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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행(前行)과 4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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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7-30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정성준 교수의 후기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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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1 04:27 조회 3,60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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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행(前行)과 4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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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준 교수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전임연구원


상좌부불교와 대승불교의 차이는 대승불교의 경우 열반법신을 얻은 후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수용신과 화신 을 보이는 점이다. 대승불교는 반야사 상의 발전으로 인해 생사번뇌의 속제 도 열반과 다르지 않다고 해석한다. 대 승불교의 궁극적 열반은 차토와 피토 를 가리지 않는다. 마명의 『대승기신 론』에서는 유식사상에 근거해 삶의 현상과 본성을 심생멸문과 심진여문 으로 구분하였다. 밀교에서는 나아가 삶의 현상 그대로를 진리의 세계로 본 다. 무분별지의 실현에 대해 『대승기 신론』은 대승에 대한 발심을 목적으 로 삼기 때문에 마음을 중심으로 범부 에게 법을 이해할 잣대를 준 것이다. 밀교는 대승의 교학을 계승한다. 그 러나 밀교의 교학은 대승교학의 궁극 으로 미세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범부 의 육신과 삶을 짊어진 것처럼 보이지 만 무분별지를 체득한 아사리의 내면 은 붓다의 몸이자 열반보토의 현실에 있다. 밀교 최후의 수행인 무상유가딴 뜨라는 생기차제와 구경차제로 이루 어져 있으며, 생소하지만 그것은 정각 자의 삶과 본성을 다루는 것을 지나치 지 않는다. 후기밀교의 수행은 관정을 통해 본 존불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다. 사바세 계의 수행자와 본존의 수용신이 만나 는 인연은 매우 지중한 것이기에 후기 밀교의 수행은 제자로 하여금 양차제 의 본궤에 들기 전 전행으로 알려진 특 별한 다짐의 수행을 요구한다. 

인도원전에 기술된 전행의 내용은 현재 티벳불교에서 전승되는 4가행과 큰 차이가 없다. 금강살타진언 독송 10 만회, 만다라공양의궤 10만회, 구루공 양 10만회, 오체투지 10만회는 대부분 의 후기밀교 수행에서 요구하는 전행 의 내용이다. 금강살타진언은 수행자 자신이 금강살타본존임을 자각하는 것으로 유가딴뜨라의 범주에서 마음 으로 오선정불의 오지(五智)를 현증하 는 오상성신관에 입각한 수행이다. 만 다라공양의궤는 삼천대천세계를 열반 법계로 인식하는 것이다. 우주 만다라를 상징하는 법구를 이 용해 삼계와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 생이 열반락을 수용하도록 기원하는 것이다. 동시에 삶의 현상계를 진리로 인식해 생사열반의 분별을 벗어나는 자각이기도 하다. 금강살타진언과 만 다라공양은 자아와 외경을 다루되 마 음으로부터 현상의 실상으로 나아가 는 훈련이기도 하다. 다음 양차제로 나아가기 위해 스승인 아사리에게 다짐과 헌신하는 구루공양 의 진언을 10만회 독송한다. 

스승에 대 한 의심을 벗고 몸과 마음을 다하는 다 짐은 밀교수행에 있어 특히 중요하다. 과거 나로빠가 틸로빠를 처음 만났을 때 틸로빠는 나로빠를 벼랑끝으로 데 리고 가다짜고짜 뛰어내리라고 하였 다. 진리를 구하는 헌신과 각오가 없으 면 누구나 도중하차하게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오체투지 10만회는 육체 를 조복하고 수행을 하기 위한 체력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다. 이상의 4가행은 하나하나가 깊은 의미를 담은 것이어 서 중요하며 진언 하나마다 정성을 다 해야 한다. 때문에 4가행을 모두 마치 려면 일상생활을 소화하면서 하다보 면 최소 일 년 반에서 2년 가까운 시간 이 걸리게 마련이다. 인도에서 까규의 아사리를 모시고 후기밀교 본존수행에 들기 위해 필자 도 4가행을 한 적이 있었다. 

티벳 본토 에서 까규의 전승을 계승한 아사리 독 덴 암틴은 유명하지만 소탈한 스승이 셨다. 4가행 가운데 오체투지의 경우 전신을 던지기 쉽도록 착쩰판(착쩰은 티벳어로 귀의라는 뜻이다)에 의지한 다. 당시 수행에 참여한 한국 불자들의 신심과 구도열은 상당한 것이어서 일 년 이상 걸리는 전행을 석달만에 모두 끝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한국불 자라면 누구나 다르지 않았으며 티벳 인들조차도 한국불자의 구도열에 혀 를 내둘렀다. 출가와 재가를 가리지 않 고 밤새도록 철썩철썩 오체투지에 전 념하는 한국불자들을 보며 진가의 평 가를 떠나 한국인들이 지닌 범상치 않 은 종교열에 전율을 느낀 경험이 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가 한국인을 종교 적 영성이 높은 민족으로 지목한 이유 가 이런 이유에서 증명되는 것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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