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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인간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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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9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6-04-04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밀교경전 / 칼럼 서브카테고리 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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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종열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총지종보 편집장 = 김종열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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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6 17:08 조회 4,28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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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와 인간의 행복

3월 9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국 바 둑을 대표하는 이세돌 9단과 구글 딥마 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의 첫 대국이 시작됐다. 2500년 바둑 역사상 가장 주 목받는 대국이다. 대국의 상대가 인간이 아닌 세계적 아이티 기업이 만든 인공 지능 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이다. 알파고 는 로마자 α(알파)와 일본어의 바둑을 의미하는 ご(고)를 합성한 이름이다. 총 5국으로 진행된 대국은 아쉽게도 1승 4패로 이세돌 9단의 완패였다. 인간 이 인공지능에게 진 것이다. 

수천만 건 의 바둑의 수를 입력한 알파고는 이세 돌 9단의 바둑을 무력화 시켰다. 그동안 컴퓨터와 사람의 대결은 여러 분야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바둑은 예외 였다. 한국의 돌바람, 일본의 젠, 프랑스 의 크레이지스톤과 같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 등장하여 인터넷 바둑의 발 전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세계 정상급 프로기사와는 상 대가 안 되는 수준이었다. 바둑계는 10 년 안에 컴퓨터가 프로 최정상을 이기 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해왔다. 

그 런데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가 지난해 10월 유럽 챔피언인 판후이 2단을 5전 승으로 꺾으면서 국면이 달라졌다. 1997년 체스 세계챔피언 가리 카스파 로프를 꺾은 아이비엠의 슈퍼컴퓨터 딥 블루도, 2011년 퀴즈쇼 <제퍼디>에서 역대 최강의 우승자 켄 제닝스를 누른 슈퍼컴퓨터 왓슨도 컴퓨터의 뛰어난 장 점인 연산력을 바탕으로 승리했다. 하지 만 바둑 한 판에서 가능한 수는 우주의 원자보다 많다. 최고의 슈퍼컴퓨터도 상 대가 안 된다고 본 근거다. 딥마인드가 채택한 인공지능은 다르다. 알려주지 않 은 길을 스스로 찾아서 가는 능력을 갖 추고 있다. 딥마인드의 인공지능(DQN) 은 최소한의 규칙을 사람에게 배운 뒤 스스로 게임하는 법을 터득해 단시간에 프로의 수준이 됐다는 걸 입증했다. 알파고는 사람 두뇌처럼 신경망 구조 로 작동한다.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연산하지 않고 가지치기를 통해 중요한 것만 걸러내 판단한다. 

딥블루는 카스파 로프와의 체스 대결에서 한 수마다 2억 개의 수를 검토했다. 바둑 한 수는 체스 보다 10배 이상 경우의 수가 많아 알파 고가 한 번 둘 때 검토하는 수는 10만개 다. 프로기사가 한 수에 1000가지를 검 토하는 것에 비하면 많지만, 컴퓨터로서 는 엄청나게 걸러낸 것이다. 체스 선수 이자 바둑 아마 1단인 허사비스는 “알파 고가 프로기사의 기법을 모방하도록 가 르쳤고, 이후 스스로 3000만 건의 기보 를 훈련시켰다”고 대국을 열기 전 말했 다. 지금 세계는 인류의 미래의 인류를 바꾸어 놓을 인공지능과 생명과학 분야 산업이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입력된 자 료의 연산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인간 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을 대신하는 공상 과학영화 속 로봇들이 곧 등장 할 것이 다. 이미 많은 분야에서 인간의 노동력 을 대체하고 있다. 또한 의학의 발전으 로 인간의 평균 수명은 우리나라를 기 준으로 80세를 훌쩍 넘겼다. 

그만큼 인 류가 살아가는 생활의 방식 또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인터넷의 발달은 시간 과 거리의 한계를 뛰어 넘는 시대를 살 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달은 인류를 편 리하게 해주고 질병의 공포로부터 벗어 나게 해준다. 불과 100년 전만 해도 상 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변화들을 불교적 교리로 생각해 보면 이미 예상된 일이다. 이 세상 모든 법(개개의 인간이 자성) 이 하나하나 별개의 구슬같이 아름다움 을 갖고 있다. 각자 본성을 유지하고 있 지만, 결코 그 하나가 다른 것들과 떨어 져 전혀 다른 것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 니다. 다른 것 모두와 저 구슬들처럼 서 로서로 그 빛을 주고받으며 떨어질 수 없는 하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바로 인드라 망이다. 지금의 인터넷 네트워크 으로 연결된 상황에 비유 할 수 있다. 

인 드라망의 그물눈 하나하나의 구슬들이 이중삼중으로 빛을 반영하고 있는 장엄 한 광경을 중중무진(重重無盡)이라고 화엄경 화장세계품(華藏世界品)에 설 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연결 된 개개인 은 각자의 감정, 지식, 성격들을 가지고 있지만 인터넷을 통해 서로 공감하고 소통한다. 물론 부정 적인 면도 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서로 연결 된 다는 장점은 부정 할 수 없다. 불교의 육식(六識)에서 안, 이, 비, 설, 신의 다섯 가지 감각기관은 기계적 장 치로 이미 완성 단계에 온 것 같다. 인공 지능은 육식의 나머지 하나인 의식(意 識)으로 설명 된다. 감각 기관으로 받아 들인 데이터를 연산하여 처리하는 단계 까지는 온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인간이 가진 감정이라 는 부분은 인공 지능으로 판별하고 구 분 짖기는 힘들다. 아무리 뛰어난 바둑 천재 이세돌 9단도 감정을 가진 인간이 다. 

경우의 수를 구분하여 바둑을 두는 알파고에는 감정이라는 부분이 없다. 그 래서 애초에 이 싸움은 조건 상 성립이 안되는 대국이다. 주어진 데이터로 처 리된 명령만을 수행하는 기계에는 없는 감정이라는 조건 값이 없는 것이다. 인간은 다양한 감정을 가진 존재이 다. 인간이 생각한다는 것은 많은 지식 과 경험, 환경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요 소들이 상황을 이루어 결정된 행동을 하는 것이다. 불교에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중생에 게는 각자의 불성을 지니고 있다 한다. 오랜 세월 윤회를 거듭하며 인과의 법 칙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것이다.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한다 하더라도 인간이 느끼는 행복이라는 감정만은 테이터를 연산 한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행 복은 각자가 추구하는 것과 느끼는 것 이 다르기 때문이다. 알파고는 전원을 뽑는 순간 고철인 기계일 뿐이다. 그러 니 윤회와 인과와 불성을 찾는 중생과 는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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