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헤아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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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51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12-01 신문면수 1면 카테고리 총지캠페인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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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11 05:25 조회 2,586회본문
90여 년 전 강원도 금강산 마하연으로 16세 어린소년이 어느 스님을 찾아왔다. 그리고 자신은 출가 하고 싶다고 했다. 스님은 그 소년에게 보름 안에 나무 100짐을 해오면 출가 시켜 제자로 받아 드리겠다고 했고 그 소년은 그날부터 나무를 하기 시작했지만 한번도 해보지 못한 나무를 하기란 쉽지 않았다.
3일이 지나자 스님은 소년에게 몇 짐이나 했 냐고 물었고 소년은 9짐 했다고 대답했다. 그러 자 스님은 소년에게 어차피 100짐은 못할 것 같으니 더 고생하지 말고 그만 포기 하고 돌아가 라고 했다. 하지만 그 소년은 9짐 하고 그만두는 것 보다 50짐이라도 하고 그만 두겠다며 묵묵히 지게와 도끼를 지고 산으로 올라갔고 스님은 그 소년의 뒷모습을 보고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보름이 되었지만 그 소년은 밤 낮으로 열심히 나무를 하였으나 60여 짐 밖에 하지 못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스님께 인사를 올리며 “나무 100짐을 채우지 못하여 이제 하직 인사 올리고 떠나려고 합니다.” 그러자 스님께 서는 “네 어찌 눈으로 보이는 것만 헤아리려 하느냐 네가 한 나무는 눈으로 헤아리면 60짐이지 만 내가 마음으로 헤아려 보니 100짐이 아니라 200짐도 더 되는구나” 하시며 그 소년을 삭발 출가시켜 제자로 삼았다.
그 소년이 바로 근대불교에서 마지막 수좌로 일컬어지는 금오스님이며, 소년에게 나무 100짐 을 시킨 스님은 금오스님의 인물됨을 알아보고 삭발 출가를 허락한 금오스님의 은사스님인 도암스님이다.
며칠전 수능시험이 끝나고 몇몇 학생들이 소 중한 자신의 목숨을 버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마다 반복되는 안타까운 이야기다. 부처님께 서는 길 위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는 작은 돌 멩이 하나에도 그 존재의 의미가 있고, 길가에 막 자라나는. 들풀 하나하나에도 불성이 있다고 했다. 하물며 인간으로서의 존재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가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그러한 생명까지 버리게 만드는 그들의 절박함과 좌절 이 얼마나 무겁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다. 지금 좌절하고 절망에 빠진 학생들에게는 어떠한 위 로의 말도 소용없겠지만 혹시나 하고, 100짐은 못하더라도 60짐이라도 하겠다는 금오스님과 그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 금오스님을 인정 해준 도암스님의 이야기를 서두에 했다.
우리는 항상 과정이 결과보다 중요하다고 강 조해왔고 또 그렇게 배워왔다. 하지만 최선을 다 했는데도 생각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때 현실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일이 든, 사람이든 오직 결과만 가지고 평가하는 세 속적 잣대 때문이다. 세속에 사는 우리가 그러 한 잣대로부터 자유롭기는 쉽지는 않지만 최소한 교육적 환경에서 만큼은 눈에 보이는 시험의 결과보다 도암스님처럼 마음으로 헤아리는 큰 혜안으로 힉생들을 바라봤으면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바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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