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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초복과 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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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18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9-09-13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교리/설화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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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화령 필자소속 중앙교육원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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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2 03:49 조회 2,14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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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알기쉬운 밀교상식 (27회)

제재초복과 성불
현실이익 추구를 통하여 성불을 지향 바라문적인 의식을 불교철학으로 순화

밀교를.깊이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밀교에 대해서 가지는 인상은 여러 가 지이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으로 는 밀교라고 하면 대체로 주문  을 외움으로써 무엇인가 신비한 힘을 얻거나, 혹은 이러한 힘에 의하여 자기 가 목적한 바를 성취하고자 하는 미신 적인 방편의 일종으로 생각하는 경우 도 더러는 있다. 말하자면 밀교의 심오 한 철학체계는 고려하지 않은 채 주술 적인 방법에 의하여 현실의 이익만을 추구하려는 종교의 한 형태로 본다는 것이다. 밀교를 피상적 으로 본 다면 이러한 면이 얼마간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밀교에서도 밀교의 의례  가운데에 현세 이익추구의 일면, 즉 재 앙을 소멸하고 복 을 부르는 제재 초복 의 기능이 있다는 것을 전혀 부정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 은 성불이라는 원대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며, 중생을 성불 로 이끌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서 설 정된 것이다. 이것은 현세 이익추구를 위주로 하는 바라문의 제사의식 을 대폭 수용한 밀교가 대승불교 의 심오한 철학을 바탕으로, 그러한 의 식과 의례를 순화해 가는 과정 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 결과이다. 중 생은 언제나 자기의 안위 와 행 복을 바라고 그것을 추구한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중생 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에 한 가지 욕망을 달성한다고 해서 그것으로 끝 잇』나는 것이 아니단느믾교의 제재초복 의 기능은 그것을 통하여 심성을 순화 하고, 나아가서늠 중새의 ’현세 ' 이익추 구가 얼마나 덧없는 것인가를 깨닫게 하고 그럼으로써 보다 높은 깨달음의 차원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다.

그러나 밀교의 의식이나 의례가 순 전히 제재초복의 차원에서만 시작되는 것은 이니다. 대승불교의 흥기와 함께 바라문의 여러 가지 의식을 불교에서 받아들이면서 밀교가 서서히 그 모습 을 드러내기 시작하던 초기 밀교의 단 계에서는 현세 이익추구 위주의 제재 초복적인 성격이 강했던 것은 사실이 다. 그러나 그러한 단계에서 나타나는 한계성과 대승불교도로서의 자각이 이 를 극복하기 위하여 점차 성불지향적 으로 모습을 바꿔가게 한다.

세속적 이익을 바라며 행해지던 여러 가지 의식이나 의례가 고도의 불 교사상을 배경으로 점차 순화되면서, 성불 그 자체만을 목표로 하여 실천되는 수행법이 점차로 많이 나타나게 되 었던 것이다. 그러한 것들의 결실로 대 표되는 것이『대일경』과『금강정경』류 의 중기 밀교경전이다.

밀교의식의 제재초복적인 성격과 성 불지향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는, 우선 밀교의 외형적 모습을 형성하 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도 고대의 종교적 성격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앞에서도 언급된 것처럼 밀교의 의 례와 의식의 근간은 바라문교의 제사 의식에서 빌어온 것이 많다. 인간들의 기복적 성향 이 신 들 에 대한 찬양과 제사의식을 낳았고, 그 러한 것들이. 4베다로 엮어져 전해진 것이 바라문교의 틀을 이루어 왔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술적 요소가 많이 들 어있는  것은 ‘아타르바 베다 ’이다. 이것은 아리아인들의 것이 아닌 토착인들의 민간신앙에 기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예로부터 인도 주술 의 보고 라 불리어지고 있다. 밀 교 수행법의 근간을 이루는 진언 이나 다라니에도 여기에 영 향을 받은 것이 많다. 바라문교의 제관  들은 이『아타르바 베다』를 통하 여 자기들의 권위를 높이고 제사 의식 을 통괄함으로써 바라문 제관으로서의 확고한 지위를 누리게 되었다. 이들은 주법애에 대한 지식을 이용하여 전쟁의 승리를 바라는 왕이나 제후들 의 신뢰를 얻고 세력가들의 조언자로서 존중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에 서 밀교가 처음 도입될 때에 밀법승  들이 주법에 의한 법력을 과 시함으로써 황제나 황실의 신임을 얻 은 것과도 비슷하다꼬 할 수 있다. 우 리나라에서도 불교가 처음 전래될 때 에 밀법승들의 활약으로 민중에게 신 비감을 불어넣음으로써 불교가 신속히 확산되는 데에 큰 역할을 한 것 등은, 밀교의 신비적 요소가 중생 교화에 어 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화령 (중앙교육원장/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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