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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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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81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4-12-05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특별법문 / 칼럼 서브카테고리 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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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종열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총지종보 편집장 김종열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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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23 10:26 조회 1,7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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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쭈물

11월 2일은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버나드 쇼가 세상을 떠난지 64년째 되는 날이다. 1876년 아일랜 드 더블린에서 가난한 곡물업자의 아들로 버나드 쇼는 17세 기 이후 영국의 가장 위대한 극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쓴〈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인간과 초인〉의 일부 인〈지옥에 빠진 돈 주안〉,〈소령 바버라〉,〈상심의 집〉, 〈성녀조앤〉같은작품들은당대의다른극작가들과는견 줄 수 없는 높은 수준을 갖추었다. 쇼는 도덕적 열정과 지적 갈등과 논쟁이 담겨 있는극을 발전시켰다. 상징적 소극과 이 단적인 극을 과감히 시도함으로써 연극의 개념을 새롭게 형 성했다. 몽상가이며 신비주의자인 쇼의 작품에는 도덕적 열 정에 관한 철학이 담겨있다.

쇼는 사회 문제에 대한 가장 신랄한 논쟁의 저자였고, 영 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음악평론가였으며, 탁월한 극비평가 였다. 또한 정치학 우 경제학 우 사회학에 관한 비범한 논사이자 평론가였고, 가장 많은 편지를 남긴 작가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대담한 비평적 관점을 다른 관심분야에까지 확장하여 당시의 정치적/경제적/사회학적 사상 형성에 기여했다.

쇼는 현대화의 빠른 변화 속에서 자신의 철학과 생각을 논 리 정연하게 정리하고, 많은 희곡과 논문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렸다. 또한 많은 명언들을 남겨 세계화와 8&로 대변되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을 돌아보는 여운을 준다.

그가 남긴 명언 중에 “인간이 호랑이를 죽일 때는 그것을 스포츠라고 하고, 호랑이가 인간을 죽일 때는 사람들은 그것 을 재난이라고 한다. 범죄와 정의와의 차이도 이것과 비슷한 것이다.”라는말이 있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도덕적, 윤리적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하고, 행동에 대한 합리화를 시도한 다는 것을 꼬집었다, 불교적 생명관에서 보면 인간이나, 동물 이나 모두가 중생일 뿐이다. 쇼는 철저한 개신교도였지만 남 긴 말들에는 은연중 불교적 사상을 읽을 수 있다.

특히 죽음을 맞이했을 때 쇼는 "다시 산다면 나는, 내가 될 수도 있지만, 한 번도 되어보지 못한 사람이 되고 싶다." 라는 말을 남긴다. 평생을 청교도적 기독교인으로 살았던 사람이 윤회를 떠올리는 내생을 언급한 것은 그의 동양적 사 

고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버너드 쇼는 생전에 자신의 묘비명을 지어두었다. "우물 쭈물 하다가 내 이 럴 줄 알았지 '. 쇼의 인 생을 한 문장으로 표현한 이 문장은 시대와 종교를 넘어 많은 감동을 준다.

필자의 나이도 이제 불혹을 훌 지나고 지천명을 몇 해 앞두 고 있다. 요즈음 들어 건강이 안 좋아 자주 병원 신세를 진다. 입원을 하면 처음 하루 이틀은 아무 생각 없이 내 몸 아픈 것 만 생각한다. 그러다 조금 나아지면 입원실 창을 통해 들어오 는 햇살을 조금씩 느끼기 시작한다. 평소에는 따갑기만 하던 햇살이 따뜻한 에너지를 전해준다. 그리고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행복했는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로 인해 아픔을 겪지는 않았는지? 무수 한 질문들이 머릿속을 스치며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불자로 살면서 공부와 수행은 얼마나 열심히 했을까? 눈 만 감으면 떠오르는 번뇌 망상은 조금 도 나아지지 않았고, 수행이라는 미명하에 좌복에 앉아 시간만 허송 한 것은 아닐 까?

지금은 무엇 보다 앞서 수행의 도구인 몸의 건강을 회복하 는 것이 먼저인 것 같다. 공부든 수행이든 생활이든 몸이라는 도구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인신난득이라, 수 없는 생을 살면서 어렵게 받은 사람의 몸을 즉신성 불의 도구로 삼아야 할 것인데, 사소한 불찰과 내 몸 중생들 에 대한 배려를 져버리고 아만으로 가득한 마음은 하나 분인 성불의 도구를 병들게 했다.

버나드쇼의 묘비명처럼 더 이상 우물쭈물 할 시간이 없다. 내 자신을 더 돌보고 건강을 회복하여 남은 시간 수행과 남 을 사랑하는 마음을 더욱 실천해야겠다. 부처님의 진리를 공부하는 불자로서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다. 언제나 웃는 얼 굴로 다른 이에게 평안을 주는 참다운 공양구가 되어야 겠다. 그래서 나를 기억하는 모든 인연들에게 참 부지런히 살았던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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