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근근화완(勤謹和緩)의 생활

페이지 정보

호수 285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3-08-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신행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

페이지 정보

필자명 탁상달 필자법명 - 필자소속 전 동해중학교 필자호칭 교장, 시인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3-08-01 15:51 조회 1,486회

본문

근근화완(勤謹和緩)의 생활

근근화완(勤謹和緩)이란 말은 <소학(小學)>의 선행장(善行章) 편에 나오는 말이다. 

 장관(張觀)이 말하기를 

 “나는 관직을 맡고부터 항상 네 글자를 마음에 지니고 살고 있으니, 이는 바로 부지런함(勤), 신중함(謹), 온화함(和), 느긋함(緩)이 바로 그것이다.” 

라고 하였는데 말하는 중간에 한 후생이 맞받아서 여쭙기를

 “부지런함, 신중함, 온화함에 대한 말씀에 대해서는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느긋함에 대해서는 제가 아직 잘 알아듣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이 말에 장관이 정색을 하고 목소리를 가다듬어 말하기를

 “어찌 내가 자네들로 하여금 일을 느긋하게 하여 제때,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도록 가르치려 함이겠는가? 세상의 일이란 것이 무슨 일이든 황망하게 처리하다가 오히려 그릇되게 됨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우리가 본받자고 하는 것은 바로 장관이라는 사람이 관직을 수행하고 있을 때에 언제나 ‘근근화완’의 네 가지 원칙을 항상 지키며 공무에 임하였다는 것이다. 또한 이 말은 비단 관리들이 지켜야할 행동 원칙일 뿐만 아니라, 인생을 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이 지켜야 할 생활지표이기도 하다.


 첫째, 근(勤)은 부지런하게 살자는 것이다.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란 말이 있듯이 자기가 하는 모든 일에 늘 근면하기만 하면 세상에 어려운 일이란 없다는 것이다. 부연하여 말하면 세상에 게으른 사람이 인생의 대업을 이룬 예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이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은 예외 없이 부지런했고, 근근자자(勤勤孜孜 : 매우 부지런하고 정성스러움)한 사람들이었다. 쓰지 않는 도구는 녹이 슬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인간 개인의 재능이나 재주, 능력조차도 부지런히 쓰고 닦아야 빛이 난다. 이 근이야말로 바로 성공하는 사람의 최고의 계명인 것이다.

 

 둘째, 근(謹)은 근신하며 살자는 것이다. 이 말은 언제 어디서나 몸가짐을 바르게 하고 조심스럽게 다루며 일 처리도 매사에 신중하게 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생각 없이 되는 대로 아무렇게나 생활하는 것은 근의 생활 규범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최고가 되기보다 최선을 다하는 생활이 중요하며, 창의적인 일 처리가 바람직한 삶이고 인생살이라 할 수 있다. 생활 속에서 교만하거나 건방지고 또 화를 자주 내는 것은 실수를 범하거나 잘못을 저지르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현자들은 근의 생활을 거울로 삼고 살아야 인격자로서 존경을 받게 된다.


 셋째, 화(和)는 남과 화목하게 지내며 살자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는 인화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왜냐하면 인화야말로 공동체 정신의 핵이 되기 때문이다. 인화가 무너지면 가정이고 직장이고 제대로 되는 일이 없게 되고, 인화가 공고해질 때만이 만사가 순조롭고 직장생활은 물론 가정도 활기가 넘치고 생기가 돌게 된다. 우리는 화를 사회생활의 기본으로 삼고 서로 믿고 칭찬하는 가운데 즐거움을 느끼며 살아가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넷째, 완(緩)은 너무 성급하지 않고 착실하게 살자는 것이다. 모든 생활에서 사전에 치밀한 계획 없이 성급하게 일을 서두르다 보면 들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게 된다. 우리 한국 사람들은 ‘빨리 빨리’나 ‘대충 대충’ 등으로 일을 처리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항상 심오한 사고, 정확한 판단, 일관성 있는 실천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완은 바로 우리 일상생활의 근본 리듬이 되는 것이다.

  여유를 가지고 즐겁게 일하는 보람 있는 생활을 우리 모든 사람들이 ‘근근화완’의 정신에서 찾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시인, 전 동해중 교장 탁상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