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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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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9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04-03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교도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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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홍균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홍균(총지사 교도, 개포초 교장 역임)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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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4 14:53 조회 1,90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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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이삭
교도 기고

문명이란 것이 발달하면서 세상은 기계 속에 파묻 혀버렸다. 이제 인공지능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 면 인간이 컴퓨터라는 기계에 종속되는 것은 시간이 문제일 뿐이다. 

그 옛날 기계소리 대신 사람소리가 들리던 시절이 있었다. 가난했지만 사람냄새가 나던 그 시절의 모습 들이 그리운 사람들이 아직은 있을 것이다. 

그런 시절의 가슴 시린 이삭들을 주워 모아보았다. 



기저귀 


딸내미가 

손주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있다 


- 어, 착하지. 우리 아기 

아내가 딸아이에게 그랬던 것처럼 


내 기저귀를 갈아주며 

어머니께서도 행복해하셨겠지 



손주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딸내미에게서 옛날 아 내의 모습을 본다. 또 기억에도 없는 어머니의 기저귀 가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 추운 날에도 기저귀 빨래는 미룰 수 없어 아내는 펌프가 있는 우물가로 가서 기저귀를 빨곤 했다. 우리 들의 어머니들께서는 빨래터가 있는 시냇가로 가셨 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를 키우는 집에는 기저귀가 있 겠지. 지금도 천으로 만든 기저귀를 사용하는 사람들 이 있을까? 참 편리한 세상이다. 모든 빨래를 세탁기 가 대신해 주고 있는데도 일회용 기저귀는 아예 한 번 만 쓰고 버린다. 편리한 만큼 세상은 쓰레기로 덮여갈 것이라는 생각은 기우일까? 그만큼 환경이 오염된다 는 생각은 구닥다리 늙은이의 좁은 소견일까? 

제 자식 귀엽고 소중한 마음이야 고금이 어찌 다 르랴만 부모의 눈으로 바라보는 자식들은 언제나 어 린 모습 그대로여서 손주를 키워가는 모습이 서툴게 만 느껴지는데 요즈음 새댁들은 인터넷에서 탐색해 낸 정보와는 다른 부모들의 간섭이 영 못마땅한 모양 이다. 나이 든 부모의 충고가 현자의 지혜로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발전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한 늙은이의 잔소리로 여겨지는 것이리라. 그래. 생각이 다르면 또 어떠랴. 내리사랑이라고 제 자식 예뻐서 죽고 못사는 딸내미 모습이 바로 그 옛날 우리의 모습인 것을. 

기저귀를 갈아 채우는 저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또 앞으로나 변함없는 어머니의 모습 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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