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방지 위한 불교계 대책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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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1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3-30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주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주일 현대불교신문사 편집국장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0 10:06 조회 2,954회본문
범계 및 종법과 계율 등 엄히 적용 처벌해야 예방교육, 인식전환 위한 제도적 장치 필요
고은 시인, 이윤택 예술감독, 안희정 前 충남지사 등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 전반 을 강타하고 있다. 먼저 문화예술계를 시 작으로 교육계와 정치계, 그리고 종교계 까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확산중이다. 그 속도는 생각보다 거세고 빠르다. 자고 일어나면 속속 폭로되는 성폭력 피해 사 례들은 위계 내지 위력 관계를 이용해 힘 가진 사람이 약한 아랫 사람을 상대로 폭 력을 가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비단 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검 찰청 범죄분석 통계에 의하면 2016년 성 폭력 범죄발생 건수는 3만건에 육박하는 2만 9289건이다.
이중 3분의 1 가량이 종 교를 믿는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졌다. 최 근 미투 운동에 개신교의 목사, 가톨릭의 사제 등이 언급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문제는 그동안 종교계 내에서 성 문제를 터부시하며 성폭력 방지에 대한 노력이 사실상 전무했단 점이다. 특히 정의구현사제단에 소속된 천주교 수원교구의 한 유명 신부는 ‘내가 내 몸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네가 이해를 좀 해 달라’며 해외서 선교활동을 함께 하던 자 원봉사 여성 신자를 성폭력하려 해서 충 격을 주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피해자가 그런 사실을 다른 신부에게 알 렸지만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7년 동안 괴로워하다가 최근 미투(Me too)운동을 접하면서 용기를 냈다고 한다. 힘든 결심을 실행에 옮긴 피해 여성 신 도는 자신의 종교를 사랑하기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해자 신부 를 처벌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침묵하 는 다수의 피해자들이 더 있을 거라며, 교 구 내 성폭력 전수 조사와 함께 신부들을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도 함께 요구했다. 성직자의 성폭력은 비단 천주 교만의 문제가 아니며, 불교도 다를 바가 없다.
이러한 성폭력은 남성 중심의 가부장 적 사회에서 비롯된다. 기본적으로 젠더 가 매개된 폭력현상이다. 우리가 흔히 ‘감 히 여자가’라고는 말하지만 ‘감히 남자가’ 라고는 말하지 않는 이치와 같다. 그런데 성직자의 여성 신도 성폭력은 젠더뿐만 아니라 신분, 연령, 직위 등 다층적인 억 압 장치들이 매개되었음을 보여준다. 성 별 위계가 신분 위계와 연결되어 여성을 차별하는 현실은 불교계 또한 예외는 아 니다. 성폭력은 누구든 잠재적 가해자, 피 해자가 될 수 있다. 무심코 내뱉는 말과 행동이 성희롱이 나 성추행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인식개 선과 교육이 필요하다. 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금기 시 한 불교계에서 성담론을 활성화해 대 안 모색에 나서야 한다.
여성을 수행에 방 해가 되는 대상, 또는 극복 대상으로 여기 는 문화도 바꿔야 한다. 또한 피해자를 불 교의 이미지를 더럽힌 대상, 스님을 유혹 한 이 등으로 여성을 폄하하는 대중들의 인식도 고쳐 나가야 한다. 이와 함께 사회의 피해자들을 보듬어 주는 돌봄 네트워크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홍보와 종단 내 관련기구 설립도 고려해 볼 만하 다. 불교 내 성폭력 방지를 위한 움직임은 이제 더 늦출 수 없다. 불교계 출가자의 성폭력은 가해자의 개인적 문제뿐만 아니라 사찰이라는 수 행공동체를 파괴하고, 교단의 명예를 실 추시키며, 불법을 훼손하는 심각한 사건 이다. 그러므로 계율과 종법을 엄격하게 적용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 는 종단 문화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출 가자는 바라이죄와 승잔죄 등의 계율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성범죄자는 결코 종 단 지도자가 될 수 없도록 종법으로 엄벌 해야 한다. 이와 함께 불교시민사회는 피해자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당신과 함께 연대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전달 하며 피해자가 미투운동에 동참할 수 있 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미투운동에 동참 하는 피해자가 왜 불교계는 나오지 않느 냐고 묻기보다는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폭로해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지, 잘 못을 저지른 가해자는 지위고하를 막론 하고 처벌을 받는지를 물어야 한다.
혹시 모임에서 성희롱 발언을 못들은 척 한 것 은 아닌지, 성추행을 장난이나 놀이로 한 것은 아닌지, 여성 비하 발언을 재미있다 며 유포한 것은 아닌지 반성해야 한다. 그 리고 성평등한 붓다의 가르침을 왜곡해 서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비하하거나 성 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면, 그가 누구든지 그 자리에서 즉시 바로 잡아야 한다. 가장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미투 운동 을 확산시켜 출재가들의 인식을 개선시 키는 일이다. 그리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 지 말고 미리부터 예방교육과 함께 피해 자들의 인권을 존중해주고 2차 피해를 막 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 야 할 것이다. 불교계 미투 운동, 이제 빨 리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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