속 한 군데에 자리 잡아 저를 힘들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부처님을 만난 후 그것도 모두 다 내 업이라 생각하며 가장 간절하게 바란 것이 남편이었습니다. 물방울조차도 시간이 지나면 바위를 뚫을 수 있는데 저라고 못 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남편을 생각하며 불공을 드리자 어느 날부터 남편은 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야윈 저를 보며 약을 지어 먹으라고 돈을 쥐어주기도 하였습니다. 실로 믿기지 않는 변화였습니다. 저의 가장 큰 서원을 이루었으니 저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아이들이 엇나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했던 행동들이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힘들게 한 거 같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그때의 행동을 끊임없이 반성하고 참회하는 마음으로 늘 불공을 드렸습니다. 어느 날 제가 아이들에게 말하였습니다. “내가 참 미안하다. 지은 죄가 크다.” 눈물을 흘리며 사과를 하자 아이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엄마가 미안할 게 뭐 있소. 그런 말씀 마세요.” 하며 다정히 저를 달래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참회하고 반성합니다. 남편을 미워하고 원망했던 지난날의 저를, 아이들에게 함부로 행동했던 지난날의 저를 스스로를 돌보지 않았던 지난날의 저를 남은 생 앞으로도 계속해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살 것을 다짐합니다. 제가 이법을 안 만났더라면 우리 가정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제 가장 큰 서원을 이루어주시고 참회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신 부처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하게 스스로를 닦아나가는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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