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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난 어느 별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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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17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9-08-09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종단/신행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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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박묘정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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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1 12:16 조회 1,72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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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 난 어느 별에 있을까?

오늘은 아침부터 마음이 바쁘다. 21세기 들어 가장 ’ 오래 지속되는 개기일식이 있는 날이다.

그 동안 장마로 잔뜩 찌푸렸던 날씨는 사라지고 오늘따라 화창하게 개이고 태양도 4갑게 내리 쬐고 있다. 일식 관찰 하기에 더 없이 좋은 날씨이다. 외 출도 자제하고 일식 맞을 준비를 했다. 썬그라스도 준비하고 유리접시를 촛불에 돌려가며 새까만 그을 음도 만들었다. 오래된 필름도 찾아 놓았다. 우리나 라에서는 불행하게도 개기일식은 볼 수 없고 오전 9 시30분부터 12시까지 부분일식이 펼쳐진다고 한다.

드디어 기다리던 시간이 되었다. 먼저 썬그라스로 보다가 실패했다. 다음 그을린 유리접시도 소용 없 었다. 오래된 필름도 눈부셨다. 마치막으로 서둘러 라면 봉지를 찾았다. 안쪽은 은박이고- 겉은 그림이 그려진 봉지를 쫙 펼쳐서 보았다.

“아! 잘 보인다. 성공이다.”

조금씩 태양이 달의 그림자에 가려 거대한 괴물이 한입 베어 먹기라도 한 듯 태양의 한쪽이 사라져 버 렸다. 정말 멋진 장면이다. 순간 섬뜩함으로 양쪽 팔 에 소름이 돋는다. 이 거대한 우주의 신비 앞에 내 자신 한없이 작아짐을 느낀다.

인간이 100년을 산다 한들 우주의 무한함에는 한 순간이다. 지구에 머무르는 짧은 시간, 인간은 영원 한 생명을 얻은 듯 온갖 욕심과 시기와 질투 속에 산다. 남보다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조금이라도 앞서기 위해, 그 짧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에 게 주어진 시간을 정말 후회 없이 멋있게 살고 있다. 나도 남은 내 인생 의미 있게 마무리 짓기 위해서라 도 어떤 삶이 의미 있는 삶인가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봐야겠다.

라면 봉지로 태양이 먹혀 들어가는 것을 놓치지 않으려고 10분에서 20분 간격으로 열심히 올려다 보 았다. 남은 해가 점점 줄어들어 드디어 80% 가까이 없어져 마치 그믐달 같은 모습이다. 태양의 따갑던 햇살도 줄어 들고 점점 빛을 잃어 가고 있다. 서늘한 느낌이 온 몸을 엄습해 온다. . 옛날 사람들이 두려워 했던 마음이 내게도 조금은 전해 오고 있다. 이 알 수 없는 묘한 느낌은 무엇인가? 우리 인체가 우주의 변화를 먼저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에도 일식을 관찰한 경험이 있었는데 그때의 느낌은 벌써 망각의 저 너머로 사라지고 오늘 첫 느낌 같다.

61년 만에 관측된 금세기 최장 일식으아시아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일식을 볼 수 있는 아0 국가들희' 표정은 제 각각이었다. 인도의 힌두신째서는 알쇨 . 을 악한 신이 태양을 삼켰다가 토해 내텬'것으로 ' 석한다. 이 때문에 일식 날 태어나는 아기는 불운 하 다고 믿는 인도의 임신부들은 아기가 태어나는 날짜 를 늦추기 위해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특히 제왕절 ‘ 개 날짜를 연기하느라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고 한 다. 일식을 볼 수 있는 다른 나라들은 모두 축제 분 위기라 한다. 개기 일식을 보기 위해 먼 나라에서 관 광을 온 사람들도 많았다고 한다.

올려다 보느라 고개와 눈이 많이 아팠지만 금세기 최고의 우주 쇼에 초대받아 함께 동참하게 된 것은 두고두고 기쁨이고 행복이다. 다음 개기. 일식은 2035 년에 있을것이라고 한다. 그 때에는 평양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2035년, 난 어느 우주, 어느 별에 있을까?

〈박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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