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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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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09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8-11-03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문화2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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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백지순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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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0 11:14 조회 2,3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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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단아한 화폭에 포근함 느껴”

어린 아이와 같이 설레는 마 음으로 시작한 나들이였다.

성북동 산자락에 있는 간송 미술관을 찾은 시월 중순, 단 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하고 가 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우산 아래 꼬불꼬 불 길게 줄지어 서있는 관람객 들은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다림도 느긋하게 음미하며 천천히 입장하고 있었다. 미술 관 관람이 그리 사치스럽지도 않고, 조금만 게으름을 떨치면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삶인 것을 이런 저런 핑계로 왜 자 주 못하고 사는지... 아마도 그 날은 세간에 널리 알려진 간송 미술관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 던 단원 김홍도와 혜원 신윤복 의 작품을 전시한다는 이벤트 가 나를 유혹했던 것 같다.

나의 학창 시절에는 그림을 감상한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 던 것으로 기억한다.

특히 서양화가의 추상화는

화가가.무엇을 표현하려고 하 는지 알 수가 없었고, 그림 속 으로 아무리 들어가려 하여도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그러 나 그 때에도 동양화의 단아한 화폭에서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포근함을 느낄 수 있었 다.

수십 년이 지난 이제, 그림

을 전공하고 있는 아이 옆에서 오랫동안 많은 그림을 보아와 서 그런지, 좋은 그림을 대할 때면 물결이 잔 바람에 동요하 듯이 마음 속에서 그린 사람의 마음이 살며시- 전달되는 것을 느낀다.

이번에 전시 된 단원 김흥도 의 ‘마상청앵’과 혜원 신윤복

의 ‘미인도’, ‘개변가화’, ‘극 유청강’, ‘단오풍정’, ‘월하정 인’ 같은 작품은 그들의 화폭 속에 인간과 자연을 너무도 잘 조화시켜서 그냥 보기만 하여 도 마음이 넉넉해 진다. 오랜 만에 느껴보는 그 넉넉함이란! 그림 앞에 서 있는 나는 한국 인의 혼을 중요시 하여 우리의 그림을 전시하신 간송 전형필 선생의 철학을 엿보게 되어 마 음이 더욱 풍요로웠다.

미술관에서의 또 다른 커다 란 즐거움은 고운 단풍의 뜰에 서 묵묵히 미술관을 향하여 수 호국계주 진언을 관하시는 듯 한 부처님을 뵌 것이었다. 반가 운 나머지 사진을 담아 올린다. 관람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 에 나의 머리 속에는 언제부터 그 부처님은 그리도 온화한 미 소를 띠시고 우리와 나라를 보 살피고 계셨을까 하는 의문이 맴돌았다.

-백지순 (총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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