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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정리 인연법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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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0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6-07-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불교문화산책 서브카테고리 서 하 보 살 의 불교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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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강지연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강지연 구성작가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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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3 13:43 조회 1,86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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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자정리 인연법 드러내
부미드 차일드후즈 엔드 유일신 존재에 의문, 우주 성주괴공 연기법 위에 생멸하는 것 이치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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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생명체가 사는 건 지구 하나일까? 지구 와 같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조건의 행성이 발견됐 다는 이야기가 종종 기사화 된다. 그 끝을 알 수 없 는 우주 어딘가에는 생명체가 사는 행성들이 분명 존재할 거다. 인류의 궁금증과 상상은 외계인을 다 룬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로 생산돼 왔다. 

외계인 침략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지구 정복. 때문에 대부분 외계인을 다룬 영화는 물과 공기가 풍부한 지구를 외계인들의 침략 대상으로 본다. 인 디펜던스데이, 우주전쟁, 월드 인베이젼 등이 외계 인의 침공과 인류의 처절한 방어를 그린 대표작이 다. 드라마로는 파충류의 침공을 그린 V가 우리나라 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대다수 외계인을 다룬 작품들은 적대적인 측면에 주목한다. 2015년 12월에 방송된 차일드후 즈엔드 3부작 역시 외계인의 침략과 그 후의 이야기 를 담았다. 하지만 침략에 대해 좀 다른 시각을 보여 준다. 굉장히 종교적인 시선을 유지하면서도 유일신 을 부정하고, 악마의 존재에 의문점을 던지는가 하 면 결론적으로 불교의 인과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유년기의 끝’이라 번역할 수 있는 차일드엔즈후 즈는 전쟁 이후 폐허를 보이는 듯 적막하고 스러져 가는 도시 한복판에서 시작한다. 자신을 천체물리학 자 마일로 로드릭스라고 밝힌 한 청년이 자신은 이 행성의 마지막 생존자라며 날아다니는 동그란 물체 에 메시지를 남긴다. 도입부만 본다면 기존 영화의 공식과 다를 바 없다. 

외계인의 침략에서 인류를 지 키는 데 실패한 건가 하는 의문점을 안기며 시작하 는 드라마 차일드후즈엔드. 마일로의 과거, 우리의 현재 2015년으로 돌아가 왜 이런 폐허에서 마지막 생존자가 되었는지 이야 기를 풀어나간다. 마일로는 걸을 수 없는 아이였다. 빈민가에서 마약중독자 엄마와 함께 사는 아이. 휠 체어를 타고 거동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자신의 꿈 이 확실한 소년이다. 마일로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장하는 인물은 농부 리키다. 미국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리키는 약혼녀 엘리와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 그가 전화통화 를 하고 있을 때 그 일이 벌어졌다. 전 세계 주요도 시 상공에 외계인의 우주선이 나타난 것. 우주선이 지구에 도착하는 순간 지구상의 모든 통신이 두절 되고, 상공을 날던 모든 비행기가 강제 착륙된다. 그리고 오버로드의 목소리가 전 세계에 울려 퍼 진다. 모든 인류가 가장 사랑했던 죽은 이의 모습으 로 나타나서 그들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전하는 방 식으로. 

리키에게는 너무도 사랑했던 전처의 모습 으로, 엘리에게는 아버지의 모습으로, 브라질 리우 데자네이루 빈민촌에서 구호활동을 펼치던 여성에 게는 빈민구호에 평생을 바쳤던 수녀님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자신의 이름은 커렐린이라고 소개한 외계 인은 지구에 기근, 전쟁, 불평등, 환경파괴 등을 해결 하기 위해 지구의 감독관으로 왔다고 말을 전한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세계 주요도시 위에 우 주선을 뛰어놓고 감시만 하는 커렐린. 그를 믿을 것 인가 말 것인가 언론도, 각 나라의 정상들도 논의가 격렬하다. 

정체를 드러내지 않는 그는 미국 시골 농 부 리키의 집으로 비행정을 보내 리키를 설득하고 그를 자신의 대변인으로 삼는다. 외계인의 출현으로 각 나라 분쟁지역은 전쟁을 멈췄고, 커렐린은 전쟁, 기아, 폭력, 범죄, 환경파괴 등에 엄중하게 대처하며 세상을 평화롭게 만드는데 집중한다. 그로부터 6개월 후. 마일로는 외계인에 대한 논문 을 써 장학재단으로부터 후원을 받으며 공부에 매 진한다. 마약 거래를 하다 문제가 생긴 엄마 때문에 마일로는 총을 맞지만 우주선으로부터 빛이 내려와 다시 살아난다. 걸을 수 없던 다리마저 나은 채로. 마일로를 쏜 마약판매범은 우주선의 빛을 맞고 바 로 사망한다. 외계인이 침략(?)하고 인류는 점점 전쟁과 기아, 질병에서 해방되고 세상은 평화로워진다. 

