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과 합의 정신에 입각한 종무행정 풍토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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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82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3-05-01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기획특집 서브카테고리 총지종의 역사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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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3-05-08 11:04 조회 1,664회본문
모범적인 조직 체계 확립④
・ 양력 기준 불사
원정 대성사는 지구촌 시대에 걸맞게 종단을 미래지향적으로 이끌었다. 불교계의 오랜 관행을 깨는 데에도 혁신적이었다. 1975년 음력 4월 8일 석가탄신일이 국가공휴일로 제정됨에 따라 종단에서는 이 날을 연등회로 이름하고 대중불사를 하기로 정했다. 하지만 연등회를 제외한 모든 불사일정은 양력을 기준으로 시행했다. 대일여래 비로자나 부처님이 태양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교의적 원칙에 부합하기도 하지만 현대인의 변화된 생활양식에 맞춰 보다 현대적인 종
단 운영을 꾀한 것이다. 양력 사용은 당시는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불교계에서는 상당히 파격적이고 획기적인 조치였다.
1978년 4월 19일 제11회 종의회에서 부처님 성도절을 양력 12월 24일로 확정했다.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에서 대각을 이룬 날이 12월 8일이지만 다섯 비구에게 가르침을 펴고 이들이 아라한과를 증득한 12월 24일이 완전하고도 진정한 성도일이기 때문에 이를 양력으로 기리기로 정했다. 성도절 행사는 즉신성불의 성도 서원을 다지는 의미에서 총지종의 창교일과 겸해 매년 성대하게 거행하기로 했다. 이어 10월 17일 제12회 종의회에서 음력을 완전히 폐지하고 종단의 모든 행사와 수법기간을 양력으로 시행할 것을 공식화했다. 이날 종의회 회의에 앞서 전국의 스승이 모인 자리에서 행위(行位)별 금가사(襟袈裟)의 색을 구분 제정하고 가사봉대 및 행위승서식을 봉행하여 기강을 공고히 하고 승단 화합을 도모했다.
・ 투명한 종단 운영
원정 대성사는 총지종의 사상적 토대를 튼튼히 하는 가운데 제도와 조직체계를 정비하는 데에도 비상한 지도력을 발휘했다. 1973년 6월 27일 종헌종법과 종단의 직제를 확립한 후, 각 기구별 독자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종단의 모든 예결산과 인사, 행정, 사업의 심의를 절차와 숙의의 과정을 거치도록 시스템을 확립했다.
종단 사업을 집행하는 원의회의 예결산, 재산의 취득과 처분, 기타 사안에 대해 재단 이사회에서 심의 감사하고, 종단 운영의 준거인 종헌종법과 각종 법규는 종의회에서 입안하고 수정 보완했다. 어느 한 기구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할 때는 승단총회의 심의와 의결로 종무행정의 공백을 미연에 방지했다. 각각의 기구에 독립성과 책임성을 부여하고 심의절차와 상호견제기능을 제도화하여 투명하고 민주적인 종무행정을 뒷받침했다.
종단의 규모가 확대되고 조직이 다양해짐에 따라 제반 법령과 회칙을 적시에 마련했다. 각 사원의 개설과 이전, 건설 계획 역시 충분한 협의를 통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집행했다. 특히 종의회와 원의회에서는 승직자 전원의 이해와 숙의 아래 교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당면 사업과 예산 뿐 아니라 수행 체계와 방법론까지 협의했다. 당시 종의회와 원의회 의원은 승단총회에서 승직자 전원의 투표로 선출하여 공정을 기했다. 종단 직제를 체계화하고 연 2회 강공회 정기회의를 정례화함으로써 토론과 합의의 정신에 입각한 종무행정풍토를 정착시켰다. 투명성을 기초로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중앙집중식 운영체계를 확립했다.
통리원 등 중앙기구의 철저한 관리감독에 따라 사원의 재정, 인사, 행정이 이루어짐으로써 통일성 있는 종무행정과 교화를 펼칠 수 있도록 했다. 사원의 재정은 주교와 신정회 간부가 공동 관리하고, 종단의 재정은 각 기구의 철저한 심의와 감사 체제로 운영하여 종단과 사원 공히 투명성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았다.
