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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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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10-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불교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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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조귀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설화: 조귀자 삽화 : 김홍균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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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6 09:32 조회 2,6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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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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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미란다 왕이 나선 존자에게 물었다.

“존자여, 당신은 어떻게 해서 이 세상에 알려졌습니까? 당 신 이름이 무엇입니까?” “왕이여, 나는 나의 부모님께서 나 선이란 이름을 붙여 주었으므로 그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습 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만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는 나선일 뿐 진짜 나선은 그 이름 가운데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렇다면 진짜 나선은 어떤 것입니까? 당신의 머리카락입니 까? 몸에 난 털입니까?” “아닙니다.” “그러면 손톱이 나선 입니까 ? 이가 나선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피부, 근력, 뼈, 내 장내지 혈액이 나선입니까?” “아닙니다.” “그러면 그모든 것을합한것입니까?” “아닙니다.” “그러면의식(意識)입 니까 ? 지각(知覺)입니까? 아니면 그 모든 것을 합한 것입니 까?” “아닙니다.” “그러면 그것 말고 또 나선이 있습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만일 그렇다면 나는 나선이란 것을 발 견할 수 없습니다. 필경 그것은 공허한 음성에 불과한 것입니 까? 그렇다면 지금 여기 계시는 나선은 대체 무엇입니까? 아 무리해도 나는 존자의 말을 참되게 이해할 수 없습니다.”

나선이 왕에게 물었다. “왕이여, 당신은 무엇을 타고 여기 에 오셨습니까?” “수레를타고 왔습니다.” “그러면 한 가지 묻겠습니다. 대체 수레는 무엇을 가리켜서 수레라 합니까? 굴레(軸)를 말합니까? 바퀴(輪)를 말합니까? 아니면 멍에를 말합니까?” “아닙니다.” “그러면살(幅)입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그 모든 것을 합한 것입니까?” “그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그것 말고 또 달리 수레란 것이 있습니 까?” “그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당신이 먼저 나에게 말 한 것같이 나에게도 수레란 것을 발견할 수 없지 않습니까? 필경 그것은 공허한 음성 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도대체 대왕께 서 타고 오신 수레는 어떤 것입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대왕 의 말씀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여러분, 지금 폐하께서 는 분명 수레를 여기까지 타고 오셨다고 말씀하시면서도 수레란 무엇이냐 라고 하는 질문에는 대답을 할 수 없습니다. 이러고서야 어찌 기뻐할 수 있겠습니까 ?”라고 되물었다. 신 하들은 나선 비구에게 박수갈채를 보내면서 왕을 향해, “폐 하, 저런 말을 듣고서도 바른 대답을 하지 않으시면 안됩니 다.”하고 왕에게 간언하였다. 그러나 왕은,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수레는 굴레, 바퀴, 멍에, 살 등과 같은 여러 가 지 인연을 통틀어 방편상 세상 사람들이 부르는 명 칭에 불과 하다.”

이 말을 들은 나선 비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바로 그것입니다. 대왕은 수레의 의미를 잘 체득하고 계십니다. 먼저 대왕께서 저에게 물은 것도, 꼭 그 와 같습니다.”

대왕이 감격하여 말하였다.

“아, 참으로 기묘한 일입니다. 나는 대단히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존자를 괴롭게 했으나 당신은 신묘한 대답을 하여 의 심이 얼음같이 녹아 사라졌습니다. 만일 불타가 오셨다면 반 드시 당신의 응답을 크게 칭찬 하셨을 것입니다.”하고 감사 하였다. <나선비구경(邦先比丘經)>

이것은 불교의 공, 무아사상을 드러내 보인 대화다. 존재의 참 모습은 형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인간은 하늘에서 뚝 떨어 진 것도 아니고 땅에서 푹 솟은 것도 아니다. 인과 연이 한데 모여 하나의 과를 형성한 데 이름을붙인 것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 공허한 이름에 집착하여 희노애락을 연출하고 호오염정(好惡染淨)을 일으킨다.



미란은 서기전 2세기 중엽 희랍 식민지인 인도 영내 카이불왕으로 북인도 샤아가라성에 즉위한 왕이다. 왕은 특 별히 불교를 믿지는 않았으나 불교에 깊은관심이 있었다.

이때 중인도 스님인 나선(邦先) 비구를 만나 불교 교리에 관한 여러 가지 문답을 주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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