이런 현상 을 지켜보며 환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고통스러운 이들도 있다. 한 방송사 대표는 여전히 평화로 포장 한 외계인의 침략이라 주장하며 즉결심판도 서슴지 않는 커렐린의 행보에 부정적이다. 여기에 소녀 페 레타가 방송에 등장해 신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서 살 수 없다며 선교사인 엄마가 자살했다고 고백 한다. 외계인의 존재로 인해 신의 존재를 부정당했다 믿는 이들의 자살이 이어지지만 먹고 살기 편해진 인류의 대다수는 오히려 행복해한다. 오버로드는 그 들에게 신을 대신하는 존재다. 교회는 위축되고 인 류는 직업을 구하지 않아도 균등하게 분배된 부 아 래에서 먹고 쓰는 데 부족함이 없이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리키가 다시 납치된다. 외계인의 말에 저항해서 그들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자유연맹 에 의해서다. 자유연맹을 이끄는 방송사 대표는 외 계인에 저항하자고 리키를 회유하지만 거절당하자 리키를 사살하라고 명령한다. 그리고 그 상황은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시간을 멈춘 듯 리키를 빠져나 오게 한 커렐린은 리키를 대변인에서 해고(?)하고 리키는 엘리와의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다. 자유연 맹 역시 테러범처럼 괴멸된다. 15년 후. 전 세계가 세계연맹이라는 단일 국가로 재탄생하고 평화로워진 어느 날. 오버로드 커렐린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서양에서 그려온 악마의 모습으로. 

왜 악마의 모습일까? 드라마는 이렇게 답 한다. 이미 지구를 방문한 적이 있는 그들을 본 인류 의 기억이라고. 그 사이 커렐린과 밀접한 연관을 맺 은 곳이 루퍼트 보이스 박사의 보이스센터다. 세계 와 우주에 대한 연구를 하는 연구소다. 성장한 마일 로는 이곳의 연구자이지만 커렐린이 온 우주가 어 디인지 찾고자 하는 그의 노력은 외면 당한다. 

우주 에 대한 본질적인 연구는 오버로드가 허락하지 않 았기 때문. 점점 지구인들은 능동성을 잃고 현재의 행복에 취해간다. 넝쿨에 매달려 생사를 오가는 지 경에도 입에 떨어지는 꿀에 심취한 인간처럼. 보이스센터는 임산부들이 있는 직원 가족을 초청 해 파티를 열고 이 자리에 커렐린이 나타난다. 제이 크와 임신한 에이미 부부 역시 파티에 초청을 받았 고, 에이미는 커렐린에 의해 신비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야기의 축은 제이크와 에이미가 임신한 아이 제니퍼에게로 옮겨간다. 그리고 인류의 진화가 시작 된다. 제니퍼가 태어나고, 달라진 세상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염력과 텔레파시 등 초능력을 보이기 시 작한다. 구인류인 부모세대와는 다른 모습. 커렐린 은 이제 더 이상 지구에는 아이가 태어나지 않을 거 라고 선언한다. 

얼마 후 신인류의 구심점 제니퍼는 이제는 때가 되었다면서 하늘로 둥실 떠오른다. 제 니퍼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아이들이 하늘로 사 라진다. 오열하는 부모만 남겨둔 채. 하늘로 사라진 아이들이 모인 곳은 세도나처럼 커다란 바위가 있 는 공간. 그 곳에서 아이들은 제니퍼의 뜻에 따라 하 나의 정신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외계인이 지구에 온 이유도 궁금하고 그들의 목 적이 궁금했던 마일로는 연구소에서 정기적으로 커 렐린의 행성으로 보내는 지구 생물 종 수집본에 섞 여 우주선에 탑승한다. 진공포장 된 채로. 

노아의 방 주처럼 지구에 사는 모든 생물종을 수집한 외계인. 그들 역시 상위자의 명령에 의해 관리자 역할을 한 것이라고 고백한다. 우주선에서 깨어나 그곳에서 커 렐린의 이야기를 들은 마일로. 이미 80년이 흘렀지 만 지구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드라마의 첫 장면으로 돌아간다. 마일로가 지구를 떠난지 80년. 아이들이 사라지고 남은 세대의 수명이 다한 지구는 생명의 흔적 없이 황폐해져 있다. 아이들은 바위에서 하나로 힘을 모 아 염원한다. 마일로가 마지막 메시지를 남기자 아 이들이 만든 에너지가 폭발을 일으키며 지구는 소 멸해 우주의 먼지로 사라진다. 커렐린이 우주선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가운데……. 드라마는 유일신의 존재에 의문을 던진다.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와 세계의 원리에 대해서도. 

이 드라 마를 보면서 떠오른 단어는 바로 회자정리이다. 지 구의 소멸이 정해진 이치였다면 그 전까지의 삶을 전쟁과 기아에 허덕이지 말고 평화롭게 살아보고 가라는 배려. 외계인들은 지구인들에게 아름다운 회 향을 할 기회를 마련해주지만 능동성은 빼앗아간다. 보다 나아진 환경에서 진화한 신인류 아이들을 윤 회의 고리를 끊고 지금까지의 업을 소멸시키는 존 재로 내세우면서. 우리는 지구가 이 세상의 전부라 여기지만 인류 의 시선 밖에도 세상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 세상 역 시 모두 성주괴공 연기법으로 설명되고 이해된다. 

상상 속의 SF드라마이지만 부처님이 설법하신 세상 의 이치가 그대로 녹아있는 수작이다. 지구 보다 더 큰 세상, 무량겁의 시간 동안 헤아릴 수 없는 크기의 세상이 있다하더라도 연이 닿으면 생기고, 연이 다 하면 소멸하는 이치. 차일드후즈엔드는 중중무진 인 드라망 세상에서 부처님이 가르치신 인연의 이치를 SF로 포장해 들려준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어떤 인연의 길 위에 서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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