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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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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97호 발행인 발간일 2007-12-01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출판 / 요가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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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박정희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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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6 10:59 조회 3,6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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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평상시와 다름없이 일찍 일어나 정송을 합니다.

‘람’ 자를 관하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지고 몸에서 힘이 쫙 빠집니다

그 순간 무엇인가 빠져 나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무엇일까?

웃음을 머금고 있는 그녀였습니다 나는 그녀를 주시하였다

그녀는 서랍장을 뒤져 무엇 인가를 찾습니다

빨간색 양말을 꺼내 들고는 흐뭇한 표정을 짓는 것이 아닌가

양말을 신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주방으로 갑니다

쌀, 콩, 현미찹쌀, 차조, 율무 등 여러가지 잡곡들로 정성껏 밥을 짓습니다

평소에는 냉동실에서 얼린밥을 전자렌지에 데워 먹었는데…

반찬도 정성들여 만들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나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봅니다

계란말이도 양파와 브르커리를 잘게 썰어 넣고 이쁘게 만드는게 아닌가

깊숙이 넣어 두었던 보온 도시락을 꺼내 깨잎절임, 계란말이, 마른새우볶음, 메추리알을 넣은 장조림, 미역국… 정성스레 싼 도시락을 내려다 보며 미소를 짓습니다

그녀는 화사한 색깔의 등산복을 입고 지팡이도 챙기고 집을 나섭니다

어디로 가는 것일까?

궁금하여 그녀의 뒤를 따라가 보고 싶었습니다

그녀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아파트의 좁다란 골목길을 돌아 뒷 산으로 올라 갑니다

나는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살금 살금 뒤 쫓아 갑니다

그녀는 산 갈옆 줄기만 남은 개나리와 인사를 합니다

“안녕, 개나리야 지금은 모든 것을 단풍잎, 은행잎… 등에게 자리를 내어 주었지만

이른 봄 노오란 얼굴로 활짝 웃음 지으면

너를 보는 순간 모든 이들의 가슴엔 행복이 가득하여 진단다

조금만 참으렴 머지안아 봄이 온단다

그녀는 숲속의 소나무와 두런 두런,작은 풀벌레와 소근소근

무슨 이야기 일까? 몹시 궁금하지만…

그녀는 어린아이와 같은 표정을 지으며 계속 산으로 오릅니다 산 중턱 팔각정에 이르러서는 가지고 온 도시락을 펼칩니다 산새, 풀벌레, 나뭇잎의 흔들림 소리를 들으며 알록 달록 정성스럽게 싼 도시락을 맛있게 먹습니다

그녀는 도시락을 먹으면서도 연실 주위의 모든 것들과 두런 두런 이야 기를 나눕니다

그녀는 이야기 하기를 무척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그녀는 낙엽이 쌓여있는 곳을 찾아 하늘을 보며 누워서

노오란 크레파스로 파란 하늘에

그림을 그립니다

그렸다 지웠다

그녀가 그린 그림이 보고 싶어 그녀옆에 살짝 누웠습니다

지나온 일년 동안의 일들을 그리 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녀가 내 등 뒤에서 나를 꼭 껴 안았다 포근함이 전하여 옴을 느 끼는 순간 소리가 들여오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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