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덕 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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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0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05-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불교설화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설화 : 조귀자 삽화 : 김홍균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4 16:15 조회 2,566회본문
“복덕을 갖춘이는 제석천(帝釋天)도 제왕도 될 수 있다. 인도 사위국의 대선왕(大船王)은 광대한 국토를 다스리고 훌륭 한 신하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국토는 기름져서 오곡이 풍성하고, 대선왕의 선정 아래에서 백성들은 그의 덕을 칭송했다. 대선왕에게는 5명의 자식이 있었는데 첫째 지혜, 둘째 공예, 셋째 단정, 넷째 정진, 다섯째 복덕왕자이다. 이 다섯 왕자 모두 인품과 능 력이 뛰어났다. 어느 날, 다섯 왕자들은 본인들의 재주가 더 뛰어나다며 논쟁을 벌였으나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에 다섯 모두가 다른 나라로 떠나 누구의 능력이 뛰어난지 증명해 보이기로 하였다. 첫째 지혜왕자가 어느 나라에 들어갔다. 이 나라에는 두 명의 큰 장자가 있었는데 처음에 이들은 아주 막역한 사이였다.
그러나 사 소한 일로 두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나중에는 주위사람들의 이 간질로 인해 영원히 척을 지게 되었다. 이를 듣고 지혜왕자는 탄식 하며 자신의 지혜를 이용해 이들을 돕기로 결심했다. 지혜왕자는 산해진미와 온갖 선물을 준비하여 한쪽 장자를 찾아가서 말하였다. “나는 저쪽 장자의 심부름으로 왔습니다. 장자께서 말씀하시기 를 남들의 중상으로 인해 공을 오해하고 원망하고 있었으나 요사이 과오를 뉘우치고 쓸쓸한 생각으로 살고 있는 형편입니다. 만일 서 로 이제까지의 일을 용서하고 전처럼 지낼 수 있다면 참으로 다행 이고 영광이겠습니다.” 이를 듣고 장자는 기뻐하며 말하였다. “나 역시 얼른 화해하기를 바라고 있었소. 당신이 먼저 화해 를 청해주니 나의 뒤늦음을 사과하오. 어른께 잘 말씀드려 주십시 오.” 한쪽 장자의 화답을 들은 지혜왕자는 또 다른 장자를 찾아가 같 은 말을 하였다. 이에 두 장자는 서로 마음을 풀어 화해하였고 기념 하며 잔치를 베풀었다.
잔치에서 이 모두가 왕자의 지혜덕분임을 알게 된 두 장자는 감사를 표하며 왕자에게 백 냥을 주었다. 지혜왕자는 백 냥을 가지고 돌아와 형제에게 보이고 지혜가 제일 이라고 자랑하였다. 둘째 왕자 공예는 나무를 깎아 인형을 만들었다. 그 인형을 짊어 지고 외국에 나아가 기예를 자랑하는데 인형이 춤추고 노래를 부르 는 모습이 마치 산 사람과 다름없었다. 공예왕자는 기예를 좋아한 다는 어느 왕의 얘기를 듣고 그를 찾아가 공연을 하였다. 인형의 춤 은 사람보다 뛰어났고 이에 왕과 왕비는 크게 기뻐하였다. 그러나 춤이 끝날 무렵 인형이 왕비를 곁눈질하였고 이를 본 국왕이 노하 여 병사에게 명하였다. “감히 왕비를 곁눈질하다니 괘씸하도다. 어서 저놈의 목을 베어 라.” 이에 공예왕자가 애원하기를 “왕이시여, 제발 용서해 주십시오.
이 아이는 나의 외아들입니다. 악의가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라 고 하였다. 왕은 이를 듣지 않고 한칼에 베었으나 베인 것은 사람이 아니라 나무토막이었다. 그것이 사람이 아니라 인형이었음을 알게 된 왕과 병사들은 왕자의 인형 솜씨를 극찬하였다. 왕은 공예왕자에게 이백 냥을 주었고 왕자는 이를 가지고 돌아와 형제에게 보이며 공예가 제일이라고 자랑하였다. 셋째 왕자 단정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넘어갔다. 그의 아름 다운 용모와 단정한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몰려 나와 왕자를 환영 했다. 특히 귀족 여인들은 왕자에게 잘 보이고자 금화와 재물을 가 지고 나오니 왕자는 금세 많은 재물을 모았다. 이를 가지고 돌아와 형제에게 보이며 단정이 제일이라고 자랑하였다. 넷째 왕자 정진도 다른 나라로 넘어갔다. 어떤 큰 강기슭에 이르 니 상류에서 커다란 전단나무 하나가 흘러내려왔다. 왕자는 주저 없이 그 격류 속에 뛰어들어 헤엄쳐서 나무를 끌어올렸다. 이를 본 사람들은 그 용기와 분투에 감탄하였다.
그때 마침 그 나라의 왕이 급하게 전단나무를 구한다고 하니 왕자는 나무를 왕에게 바쳤다. 왕은 정진왕자에게 오백 냥과 많은 보물을 상으로 내렸다. 왕자는 이를 가지고 돌아와 형제에게 보이며 정진이 제일이라고 자랑하였 다. 다섯째 왕자 복덕도 국경을 넘어 어떤 대국으로 들어갔다. 길을 가다 더위에 지친 복덕왕자는 뜨거운 햇볕을 피하기 위해 큰 나무 그늘 아래에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해가 움직임에 따 라 나무의 그림자도 이동해야 하건만 나무 그늘은 왕자를 가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 한편, 나라에서는 국왕의 후계자가 없어 인물이 뛰어난 아이를 찾아 왕으로 삼기로 하였다. 신하들이 사방으로 왕이 될 인물을 찾 고 있었는데 때마침 복덕왕자가 쉬고 있는 나무 그늘에 이르렀다.
나무 그늘이 왕자를 가린 채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고 그가 보통 사람이 아님을 짐작하였다. 이 사람이야말로 대왕이 될 인물이라 생각하여 이를 중신들에게 알렸다. 이리하여 중신들이 왕을 맞이하는 예를 갖추어 왕자를 찾아오니 왕자는 왕위에 오르게 되었다. 복덕왕자가 왕위에 오르고 선정을 펼치니 오곡은 풍성하고 만백성은 태평가를 불렀다. 왕은 다섯 왕자들에게 말하였다. “복덕을 갖춘 이는 제석천도 제왕도 될 수 있다. 지혜, 공예, 단 정, 정진도 뛰어난 재능임에는 틀림없지만 그중 제일이 복덕이 다.” 이때의 지혜왕자는 사리불이고, 공예는 아나율, 단정은 아난, 정 진은 수보리이며, 복덕은 석가모니의 전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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