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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희사의 묘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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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12-01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화음사 신행체험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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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6 13:14 조회 2,88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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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 희사의 묘덕
화음사 홍남순 보살 이야기

안녕하세요. 화음사의 홍남순입니다. 저는 아는 형님의 권유로 총지종에 입교 하게 되었습니다. 좋아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저희 부부의 다툼이 잦았기 때문입 니다. 남편도 형님의 말을 듣고 한번 다 녀보자며 흔쾌히 수락하였습니다. 그렇게 저희 부부는 염주라는 것도 난 생 처음 만져보고 불공이라는 것도 처음 접했습니다. 당시 남편은 직업 없이 아 는 사람의 집에서 배달 건수를 얻어가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성실성을 인정받아 작은 어물 전을 인수받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이 모든 게 불공 덕인 것만 같아 더욱 더 정진하였습니다. 자성일이 되면 어디 놀 러갈 줄도 모른 채 절을 찾았습니다. 참 여해야 할 경조사가 생겨도 꼭 절에 먼 저 들린 다음 볼일을 보곤 했습니다. 물 론 장사도 열심히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저희 가게를 찾는 손님의 수가 늘어났습니다. 어물전은 협소했지 만 명절대목이 되면 인산인해가 이루어 지곤 했습니다. 남편이 주로 삼천포까지 물건을 떼러 다녔습니다. 진주에서 삼천 포까지는 대략 삼십분에서 사십분 정도 가 걸리는데, 천수경과 신묘장구대다라 니, 반야심경을 차례로 외우면 목적지에 원하는 시간대에 도착한답니다. 길을 나서기 전 희사를 하고, 가는 도 중 천수경을 외면서 그 날 꼭 사야할 것 이나, 사고 싶은 것들에 대해 생각을 하 면, 도매상에 그 물건이 딱 나와 있다고 하였습니다. 오늘은 최상품 멸치를 꼭 사놓아야겠 다, 하면 반드시 그걸 손에 얻고 돌아온 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이러한 일들이 너무나 기묘하고 또 신통하다며 좋아했 습니다. 손님들 사이에서도 이 집에는, 항상 좋은 물건이 있다, 라고 소문이 나 서 날이 지날수록 매출이 올랐습니다. 주변 상인들과 손님들은 어디에서 어 떤 장사를 하다가 온 것이기에 이토록 장사를 잘 하는지에 대해 물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그저 웃고 말았지만 이 모 든 게 불공의 덕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 습니다. 특히 차별희사 법은 행하면서도 늘 신통하게 생각됩니다. 얼마 안 있어 우리는 더 큰 점포를 마 련할 수 있었습니다. 장사가 잘 될 때는, 손이 모자랐기 때문에 아들이 배달 일을 돕곤 했죠. 하루는 물건을 받은 사람에 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우리 가게 배달 꾼이 자신의 핸드폰을 훔친 게 틀림없다 는 용건이었습니다. 그 날 배달을 나간 이는 다름 아닌 우리 아들이었습니다. 아들은 심성도 착하고 탐심을 부릴 만 한 아이가 절대로 아닙니다. 누명인 것 같다고 재차 말했지만 그 쪽에서는 왜 거짓말을 하느냐며 다그치기만 했습니 다. 몇 시간 후 네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가게로 들이닥쳤습니다. 가져간 핸드폰 을 달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싸고 비 싸고를 떠나서 핸드폰 안에 들어있는 정 보들이 너무 중요하다며, 돌려주면 아들 의 절도는 없던 일로 해주겠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그 때 마침 아들은 다른 배달 건 때문에 연락이 되지 않던 중이었습니 다. 아들을 믿었기 때문에 마음이 불안 하지는 않았으나, 너무 억울해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으름장을 놓은 사내 들이 돌아가자마자 차별희사를 한 다음 다라니 앞에 앉았습니다. 부처님께 제발 제 편을 들어달라고 서원했습니다. 공 교롭게도 이제 장사를 접고 쉬려는 때에 이런 불상사가 생기다니 절망적이었습 니다. 괜히 이 일 때문에 도망치듯 장사 를 그만두는 걸로 오해를 살까봐 걱정도 되었습니다. 제 마음 속에 장사는 뒷전이 되었습니 다. 가부간 진실이 밝혀지기만을 바라고 바랐습니다. 염주를 돌리며 착잡한 마음 으로 누워있는데 자정이 다 되어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핸드폰을 잃어 버린 사람이었습니다. 아들을 오해했다 며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가슴을 쓸어내린 저는 없어진 핸드폰을 어떻게 찾은 거냐고 물었습니다. 사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 사람 가게는 도동이고, 저희 가게 는 중앙시장이며, 그 사람 집은 신안입 니다. 그 사람이 가게에서 집으로 가려 면 저희 가게 쪽인 중앙시장을 거쳐야 합니다. 자신의 차 보닛 위에 핸드폰을 올려놓은 걸 잊어버리고 운전을 한 것입 니다. 때문에 경찰에 핸드폰 도난 신고 를 하고 위치추적을 하였는데, 일이 꼬 이려고 했던지 마지막 위치가 중앙시장 으로 찍힌 겁니다. 달리는 차에서 핸드폰이 떨어졌는데 그게 마침 중앙시장이었던 것입니다. 누 가 봐도 우리 아들이 가져갔을 법한 정 황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는 저도, 아 들의 누명이 당연한 것처럼 여겨질 정도 였습니다. 차도에 떨어진 핸드폰은 박살 이 났습니다. 

세상에 박살 난 핸드폰을 주워, 주인을 찾아주려는 사람을 만나는 게 어디 쉬운 일입니까? 중국집 배달부가 조각 난 핸드폰을 주 어 자신의 아들에게 어떻게 해보라고 하 였답니다. 컴퓨터 쪽에 소질이 있던 아 들이 데이터 같은 것을 복구하여 주인을 찾아다 준 것입니다. 시간을 계산해보니 중국집 배달부가 핸드폰을 주운 시각은 제가 불공을 한 때와 거의 일치했습니 다. 그렇게 우리는 겨우 누명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총지종을 만난 후 저와 남편은 다투는 일도 줄어들었고 스스로도 놀랄 만큼 함 께 하는 일이 잘 되었기 때문입니다. 무 엇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병이나 사 고로 큰 돈 나가는 일이나 마음 썩는 일 없이 잘 헤쳐 왔다는 게 가장 기쁩니다. 불공하는 모든 가정에 행복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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