또한 사원의 사유화와 무사안일을 방지하기 위해 승직자의 순환보직제를 실시했다. 순환보직을 통해 사원 운영과 교화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승직자로 하여금 다양한 교화경험을 쌓을 수 있게 했다. 중앙집중식의 일사불란한 사원 교화와 순환보직을 통한 통일성 있는 사원 운영은 신정회의 뒷받침 아래 자율적이고 개성 있는 발전이 더해지면서 폭발적인 교세확장으로 이어졌다.
투명하고 민주적인 조직 체계는 이를 실행하는 주체인 승직자에 의해 바르게 운용될 수 있었다. 모든 재정이 교도의 정성어린 삼보정재임을 잊지 않고 교화와 중생 제도에 두루 회향하겠
다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놓치지 않았다. 특히 종령을 중심으로 일체의 문중과 사조직 없이 화합으로 이끌어온 청정승가의 전통은 총지종의 건강한 성장과 발전에 가장 큰 힘이 되었다.
・ 강공회 개최
종의회, 원의회와 동시에 강공회를 개최함으로써 승직자의 자질향상에도 만전을 기했다. 강공회는 전국의 스승이 한 자리에 모여 경전을 공부하고 교화사례와 경험을 나누면서 포교방안을 연구하는 열띤 토론의 장이자 민주적인 의견 개진의 자리였다.
대성사는 평생토록 연구하고 체득한 밀교의궤법을 매년 2회 강공회 집중교육을 통해 전 스승에게 아낌없이 전수했다. 각종 경전과 교의를 강의하고 수행과 교화 경험을 전했으며 매회 연구주제를 달리하여 스승 개개인이 논문을 제출하고 발표하게 했다. 이로써 강공회는 당면한 사업 심의에 국한하지 않고 사원 운영과 종단 발전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연구의 장이자 교화 능력을 향상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정착했다. 그리고 대성사를 전법아사리로 모시고 전법관정식을 봉행함으로써 스승으로 입교하거나 행위를 승급하는 승직자들의 앞날을 다함께 축원했다.
강공회가 열리는 날이면 스승들의 얼굴에는 바른 불법과 정통의 밀법을 직접 전해들을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이 넘쳐났다. 단 한 구절도 놓치지 않으려고 시종일관 귀를 기울이며 스스로의 수행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았다. 선배 스승을 만나 귀한 말씀을 경청하며 사제의 정을 나누고 동료 승직자와 수행 및 교화에 대한 이야기로 밤을 새웠다.
정통밀교수행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 그리고 교화에 대한 열정이 충만했다. 명실상부한 스승교육기간이자 교화방편을 공유하는 중생제도의 산교육장인 강공회는 종단의 역사와 함께 지금까지 아름다운 전통으로 굳건하게 이어지고 있다.
・ 스승공제기관 ‘심우회’ 설치
종단은 스승과 교도의 복리후생에 앞선 노력을 기울였다. 창종 초기부터 스승의 복리후생제도를 갖춰 승직자의 안정적인 수행과 교화활동을 뒷받침했다. 1973년 6월 27일 희사와 보은시법을 확정함에 따라 승보에 공양하는 보은시를 체계적으로 관리 운영하기 위해 스승공제기관인 심우회(이후 법륜회로 개칭)를 설치했다. 건강, 재해, 자녀교육, 노후 등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제반 복리후생제도를 법규화하여 교화 일선에서 헌신하는 스승들을 물적,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
회원은 소정의 회비를 납부하고 승직법에 준하여 이공과 퇴직금을 비롯한 조의금, 축의금, 치료비 등의 공제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후 회원을 종무원으로 확대하고 예적금 및 대출제도를 운영했으며 스승의 자녀와 종무원에 대한 장학제도를 실시했다.
색심불이(色心不二)의 원칙으로 교도 상호간의 경제협력과 복지증진을 위해 신용협동조합 등 다각적인 운용방안을 모색했다. 심우회는 1983년부터 스승의 자녀 가운데 고등학교 학생의 입학금과 공납금 전액을 지급했으며 종단 차원에서도 장학금 지급범위를 중학교와 대학으로 확대하고 종무원의 불교 관련 학비를 보조 지원했다.
1976년 4월 23일, 제7회 강공 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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