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라, 어머니의 나라
페이지 정보
호수 176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4-07-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오피니언 / 칼럼 서브카테고리 데스크 칼럼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종열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총지종보 편집장 김종열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24 13:24 조회 2,877회본문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이 역사다
제35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가 지난 6월 9일부터 2일까지 일본 큐우슈우 후쿠오카시 일원에서 개최되었다. 총지종에서는 통리원장 법등 정사를 비롯한 7명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도착 첫날 후쿠오카 오타쿠 호텔에서는 공식 환영 만찬을 앞두고 양국의 임원 스님들의 상견례를 겸한 간담회 자리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일본 측 회장인 미야바시 쇼-겐 스님은 인사말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영가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합니다. 일본의 불교문화는 중국을 아버지의 나라로 한국을 어머니의 나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양국은 이를 바탕으로 신뢰와 우의를 다지기를 바랍니다.” 라며 일본 고대 문화의 발전에 한국은 어머니와 같다고 말했다. 이는 일본 불교계의슈원로로서 정확한 역사관과 자기 철학을 가진 발언으로 생각된다.
지난 20일 일본 정부는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일본의 사좌와 반성을 표명한 고노담화 작성 당시 한국과 일본 정부 간에 문안 조정이 있었다"눈 내용의 고노담화 검증 결과를 일본국회에 제출했다. 고노담화는 1993년 8월 고노 요헤이 당시 관방장관이 일본군위안부에 대한 일본군과 군의 강제성을 인정한 담화이다. 고노 관방장관은 위안소는 당시 군당국의 요청에 의해 설치된 것이며, 위안소의 설치 . 관리 및 위안부 이송에 관해서는 구 일본군이 관여하였다고 발표했으며 , 일본군위안부들에게 사과와 반성의 마음을 올린다고 말하였다.
당시 일본 정부의 장관이 전 세계를 상대로 발표한 담화로 역사 인식의 전환점이 마련되는 듯 했다. 그러나 아베 정권의 출범과 함께 일본은 다시 극우의 정 치 성향을 보인다. 오랜 경기 침체를 탈출하고 민심의 인기를 얻기 위한 아베의 정책들은 아시아 국가의 반발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공분을 사고 있다.
일본은 그 지리적 위치가 아시아의 동쪽 끝에 위치한 섬나라이다. 빙하기에는 대륙과 붙어있었으나 서서히 대륙과 분리되어 네 개의 큰 섬으로 나누어진다. 근대 이전까지 대륙으로의 이동 통로인 한반도를 통하지 않고는 문화의 교류란 있을.수가 없었다. 물론 네델란드와 미국 등 구미 열강에 항구를 개방하고 서구 문화를 빨리 받아들여 근대에는 세계사의 흐름에서 동양의 맹주로 급부상하는 힘도 있었다. 그러나 약탈과 살생의 제국주의는- 미국의 원자폭탄으로 그 막을 내린다.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 일본은 극심한 민족적 자괴감에 빠진다. 한국전쟁을 발판으로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은 이전의 아픈 역사를 잊어버리려 애쓴다. 일본의 역사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이를 날조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
지난 2000년 11월 5일 일본의 유수 일간지 마이니찌 신문은 일본의 구석기 유적이 70만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던 유물과 유적이 모두조작이라는 기사를 1면 톱으로 보도한다.
이 신문은 미야기현 쓰기다테초 가미타카모리 유적 발굴 현장에서 도호쿠 문화연구소 부이사장 후지무라 신이치가 몰래 구석기 유물을 파묻는 장면을 보도한다. 당시 후지무라 신이치는 신의 손으로 불릴 만큼 발굴하는 유적마다 일본 구석 기의 역사를 다시 쓰는 학자였다.
마이니치 신물의 추적 끝에 드러난 그의 조작행각은 1981년 일본 미야기현 유적에서의 4만년 전 구석기 발굴을 시작으로 70만년 전 유적지 까지 발굴이 이어졌다.
당시 일본 고고학계는 그가 발굴한 모든 유적과 유물을 재조사하여 모든 것이 조작된 결과였다고 발표했습니다. 후지무라 신이치는 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조작을 감행한 것인가?
일본은 약 2만 5천년 전 중석기 시대의 유적이 가장 오랜 유적이다. 반면 한반도는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유적만 하더라도 25만년 전 유적으로 일본과는 큰 시간적 차이를 보인다. 일본인의 부리가 한반도로 부터의 도래인이라는 사실을 애써 부정하고 싶은 보수 우익과 문부성은 그의 발굴을 일본 민족의 자긍심 운운하며 치켜세웠다. 당시에는 교과서에 기재될 정도로 일본의 우익 보수학자들의 지원과 지지를 받았다.
이 모든 것이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일본은 전 세계의 웃음거리로 전락한다. 단지 한반도 보다 먼저 사람이 살았다는 사실을 강조하기위해 감행한 역사 조작은 스스로의 자정 능력에 의해 걸러지고 밝혀졌다.
요즘 일본 정부의 '고노담화 검증을 보면서 후지무라 신이치의 구석기 조작사건이 떠오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역사는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말하는 것이 정석이다. 현재 일본 정부가 애써 외면하고 감추려는 역사는 조작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는 다시 제2의 후지무라 신이치를 만들 것이다. 그러나 거짓은 거짓일 뿐, 역사가 될 수는 없다. 아베 정부와 일본의 극우 세력들은 일한불교문화교류회 회장 미야바시 쇼겐 스님의 ‘아버지의 나라, 어머니의 나라’라는 발언을 다시 한번 주목해야 할 것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역사관을 정립해야 새로운 한일 관계를 만들고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