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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은 모순의 한계를 넘어서 깨달음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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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2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4-30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통신원 소식 서브카테고리 왕불심 초보 교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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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0 11:24 조회 2,3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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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식은 모순의 한계를 넘어서 깨달음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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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행사 주교 도현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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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그 마음을 내 놓아라 


중국에 선(禪)을 전한 이는 인도사 람인 보리달마이다. 달마는 중국의 숭산(崇山) 소림사(少林寺)에 들어가 포교나 전도의 활동 같은 것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좌선에만 몰두 하 였다. 9년 동안 벽만 보고 앉아 있어 면벽 구년(面壁九年)이라는 말이 비롯되 게 하였다. 하지만 위대한 수행자의 소문이란 것은 말없이 있어도 누군 가의 입을 통해서 전해지기 마련이 다. 훗날 달마의 법을 이어받은 혜가 (慧可)가 제자가 되려고 찾아온다. 

그 둘 사이에 오고간 이야기를 「경덕 전등록(景德傳燈錄)」은 이렇게 전 하고 있다. 


혜가는 달마에게 “저는 항상 마음이 불안 합니다. 저 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십시오.” 

그러자 달마는 “불안한 그 마음을 내 놓아라, 그러 면 내가 그대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리라” 혜가는 그 마음을 내 보이고자 하 였으나 보일수가 없었다. 

“스승님 마음을 내보이고 아무리 찾으려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달마는 지그시 혜가를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이미 너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였노라”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는 것 역시 마음이다. 

우리들이 접하는 매일 매 일의 환경 그리고 여러 가지 상황도 모두 내 마음 위에서 나타나고 이루 어진 것이며 마음을 떠나서는 자신 에 대한 자각(自覺)도 있을 수 없으며 주위 사물에 대한 인식(認識), 역시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을 다시 말하면 마음을 명백 히 하면 자기 주위의 사물이나 상황 이 명백해 진다는 뜻이다. 그것이 바 로 오직 마음이라고 하는 유식(唯識) 의 참뜻이다. 



마음으로써 마음을 구한다. 


그렇다면 과연 마음을 명백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 또한 마음 이다. 사물이나 상황을 인식하는 것 도 그것에 관하여 추리(推理)하고 판 단하는 것도 마음이기 때문에 마음 을 생각하는 것도 마음이다. 이를 혜 가는 <마음으로써 마음을 구한다.> 라고 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심각한 모순이 있 다. 어떤 이가 자신의 마음을 파악하 고자 한다면 먼저 자신의 마음을 살 피고 관찰해야 한다. 스스로가 관찰 자도 되고, 또한 스스로가 관찰 대상 이 되기도 해야 한다. 이는 현실적으 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 

마음은 대상 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하는 주체, 즉 자신이기 때문에 관찰자인 동시에 대상(對象)이 되기가 어렵다. 음악에 마음이 빠져 듣고 있다가 그러한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려고 하면 그 순간 음악에 빠져있는 상태 는 없어진다. 자신이 음악에 빠진 상 태에 있었다는 것은 알 수 있어도 그 상태로 다시 갈수는 없다. 결과적으 로 말하면 자기 마음 상태를 스스로 계속 안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 이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라 고 말할 수밖에 없다. 결국 마음으로 는 마음을 구할 수 없다고 한다면, 그 러면서도 마음을 구해야 한다면 이 러한 모순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 까. 유식은 그러한 모순을 능히 알면 서도 다시 또 마음을 대상화 하여 탐 구해 간다. 

대상화 한 것이 마음 그 자체가 이미 아니며 마음의 그림자 에 불과 하더라도 유식은 그러한 모 순 위에서 마음의 탐구를 전개하면 서 마음의 실체를 찾고자 하는 수행 이다. 



모순조차 거부할 수 없는 깨달음에 대한 갈망 


붓다의 가르침 인 무아(無我)와 무 상(無常)의 존재론 위에 인식의 구조 를 올려놓으며 실천론을 전개한 것 이 유식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불교가 시작되고 고타마 싯다르타의 뒤를 이은 수많은 수행 자들은 오늘날 까지「깨달음을 얻고 자 한다면 먼저 스스로의 마음을 알 아야 한다.」라는 명제로 부터 수행 은 출발했다. 

스스로의 마음을 안다 는 것이 깨달음을 얻는 것이며 그러 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먼저 살 펴서 알아가는 것이 깨달음을 얻고 자 하는 수행의 첫걸음인 것이다. 비록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알고 자 하는 자체가 현실적으로 커다란 모순임을 알고 있었지만 깨닫고자 하는 간절함은 그 모순도 뛰어 넘어 야 하는 한계로 인식 되어진 것이다. 유식불교는 모순조차도 거부 할 수 없는 깨달음에 대한 깊은 갈망에 서 시작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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