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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공덕 안에서 포기하지 않고 불법을 실천해 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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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0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2-28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덕화사 신행체험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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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최해남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최해남 보살 리라이터 박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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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7 10:59 조회 2,5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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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공덕 안에서 포기하지 않고 불법을 실천해 나가다

덕화사에 다닌 지는 15년이 되었고, 40 년 전 정각사에서 29살 때부터 다니기 시 작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포부가 참 컸습 니다. 내 몸만 생각하고, 이 세상을 내 마 음대로 해보려고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 니 참으로 어리석지만, 그 때는 치기어린 마음에서 그랬습니다. 아마 그런 오만한 마음의 업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살아 보니까 인생이 꼭 제 마음과 같지는 않았 습니다. 무엇보다,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아이를 유산하였고, 그 이후 급속도로 몸이 나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정말로 저 승 문턱까지 다녀왔습니다. 이미 아이가 둘이나 있는 상태였습니다. 아이들을 두 고 죽을 수는 없었습니다. 살면서 조금 힘 든 마음이 들 때는 너무도 쉽게 죽고 싶다 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막상 그런 상황 이 되니까 너무도 살고 싶었습니다. 

진실 로 살고 싶은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 니다. 그래서 처음엔 되는 대로 다 불렀습 니다. 참 우스운 이야기지만 하나님도 불 러보고 부처님도 불러보고 알라신도 불 러봤습니다. 그렇게 사경을 헤매다 이틀 날, 날이 새 고 나니까 어머니께서 “저 위에 절이 하 나가 생겼대. 한 번 가볼래? 가면 꼭 한 가 지 소원은 들어준다더라.”라고 하셨습니 다. 아마 교회가 생겼으면 기독교 신자가 됐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슬람 사원이 생겼더라면 이슬람교도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연이라는 것이 참으 로 신기하고 얄궂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 필 제 몸이 안 좋을 때, 집 근처에 정각사 가 생겼다는 것이 말입니다. 저와 부처님 의 인연의 시작이었습니다. 아무리 생각 해봐도 부처님께서 제게 먼저 손 내밀어 주셨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저 는 정말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아이 둘을 데리고 어머니와 함께 정각사로 갔 습니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그 짧은 거리 를 가는데 몇 번을 쉬었는지 모릅니다. 10 분이면 갈 거리를 한 시간은 걸려서 갔습 니다. 세 걸음 걷고 잠시 앉았다가, 계단 두어 개 오르고 또 쉬었습니다. 절까지 가 는 그 길이 정말 고행 그 자체였습니다. 사실은 그렇게 걷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 습니다. 원래는 걸을 수조차 없는 상태였 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절에 가려고 하자 거짓말처럼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습니 다. 말을 듣지 않던 무릎과 관절이 움직이 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괴롭고 힘든 길이 였지만 꼭 가야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 서 포기 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병원에선 이미 저를 포기한 상태 였습니다. 

제 몸 상태였기 때문에 누구보 다 제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스스로 를 가망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아마 아이 들과 어머니가 아니었으면 진작 다 놓았 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을 만 나 반쯤 놓아버린 저를 되찾을 수 있었음 에 참으로 감사합니다. 스스로 가망이 없 다고 느낀 것은 거대한 오만이였습니다. 제가 정각에 처음 갔을 때 계셨던 분이 정각원 스승님이셨습니다. 스승님을 만 났던 그 순간도 잊히지 않습니다. “오면 소원 들어준다기에 왔습니다. 살고 싶습 니다.”하고 이야길 시작했습니다. 스승님 께선 제 말을 중간에 한 번 끊지도 않고 끝까지 다 들어주셨습니다. 그냥 제 이야 길 했을 뿐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후련해 짐을 느꼈습니다. 그 후련해진 마음을 시작으로 스승님 말씀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스승 님께서 3주 만 딱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하 셨습니다. 저는 어차피 물러날 곳이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스승님이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스승님께선 3주가 지나면 스스 로가 느끼는 것이 있을 거라고 말씀해주 셨습니다. 정말 거짓말처럼 3주가 지나니까 입맛 이 돌아왔습니다.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아 무 것도 먹고 싶지도 않은 상태였는데, 상 추쌈이 너무 먹고 싶었습니다. 무엇을 먹 고 싶다고 느낀 게 너무 오랜만이여서 실 감도 잘 나지 않았습니다. 그 때가 겨울이 라 요즘과 달라서 상추를 먹고 싶다고 해 도 구하기도 힘들었는데, 불공 끝나고 집 에 가는 길에 밭에 상추가 있는 것을 발견 했습니다. 너무도 신기한 마음이 들었습 니다. 그 이후로는 말 할 것 없이 일사천 리로 건강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5년이 지나니까 막힌 길들이 트이기 시 작했습니다. 제 건강은 물론 생활에도 체 계가 잡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건강하 게 자라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습니다. 가장 놀란 것은 다시 아이를 갖게 된 것이 었습니다. 병원에선 이제 임신을 할 수 없 는 몸이라고 했는데, 부처님의 은혜로 너 무나 큰 덕을 얻은 것입니다. 아이를 낳아 서 잘 기를 수 있을지도 고민이 되었던 것 이 사실이지만, 부처님을 믿고 낳으라는 스승님의 말씀을 믿었습니다. 현재 저의 막내는 서른아홉으로 건강하게 잘 지내 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제가 잃은 아 이와 건강을 모두 다 돌려주셨습니다. 저 는 그 덕에 건강의 소중함을 깨달았습니 다. 저는 진정으로 기적을 믿습니다. 제 목 숨을 구해주셨으니 더는 바랄 것이 없습 니다. 더 이상 서원할 것이 없는 것입니 다. 절에 다니면서 불교 공부를 해보니 참 어렵습니다. 실천하는 것은 더 어렵습니 다. 그렇다고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부 처님께서 제게 너무도 큰 공덕을 주셨기 에 저는 더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이제 앞으로 남은 제 생명이 허락하는 한 계속 불교에 귀의해서 부처님의 품안에서 행 복하길 서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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