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일곱가지의 아내

페이지 정보

호수 203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6-10-07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불교이야기/출판 서브카테고리 부처님 이야기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4 10:11 조회 2,416회

본문

일곱가지의 아내

『수달장자의 아들 선생에게 시집온 옥 야라는 부인이 있었다. 부잣집 딸로 미모가 뛰어난 그 여인은 시집온 지 7년 동안 자식하나 낳지 못하 면서도 시부모와 남편을 잘 섬기지 않고 매양 제집 자랑만 뻔질나게 하고 미인 됨 을 자처하여 하인 대하기를 짐승만도 못 하게 대했다. 하루는 남편이 부처님을 뵙고 코가 땅 에 닿도록 절하는 것을 보고,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 사람만 보면 대왕을 만난 듯 절하고 공경하기를 하늘 사람 대하듯 합니까? 사람이란 제 잘난 맛에 사는 것 인데-」 「여보, 그런 말 마오. 자기 잘났다 하는 사람은 참으로 잘난 사람이 아니오. 세상 에 부처님 나시기란 우담발화꽃보다도 더 어렵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옥야는 획 돌아서면서 「누더기중, 상거지-」 하고 업신여겼다. 

그런데 한번은 옥야가 배에 종기가 나 서 심히 고통을 하며 종들에게 그것을 짜도록 명령했으나 아직 덜 곪아 터져 나오지 못하므로 화가 나서 종들을 개 패듯 하였다. 마침 그때 부처님께서 그 곳을 지나가 시다가 들렀다. 종기를 짜던 옥야는 처음으로 부처님 을 보았는데 무언지 모르게 친정 부모님 과 같이 마음이 즐겁고 다정해 보였다. 사실 옥야는 너무 극성을 부려 시가집 에서는 바깥 종까지도 모두 두려워하여 고독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 부처님이 오시니 무언가 의지하고 싶은 생각이 났다. 「부처님 잘 오셨습니다.」 「옥야는 내 말을 들으라. 여자는 제 얼 굴 잘난 것만을 자랑삼아 교만하면 못쓴 다. 사람의 아름다움은 얼굴에 있지 않고 마음에 있다. 

마음이 아름다우면 하는 행위도 아름 다워져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 고 남편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여자에겐 3장(障) 10악 (惡)이 있다. 어려서는 부모, 커서는 남편, 늙어서는 자식을 따라야 하고 나면서부 터 부모의 기쁨을 못 받고 교육도 제대 로 받지 못하며, 혼인 때 부모님께 걱정 을 드리고 남을 겁내며, 부모님과 헤어져 살고 몸을 남의 집에 맡기고 임신의 고 통을 하게 된다. 또 여자는 출산의 고통을 받고, 항상 남편을 섬겨야 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기 어렵다. 그러는데 그 가운데 약간 얼굴 잘난 것 가지고 세상 사람의 노리개 감이 되 어서야 되겠느냐?」 부처님은 크게 감동을 주어 그 여인의 여인답지 못한 마음이 거꾸로 뒤집혀지 기 시작했다. 

「어떤 것을 진정한 여자라고 하는가. 세상에 일곱 가지 여자가 있다. 첫째는 사람을 죽이는 여자니, 더러운 마음으로 남편을 사랑하지 않고, 남편을 업신여기며, 정절을 지키기 않고 절조 없 는 생활을 하는 여자다. 이런 아내의 남편은 모든 것을 참고 참다가 드디어 그것이 병이 되어 목숨을 단축시키고 만다. 그래서 이러한 여인을 사람을 죽이는 여인이라 한다. 둘째는 도둑과 같은 여자이니, 남편의 재산을 마음대로 쓰고 남편의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며 남편이 번 재산을 몰래 때 내어 스스로 부를 축적한다. 

