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 영원한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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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9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04-03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문화산책 서브카테고리 서 하 보 살 의 불교문화산책페이지 정보
필자명 강지연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강지연 구성작가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4 15:12 조회 2,376회본문
죽음의 두려움 보다 살아남은 순간의 행복을 더 소중하게 평범한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 연극 ‘그대와 영원히’ 4월 30일까지 대학로 이수아트홀
이 세상을 살아가는 생명은 그 누구도 죽 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인도의 왕자로 부 귀영화를 누리던 싯다르타 태자가 고뇌했 던 것도 생로병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겨울 추위에 죽은 듯 보이는 메마 른 나뭇가지에 새순이 오르고 꽃망울이 맺 히는 것을 보며 생명의 순환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죽음은 왜 고통스러울까. 혹자는 상실감 을 말한다. 나라는 존재가 소멸되고 내가 가 지고 있던 모든 것을 잃어야 한다는 상실감 이 고통을 준다는 설명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에 대해 항상 하는 ‘나’라는 존재가 없음을 깨달으시며 상실감을 타파한다.
죽음은 내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상실하 는 단계이다. 따라서 회피의 대상으로 여겨 진다. 죽음에 대한 상실감을 뒤집어 말하면 삶에 대한 열망이다. 고타마 왕자가 죽은 사 람을 보고 충격을 느낀 것은 아름답게만 바 라봤던 삶의 안정성이 깨져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는 죽음은 곧, 고통일 수밖에 없다. 부처님께서 죽음이라는 고통에서 벗어나 는 방법으로 제시한 것이 육도윤회에서 벗 어나는 열반의 길이다. 열반으로 이르기 전, 우리는 당장 당면한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 여야 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연극이 무대에 올랐다.
죽음을 다루는 연극 ‘그대와 영원히’는 시 한부 선고를 받은 어느 젊은 청년의 실화이 다. 그렇다고 이 연극이 슬프거나 우울한 이 야기는 아니다.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하면 서도 최대한 유쾌하게 풀어가는 웃음과 감 동의 작품. 제작진은 이 작품을 ‘죽음’이 우리 ‘삶’과 괴리된 것이 아닌 불이의 것임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한다. 특히 누구나 죽음의 두 려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 깊은 어둠의 터널을 지나게 된다면, 절망이나 포 기하기 보다는 가족과 연인·친구가 있는 일 상 속에서 유쾌한 에너지를 잃지 않으려 노 력한다면, 분명 우리의 삶은 ‘기적’을 선물해 줄 것이라는 작은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그대와 영원히’는 주인공 진우의 이야기 이다. 인테리어 설비공으로 바쁜 하루를 보 내고 있는 진우.
아버지 종철이 매일 공사 현 장에서 먼지를 마시는 진우를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삼겹살을 굽는 탓에 진우는 삼 겹살 냄새가 조금 지겹다. 아내를 먼저 보내 고 무려 10년을 홀로 키운 아들 진우는 종철 에게 세상의 전부다. 그런 진우에게 아빠를 고생시키고 싶지 않으면 하루 빨리 색싯감을 구해오라며 은 근슬쩍 수지 얘기를 꺼내는 종철. 진우는 강 한 부정을 하지만 이미 10년이나 일편단심 이었던 수지에게 향하는 마음은 숨길 수 없 다. 결국 수지에게 고백을 하기로 마음먹은 진우. 그런데 그 순간 머리에 통증을 느끼며 쓰러지고 병원에서 뇌종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판정을 받는다. 진우는 자신을 걱정하 는 친구 성진에게 되려 위로를 건네며 태연 한 모습을 보인다.
본의 아니게 약속을 바람 맞혀 버린 수지 를 만나 자신의 감정을 숨기며 남자친구를 소개해주겠다는 얼토당토 않은 말을 뱉어 버린다. 한편 종철은 그림을 그리다 보험 계 약을 목적에 둔 혜경을 만나 티격태격하게 되고, 혜경은 보험왕의 자리를 탈환하기 위 해 끈덕지게 종철에게 아티스트님이라 아 부를 하며 들러붙는데…. 시한부 판정을 받고도 사랑하는 사람과 아버지를 먼저 생각하며 웃음을 잃지 않으 려 노력하는 주인공 진우처럼, 이 이야기 역 시 ‘죽음’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밝은 분위기와 위트 있는 상황으로 시종일관 웃 음을 선사한다.
가볍고 흔한 사랑이 아닌, 이 시대 잃어버린 감수성을 일깨우는 연극이 다. 죽음이 어둡고 무겁고 두려운 것이라기 보다, 어떻게 웰다잉을 준비하느냐에 따라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될 수도 있 음을 ‘그대와 영원히’는 밝고 코믹하게 보여 준다. 그러면서도 한줄기 흐르는 눈물은 죽 음이 주는 무게를 지울 수 없는 중생의 업 때문이 아닐까.
연극 ‘그대와 영원히’는 2014년 11월 대학 로 스터디 뮤지컬로 초연 당시 객석 점유율 80%이상 기록했다. 뮤지컬 ‘그대와 영원히’ 를 연극 버전으로 리뉴얼한 이 작품은 초연 1달 만에 오픈런을 결정하고 오늘날까지도 꾸준히 관객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 는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시한부 인생을 알게 된 진우가 죽음을 알리지 못하고 좋아 하는 수지와의 이별, 아버지와도 가슴시린 이야기를 그리면서도 코믹하게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이야기로 그대와 영원 히 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었습니다.”라는 대사가 와닿는 연극이 자 죽음에 대한 신파적인 감정을 끌어내지 않는 대신, 자연스러운 배우들의 연기에 관 객이 빠져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 해 생각하게 해주는 연극 ‘그대와 영원히’. 4월 30일까지 대학로 이수아트홀에서 공 연되는 연극 ‘그대와 영원히’. 주인공 진우 역에는 배우 이종대, 박현진, 양보현이 삼중 캐스팅 됐다. 수지 역에는 백연화, 정다운, 진세인이, 아빠 종철 역에는 황정용, 김성규, 최희정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이번 2차 캐스팅에는 1차 프로덕션 멤버 최희정, 황정용, 김진만 배우를 포함한 새로 운 멤버 박현진, 양보현, 이종대, 진세인, 정 다운, 백연화, 김성규, 장주연, 민선경, 엄대 현 트리플 캐스팅 돼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거기에 1인9역을 맡아 때로는 친구이고, 때로는 할머니가 되기도 하는 변신의 귀재 성진 역에는 김진만 엄대현이 더블 캐스팅 돼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공연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4시·7 시, 일요일 오후 3시에 개최된다. 러닝타임 90분으로 만 12세 이상이면 관람이 가능하 다.
웃고 울며 몰입하다보면 90분이 금방 흐 르는 연극 ‘그대와 영원히’. 그대에게 마지막 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 ‘그대와 영원히’. 연 극이 끝난 후, 관객들은 한 가지 질문을 떠올 리게 된다. “당신은 삶의 마지막을 누구와 함께하고 싶습니까?” 제작진이 제안하는 대답은 바 로 이것이다. “그 사람이 바로, 영원히 함께 하고 싶은 당신의 반쪽일 것입니다.”
공연문의: 070-4155-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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