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부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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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29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10-08-08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신행/설화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심일화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3 05:30 조회 2,754회본문
살아있는 부처님
옛날 어느'마을에 어머니와 단 둘이 사는 소년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한 스님이 집집마다 다니며 곡 식이나 돈 등을 보시 받는 일인 탁발을 오셨습니다. 스님을 보는 순간 소년은 스님의 맑고 기품 있는 모습에 '완전히 반해 버렸습니다. 소년은 마음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참으로 훌륭한 분이로구나……’
스님이 소년의 집에서 나가 멀리 사라지자 소년 은 한참 동안 스님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 소년 머릿속에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부처님은 저 스님보다 더욱 훌륭하시겠지? 이 세상 어딘가에 살아있는 부처님이 계시다던데 어디 를 가면 만나 뵐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한 소년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살 아 있는 부처님을 만나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몇 달이 지난 후, 소년은 우연히 거리에서 다시 그 스님을 만났습니다. 소년은 매우 기뻐하며 스님 에게 자기의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스님, 어디 가면 살아 있는 부처님을 만나 뵐 수 있을까요?””
그러자 스님이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 씀하셨습니다.
“내 말을 잘 기억해 두거라. 저고리를 뒤집어 입 고 신발을 거꾸로 신은 분이 바로 네가 찾는 살아 있는 부처님이니라.”
소년은 스님이 일러주신 말을 그대로 믿었습니다. 며칠 뒤, 소년은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긴 여행길 에 올랐습니다. 살아 있는 부처님을 만나기 위해 마 침내 길을 떠난 것입니다.
소년은 먼저 스님들이 사는 깊은 산 속의 절로 찾아갔습니다.
‘살아있는 부처님이 도대체 어디 계실까?’
소년은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면서 저고리를 뒤 집어 입고 신발을 거꾸로 신은 스님이 있는지 살폈 습니다. 하지만 어느 절에서도 그런 분은 만날 수 없었습니다.
소년은 실망하여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이번에는 거리로 나가 보았습니다. 살아 있는 부처님은 산 속 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속에 섞여 있다는 말을 누군가에게 들었던 것입니다.
소년은 복잡한 거리와 시장 바닥을 이리저리 돌 아다녔습니다. 다 헤진 저고리를 누덕누덕 기워 입 은 사람은 어쩌다 한 번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고리 를 뒤집어 입고 신발을 거꾸로 신은 사람은 끝내 만날 수 없었습니다.
소년은 강과 산을 지나 사막과 바다 근처에도 가 보았습니다. 늪 지대와 호수 근처를 서성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살아 계신 부처님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꼬박 3년 동안 온 세상을 떠돌며 샅샅이 찾아보 았지만 저고리를 뒤집어 입고 신발을 거꾸로 신은 분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소년은 이제 지칠 대로 지쳐 하는 수 없이 어머니가 계신 고향집으로 돌아 갔습니다.
3년 만에 정든 집 앞에 당도하니 소년은 어머니 생각에 눈물부터 나왔습니다.
“어머니!”
소년이 큰 소리로 불렀습니다.
한편, 집을 나간 아들이 이제나 올까, 저제나 올 까 가슴 졸이며 기다리던 어머니는 문 밖에서 갑자 기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깜짝 놀랐습니다.
어머니는 너무 반가워 엉겁결에 뒤집어 벗어 놓 은 저고리를 그대로 걸치고 섬돌에 벗어 놓은 신발 을 거꾸로 신은 채 달려나왔습니다.
“아이고, 내 아들아!”
소년은 저고리를 뒤집어 입고 신발을 거꾸로 신 은 어머니를 보는 순간 깜짝 놀라 소리쳤습니다.
“살아 있는 부처님이 우리 집에 계셨네!”
소년은 후다닥 달려가 그리운 어머니의 품에 와 락 안겼습니다.
4 만일 살아 계신 부처님이 우리 시대에 함께 존재한다면 아마 그분은 지극한 사랑을 가진 분일 것입니다. 또 자비심이 넘치는, 매우 너그럽고 위대 한 분일 것입니다. 그런 분이 있다면 누구라도 한 번쯤 만나 뵙고 싶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 중에 그런 분은 없습니다.
그래서 거룩한 어느 신께서 각 가정에 부처님과 같은 존재를 한 분씩 보내 주셨습니다. 늘 우리에게 지극한 사랑과 너그러움과 온정을 베풀어주시는 아 름다운 존재를 한 분씩 보내 주셨습니다.
그분이 누구냐고요? 그분은 바로 여러분의 어머 니입니다.(법정스님이 들려주는 참 좋은 이야기 중에서)
-삼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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