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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唯識), 모든 것은 오직 마음작용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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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1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3-30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통신원 소식 서브카테고리 왕불심 초보교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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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0 10:15 조회 2,25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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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唯識), 모든 것은 오직 마음작용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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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층으로 나눈 인간의 마음구조, 유식불교의 8식(識) 구조론 


절대적 초월자에 의한 구원을 거부 하며 자신의 마음을 살펴서 마음의 실 태를 파악 하고 거기에서 구원과 깨달 음을 찾고자 했던 고타마 싯다르타로 부터 시작한 불교의 마음공부는 그 뒤 를 따르는 많은 수행자들에 의해 조직 화, 논리화 되었다. 그러한 흐름 속에 한층 더 체계화된 흐름이 있었는데 그것이 오늘날 우리 들이 알고 있는 유식불교이다. 유식(唯識)은 위즈냐프티 마트라 (vijña pti-mātra)의 번역이다. Vijñapti는 ‘마음 작용’, mātra는 ‘오직’이라는 뜻이 다. 

따라서 유식이란 ‘모든 현상은 오직 마음 작용에 지나지 않는다.’ 는 뜻이다. 현실에서 내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끼고 그리고 인식하는 모든 것은 각자의 경험이나 환경, 상황에 따 라서 다르게 인식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섯가지 감각 기관(안(眼),이(耳),비(鼻),설(舌),신(身))과 그것을 종합하여 판단, 분별하는 마음 (識)의 인식이 실제와는 다르다는 것이 다. 이러한 이유와 원인을 말나식과 알 라야식을 더해서 인간의 마음을 8식 구 조로 설명하는 것이 불교 유식이다. 유식불교에서 매우 중요한 단어 “알 라야”라고 하는 용어 자체는 원시경전 인 아함경에도 있으므로 새롭게 만들 어진 용어는 아니다. 

물론 유식에서와 같은 의미로 사용 되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알라야는 ālaya를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것으로, ‘저장’을 뜻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면서 경험한 모 든 것들을 스스로가 인식 못하지만 마 음 깊은 곳에 저장되어 있는데 그곳이 여덟 번 째 마음, 알라야식인 것이다. 그래서 유식불교는 인간의 마음은 눈, 귀, 코, 혀, 몸이 인식하는 다섯 가지 생각(前五識)과 이것들을 분별 판단하 는 여섯 번째 생각(六識)에 말나식(七識) 과 알라야식(八識)을 더해서 여덟 개의 마음구조, 즉 8식 구조로 이루어 졌다 고 하는 불교심층심리학이 확립된 것 이다. 



본래의 유식은 수행을 통해서 체득한 체험적 지혜였다. 


불교가 유식을 논리화 하고, 이론화, 체계화 하여 유식불교라는 장르로 오 늘날까지 이어 내려 왔지만 보다 넓은 시야에서 말한다면 유식은 인도 수행 의 전통 안에서 생겨난 학문이다. 인도에서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 까지 좌선, 명상, 요가수행 등의 긴 역 사와 심오한 전통이 있는 수행방법들 이 있다. 붓다 이전 옛날부터 수천 년 동안 끊이지 않고 그들의 실제 수행의 체험 안에서 유식의 기본개념인 알라 야식이나 말나식이 생겨난 것이다. 

유식학을 형성했던 사람들을 유가행 파(瑜伽行派)라고 불러지는데 여기서 유가라고 하는 것은 요가의 한역이다. 즉 유식은 불교적인 요가수행을 오 래 동안 쌓아오면서 이루어진 이론임 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 와서 유식학은 방대한 문 헌을 가진 엄밀하고 복잡한 이론체계 로 변하였지만 초기에는 수행자들이 수행을 통해서 습득한 체험적인 지혜 였던 것이다. 



마음의 작용에 따라 같은 대상도 같은 상황도 다르게 받아들인다. 


유식불교에서는 눈앞에 일어난 현실 상황에 대한 인식이나 인간 내면의 반 응을 모두 마음의 작용으로 설명한다. 행복이나 불행뿐만 아니라 인간의 희로애락의 감정표출이나 좋고 싫음 의 감정도 오직 마음의 작용으로 설명 한다. 마음의 작용에 따라 같은 대상이나 사건도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수십 년을 같이 살아온 남편을 갑작 스러운 사고로 먼저 보내는 충격적인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더욱 헌신적으 로 어린 자녀들을 잘 키우는 아내가 있 는가 하면, 어린 자녀들을 남겨두고 삶 을 포기해 버리는 아내도 있다. 

상황을 인식하는 마음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따라서 마음의 실체를 규명하면 모 든 정신현상을 규명할 수 있게 되고 갈 등과 고통이 왜 생겨나는지 알 수 있으 며 결국은 갈등과 고통을 극복할 수 있 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에 대한 문제는 지식이 나 이론으로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 다. 만약 그것이 지적 이해만으로 가능 하다면 자기실현은 정말 쉬울 것이며 집착을 끊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는 것 도 매우 간단할 것이다. 현실 속에서 우리들의 고통과 갈등 은 오직 각자의 경험과 통찰 그리고 수 행으로서만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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