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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제자 청전스님의 다람살라 이야기 〈달라이라마와함께 지낸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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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88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5-07-07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불교문화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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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18 13:50 조회 2,73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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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제자 청전스님의 다람살라 이야기 〈달라이라마와함께 지낸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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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전스님은 28년째 다람살라에서 살고 있습니다. 인도인 집에서 방 한 칸을 빌려 혼자 살고 있습니다. 스스로 해먹는 밥이 지겹고 힘겨울 때도 있고, 식자재도 우리나라와 많이 달라 식사가 부실하기도 합니다.

거기다 한겨울은 폭설이 내리고 한여름엔 습기 때문에 물건에 곰팡이가 생기곡 모든 게 불편하기 이를 데 없지만 스님이 이곳에서 이니게 오랜 시간 머물고 있는 것은 스승이 달라이라마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때는 힘들어서 떠나겠다고 하자 달라이라마께서는 스승을 떠나는 제자는 없다면서 허락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청전스님은 달라이라마의 최초 한국인 제자인 것입니다.

수많은 법문을 듣고 또 통역을 해온 청전스님은 달라이 라마에 대해 가장 많이 아는 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책 '〈달라이라마와 함께 지낸 20년〉은 가까이에서 오래 살면서 직접 보고 느껴서 알게 된 달라이라마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끔 외국인들이나 명상가들이 성하님께 ‘당신은 깨달았는가’ 하는 질문을 많이 한다. 그러면 당신은 “내가 깨닫다니요. 내가 부처나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니요.” 하시며 얼른 법상 위의 물을한잔 들이키시면서, “보세요, 부처나 보살이라면 이렇게 목이 타서 물을 마시겠습니까?” 하신다. 또 고개를 숙여 뒷목 부분을 보여 주면서 “요즘 여기에 종기가 냐서 잘 때도 불편하고요” 하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당신은 끝까지 부처님의 제자일 뿐이며 우리 출가 스님들과 똑같이, 매일 경전 읽고 공부하는 한 승려라고 소탈하게 말씀하신다.

청전스님에 의하면 달라이라마께서는 인간적인 면을 많이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소탈함이나 솔직함으로 표현할 수 있는데, 청전스님이 달라이라마를 스승으로 모시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고.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인 지도자로 떠받들고 있는 분인데도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역할놀이에 빠지기 쉬운 것이 중생심이라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른 대접하면 어른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것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보여준다는것은 그가 깨어있는 수행자라는 뜻입니다.

청전스님께서 다음으로 꼽은 달라이라마의 매력은 자비심이었습니다. 간디와 같은 비폭력주의자인데 그와 관련한 일화는 매우감동적 이었습니다.

달라이라마가 티베트에서 인도로 망명 나오고 얼마 동안은 티베트인들 사이에 중국에 대항하는 게릴라가 많이 조직됐는데, 그 중 가장 힘이 있는 단체가 네팔 접경지대인 히말라야 산중에 근거를 둔 캄빠 유격대였습니다. 네팔 정부는 게릴라들을 해산시켜 달라고 티베트 망명 정부로 연락을 해왔고, 달라이라마는 육성 녹음을 해서 유격대에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용감하게 싸워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일 거라고 대원들은 기대했는데 의외로 달라이 라마는 "나라를 위하여 고생하고 싸우는 것은 훌륭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것은 법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는 불살생을 첫째의 덕목으로 가르쳤습니다. 모두 총을 버리고 나를' 따라 인도에 망명해 오든지 아니면 각자의 고향에 돌아가십시오"라고 호소했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말씀을 들은 대원들은 이후 자진해산했다고 합니다.

〈달라이라마와 함께 지낸 20년〉에는 달라이라마와 관련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티베트의 다른 고승들에 관한 감동적인 이야기, 청전스님의 수행이야기도 있습니다. 티베트의 성산 카일라스를' 순례했던 이야기는 특히 '인상적입니다. 그렇지만 청전스님 하면, 가장 유명한 것이 라다크 오지 마을의 의료봉사입니다.

청전스님은 매년 여름 라다크를 방문해 히말라야 산속 곰빠(불교사원)에서 생활하는 라다크의 스님들과 주민들에게 중고시계부터 의약품, 보청기, 손톱깎이를 보시해오고 있습니다.

책에는 의료봉사 이야기가 상세하게 실려 있는데, 해발4천여 미터에 자리 잡은 라다크까지 가는 길은 험준하고 고달팠습니다. 그렇지만 스님은 자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외면할 수 없고, 또 자신 또한 그곳의 선량하고 신심 있는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바가 많아서 이 일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청전스님이 쓴〈달라이라마와 함께 지낸 20년〉을 읽으면서 달라이라마의 인간적인 면을 발견한 것도 좋았지만 청전스님에 대해 알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이역만리에서 한국의 비구로서 색다른 방법으로 수행하고 있는 스님의 삶이 무척 좋아 보여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님이 걸었던 길, 카일라스 순례라던가 라타크 의료봉사 길에 동참해보고 싶은 마음도 생기게 했습니다.

(청전스님, 지영사, 1 만3천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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