그러다가 남편이 벌이를 잘 못하게 되면 그는 그 가 몰래 빼낸 돈으로 허세를 부리며 남 편을 휘어잡는다. 그래서 이런 여자를 도 둑과 같은 여자라 한다. 또 셋째는 주인과 같은 여자니, 게을러 일하기 싫어하고, 말손이 거칠며 남편을 종처럼 부려먹는 여자다. 대개 이와 같은 여자들은 다 행실이 나쁘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는 여자로서 일책 과부가 되기 쉽고 현세에서 지옥과 같은 생활을 하다가 죽어서도 좋은 과보 를 얻지 못한다. 또 몸속에 좋지 않은 병이 생겨 그것 이 겉으로 터져 나오면 사람들은 그를 보고 추잡하다 대하기를 싫어한다.」 

이때 옥야가 갑자기 앞으로 쓰러지며 와-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 마침 미처 짜려다 짜지 못한 종 기가 툭 터지며 누런 고름이 한량없이 쏟아져 나왔다. 「부처님, 저는 정말 나쁜 여자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옥야야, 괴로워하지 말라. 너의 마음 속마음에 맺혔던 모든 부정이 지금 네 몸의 종기가 터져 나오듯 다 쏟아져 나 올 것이다. 만일 내가 하는 말을 듣고 그 대로 행한 다면 그 상처에 새 살이 돋아 나듯 그대 마음도 또한 그러하리라.」 「감사합니다. 부처님, 그럼 넷째 부인 은 어떤 여자입니까?」 「어머니와 같은 여자니, 항상 남편을 사랑하고 보호하며 주인의 재산을 내 몸 같이 아끼고 지키는 여자다. 다섯째는 누 이동생과 같은 여자이고, 여섯째는 친구 와 같은 여자이며, 일곱째는 종과 같은 여자이다. 

남편을 섬김에 정성을 다 하고 형제와 같은 마음으로 의리를 지키며, 또 부끄러워 할줄 아는 마음으로 남편을 섬 기는 여자, 마치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 같이 다정히 맞아, 피로를 풀게 하고 정 절을 갖추어 남편을 존경하는 여자, 남 편이나 시부모를 진정으로 섬기고 일가 친척 이웃에 대해서도 예의를 잊지 않고 문안드릴 수 있는 여자, 항상 웃는 얼굴 로 화염을 보이지 않고 나와 남을 위해 끊임없는 공덕으로 착한 복덕의 씨앗을 뿌리는 여자가 그것이다. 그러므로 이 같은 여자들은 현세에서 여러 가지 복덕이 충만하여 평화로운 생 활을 할 것이고 내생에는 한량없는 복보 (福報)를 받아 인천 3계의 공경의 대상이 될 것이다.」 「거룩하신 부처님, 저는 참으로 어리석 은 석자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부처님 의 법문을 듣기 전까지는 앞의 세 여인과 같은 생활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부 터 뒤의 네 여자와 같이 현명한 아내가 되겠습니다.」하였다.』 그로부터 3년, 수달장자의 집에는 또 다른 경사가 생겼 으니, 며느리가 착해지자 가산이 늘어난 외에 기다리던 옥동자를 낳았다. 결혼 후 10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해 애쓰던 여인이 마음씨가 착해지면서 두 딸과 한 아들을 낳으니, 수달장자의 집은 물질과 정신 그 어느 것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다 한다. 인과는 털끝만큼도 속일 수 없는 것이 다. 

비록 받는 시기가 꼭 같지 않아(순현 (順現), 순생(順生), 순후(順後) 부정(不 定))죄를 받고 복을 받는 것이 금방 나타 나는 것은 아니나, 그 마음이 변하면 그 생활도 따라 변하므로 죄복보응이 현실 생활과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 사실 설화는 불교의 여인상으로 부 덕(婦德)의 정사를 밝힌 법문이지만 불 교의 인과윤리를 여실히 드러내 보인 설 화이기도 하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 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면 그것이 곧 불교다. 


출처=옥야경<玉耶經>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