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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사는 빠르고 효과 좋은 진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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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1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3-30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법천사 신행체험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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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황보정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리라이팅 : 황보정미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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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0 09:59 조회 2,1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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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사는 빠르고 효과 좋은 진통제
연화정(장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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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정(장인숙)


한번 열심히 다녀보자는 권유에 입교하다


총지종 입교를 법천사에서 시작하여 줄곧 법천사만 34년간 다니고 있답니다. 처음 총지종을 소개해주신 분은, 한양사 보살님이라고, 부동산 일을 하시던 분이었습니다. 부동산 일을 어쩌면 그렇게 잘 하는지, 그 보살님께만 유독 특별한 행운이 따르는 것만 같았습니다. 사원에 처음 나갔을 때 많이 당황했습니다.

어리둥절해 하는 저를 보며, 한양사 보살님은 “사는 게 힘든 일이긴 하지만, 마음 붙이는 데 이만한 곳이 없으니 한 번 같이 열심히 다녀보자.”라고 말했습니다.

당시에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했기 때문에 종교의 힘을 더 믿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팔려고 내놓은 점포가 하나 있었는데, 너무 오랫동안 나가지 않아 마음이 조급하던 것도 한 몫을 했습니다. 구경삼아 사원에 다녀 오던 날, 내놓은 점포에 대해 문의 전화가 여러 통 걸려왔습니다. 하루에 한 통도 올까 말까 하던 전화였기에 반갑고 너무 신기했습니다. 그 날부터 나는 세 살짜리 큰 딸아이의 손을 잡고 절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날, 눈여겨보니 사람들이 돈을 넣는 게 보였습니다. 옆에 앉은 보살님께 물어보니 “희사라고 하는 건데 형편이 되는 대로 돈을 조금씩 떼어다 넣으면서 서원을 하면 희사없이 서원하는 거랑 다르다는 것을 느껴질 거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유명 명승지에 놀러가서도, 연못 같은 데에 동전 하나 던져보지 않았던 저였기에 희사라는 개념이 참 익숙지 않았습니다.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차마 지폐는 넣지 못하고, 백 원이나 십 원짜리 동전만 골라서 넣곤 했습니다. 어느 설법시간에 ‘희사를 하면, 경제력이 좋아진다’는 말을 듣고 나서부터 나는 오백 원짜리도 넣기 시작했습니다. 동전들을 모아다가 일요일만 되면 쏟아 붓곤했습니다. 보살들이 “장보살이 왔는지 안왔는지는 희사금 넣는 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다”는 말이 농담처럼 나오곤 했습니다. 딸랑거리는 동전소리가 사원 서원당을 울렸기 때문입니다. 그 당시는 바깥양반이 택시운전수였는데, 택시에 놓아둔 동전들도 한 움큼씩 쥐고서 희사금으로 넣었습니다. 남편은 ‘동전들이 자꾸만 없어지는 것 같다’며 고개를 갸웃거려도 모른 척 하며 동전으로 열심히 희사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후로는 집을 내놓으면 금방금방 나가곤 했습니다.



무구(無垢)하고 신실(信實)하게 믿은 결과는 명징(明澄)하게 나타난다


한 번은, 융자를 많이 낀 집을 빨리 팔아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스승님을 붙잡고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집을 급히 팔지 않으면, 대출 받은 게 많아서 살림이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스승님은 불공을 한 번 해보자고 했습니다. 쌈짓돈을 희사함에 넣고 스승님과 함께 세 시간을 앉아 불공했습니다. 이튿날, 집을 살 사람이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고 얼마나 안도했는지 모릅니다. 불공을 하고 희사를 하면 원하던 것이 금방금방 이루어졌습니다.

항상 그랬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흐른 다음에 생각해보면, 그 때에는 무구(無垢)하고 신실(信實)하게 부처님의 힘을 믿고, 또 간절했기에 더 결과가 명징(明澄)하게 나타난 것 같습니다.

기이하게도 마음이 소홀해지거나 나태해질 때면, 꿈에 스승님이 나타났습니다. 그네를 타는 모습이었는데, 마치 염주가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것은 불공에 더 정진을 하라는 법문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남편은 제가 절에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불교라서 싫었다기 보다는 종교를 가지는 것에 거부감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부부싸움이 일어날 때면, 염주를 뜯어버리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지금 들고 다니는 염주는 일곱 번째 마련한 것입니다. 남편은 8년 전에 먼저 세상을 떴습니다. 남편을 보낸 후, 남편을 위해 천도불공을 열심히 해주었습니다. 불공을 마치는 날, 남편이 꿈에 나타나 그네를 타고 있었습니다. 더욱 정진하라는 남편의 법문이었기에, 더욱 감회가 새롭고 가슴이 벅찼습니다.

현재 저의 가장 큰 서원은, 저희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고 예쁘게 사는 것뿐입니다. 살다보면, 돈이란 있다가도 없는 것이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크게 연연하지 않습니다.



희사와 불공은 괴로움을 덜어준다


돈에 대해 인색하지 않는 것은 희사의 공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지인에게 3,000만원을 빌려준 일이 있었습니다. 지인은 그 돈을 자신의 오빠에게 융통해준 모양인데, 그 오빠라는 사람이 벌인 사업이 부도나는 바람에 돈을 돌려받는 일이 어렵게 되었습니다. 눈앞이 노래지고 깜깜했습니다. 마음고생을 엄청 하고 있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모두 그만 포기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경찰서를 찾아갔습니다. 경찰에서 지인에게 전화를 하니 전혀 되지 않던 전화가 연결되었습니다. 경찰은 돈을 빌려주었는지에 대하여 사실 확인을 한 다음 주소를 물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주소를 얻게 된 저는 당장 그 집으로 찾아갔습니다. 저를 보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린 지인은 어떻게 해서라도 조금씩 갚아나가겠다며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를 하였습니다.

일단은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그 날부터 지인을 위한 불공도 함께 했습니다. 모든 일에는 인과가 있듯이 ‘인연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설법이 기억났습니다. 지인의 조상 불공까지 해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돈이 들어올 때마다 일부를 떼어서 희사를 했습니다. 올해로 이제 6년이 됩니다. 6년 간 이자까지 합해서 한 달도 빼먹지 않고 매달 일정금액을 받고 있습니다. 모두가 포기하라는 큰돈을 다시 돌려받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고 그 지인을 미워하지 않고 불공하였기에, 불공과 희사의 공덕이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제 얘기는 ‘희사를 해서 돈을 많이 벌거나 가지게 되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돈을 크게 번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돈이 오고 감에 있어 마음이 크게 다칠 일도 적게 다치고, 속이 썩을 일도 무난히 흘러가게 된 것만은 사실입니다. 살기에 각박한 세상, 돈이라는 것으로 인해 좋을 때도 있겠지만 마음이 상하는 때도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불공과 희사와 함께라면 괴로움이 덜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일을 하든간에 돈에 매일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우리에게 희사와 불공은 참으로 효과 빠른 좋은 진통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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