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범죄, 불교적 연기의 접근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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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10-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주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주일 현대불교신문사 편집국장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6 09:24 조회 2,779회본문
피투성이로 무릎 꿇은 여중생 사진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전국에 유포되면서 청소년 범죄의 심각성이 고 스란히 드러났다. 예전에는 검색어 1위 에 주로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올랐지만, 언제부터인가는 청소년 폭행 사건이 주 를 이룬다. 실제로 최근에는 '부산 여중 생 폭행 사건,이 1위로 올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더 큰 문제는 강 릉, 천안 등 유사 사건이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학교에 다니는 청소년이 저질 렀다고 보기에는 그 수법이 너무나 잔인 해 그것을 바로보는 학부모는 물론 국민 들의 그 충격이 크다. 갈수록 상상을 초 월할 정도로 흉포해 지는 청소년 범죄에 대해 우리는 언제까지 지켜만 보는 방관 의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일까?
부산 여중생들이 동급생들을 잔인하 게 폭행한 이 사건은 피해 상황이 SNS를 타고 확산하면서 큰 충격을 주었다. 폭 력을 휘두른 학생들은 말투와 태도가 불 량하다는 이유로 피해자를 공장 골목으 로 끌고가 소주병과 벽돌 등으로 무차별 폭행했다고 한다. 더욱 기막힌 것은 피 해자가 두 달 전에도 가해 여학생들로부 터 집단 폭행당한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다.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시키는 바람에 이번에 보복 폭행을 당했다는 게 피해자 부모들의 주장이다. 사실이 그렇다면 경 찰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출석 요구서를 여 러번 보내고 찾아갔지만, 가해자들을 만 날 수 없었다고 한다. 경찰이 청소년 범 죄라서 지나치게 안일하게 대응한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볼일이다.
범죄 수법이 잔혹한 데다 보복 폭행까 지 서슴지 않았다는 점에서 청소년 범죄 의 흉포화를 막을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할 때다. 사건이 알려진 뒤 청소년 범죄 자의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 다. 또한 현 문제를 불교적 연기법에 귀 결해 바라보는 관점도 필요하다.
도덕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선(善)에 대한 관심보다는 악 (惡)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비도덕성의 유형을 사악함과 나약함 등 두 가지로 나눠 악에 대한 관 심을 표한다. 근래에 비도덕적 행위들을 유형화하고 그 특징을 분석함으로서 효 과적인 도덕교육의 방향을 모색한다. 마일로(D. Milo)라는 학자는 행위자가 자 신의 도덕성을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비도덕성의 유형을 여섯 가지로 분류한 다. 자신의 행동이 나쁘다는 것을 모르 는 유형으로 ‘외골수적 사악함’ ‘도덕적 태만’ ‘무도덕성’으로 분류한다. 잘못을 알고 있는 경우로는 ‘선호적 사악함’ ‘도 덕적 나약함’ ‘도덕적 무관심’으로 나눈 다. 문제는 오늘날 자신의 잘못을 모르 는 비도덕적 행위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청소년 범죄뿐만 아니라 성인 범죄에서 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난다. 도덕성 타락 에 대한 개탄의 소리는 유사 이래 당대 의 위대한 선지자들의 저술 속에 있었 다. 그러나 근래에 일어나는 여러 범죄 사건을 보면 그동안의 위안이 안이한 것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잔인한 청소년 폭행사건을 계기로 일각에서는 ‘소년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도덕성 회복 문제는 개인의 도덕성 함양에 초점을 둔 ‘개인 윤리적 차원’과 사회구조와 제도에 초점을 둔 ‘사회 윤리적 차원’으로 나뉜다. 소년법 개정은 사회 윤리적 차원의 방법이다.
학생의 학업 중단을 막는 ‘학업중단 숙 려제’, 청소년의 건전한 재사회를 유도 하는 ‘청소년보호관찰 제도’ 등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느 청소 년 범죄자는 자신이 보호관찰 대상인지 도 몰랐다는 것이다. 특히 청소년 범죄 는 단순치 않다. 크고 작은 다양한 조건 이 얽혀 있다. 그래서 불교적 가르침인 연기와 중도의 지혜가 필요하다. 청소년 범죄를 다루는 구체적인 실천 마당에서 연기와 중도의 지혜가 발휘될 수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청소 년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고 접근하는 지름길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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