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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마술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인연의 연결고리에서 사랑의 기적 만들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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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6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01-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불교문화산책 서브카테고리 서하보살 의 불교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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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6 18:14 조회 5,0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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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마술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인연의 연결고리에서 사랑의 기적 만들어내
인연, 작지만 큰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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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을 잇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잇는 것도 무스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

우리가 만드는 끈목도 신의 솜씨

시간의 흐름 그 자체를 나타내는 것

더욱 모여 형태를 만들며 뒤틀리고 얽히고

때로는 돌아오고, 멈춰서고 또 이어지는

그게 바로 무스비

그게 바로 시간

물이든 술이든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간 게

영혼과 매듭지어지는 것

이 또한 무스비

-미츠하 할머니의 대사 중에서

(*무스비:일본 종교의 토지 수호신에서 따온 말)

(*무스비 사전적 의미:매듭과 끝맺음(결말)이라는 뜻)



잔잔한 감동과 격한 반전의 저패니메이션 ‘너의 이름은(君の名は·your name/러닝타임 106분/12세 이상 관람가)’이 1월 4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난다. ‘너의 이름은’은 꿈속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 ‘타 키’와 시골 소녀 ‘미츠하’의 이야기. 천 년 만에 혜성 이 다가오는 일본을 배경으로 절대 만날 리 없는 두 사람이 꿈을 통해 이어져 반드시 만나야 하는 운명 이 되어가는 기적 같은 러브스토리다. 한 번 맺어진 인연 때문에 필사적으로 만나고자 했던 두 주인공 이 서로 인연을 다시 잇고자 백방으로 뛰는 그 과정 에서 어떤 기적을 만들어내는지 담담하게 담아낸다. 섬세한 배경은 압도적인 영상미와 거대한 스케일로 펼쳐져 감동을 배가시킨다. 감독이 던지는 ‘인연’이라는 이름의 화두 속으로 빠져보자. 



신키아 마코토 감독 인연의 소중함 그려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을 이을 후계자라 불 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 장편 데뷔작 ‘구름의 저 편, 약속의 장소’로 2004년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에 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누르고 애니메이션 영화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저패니메이션’을 이끌 차세대 감독으로 부상했다. 신작 ‘너의 이름은’을 통해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만날 수 없었던 인연이 만나 매듭이 지어지는 순간 을 그리며 인연의 소중함에 주목하게 만든다. 

이 인 연은 손목끈과 ‘무스비’로 대변돼 시종일관 인연의 소중함을 담아낸다. ‘빛의 마술사’라 불리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사 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신의 이름을 말하거나 상대방의 이름을 묻는 것”이라며 “이름을 묻는 것으로부터 관계가 출발한다고 생각 한다”고 작품 제목을 ‘너의 이름은’으로 지은 이유를 밝히고 있다. 제목처럼 작품은 후반부로 갈수록 치 열하게 이름을 묻는 것으로 ‘이름을 아는 인연’에 의 미를 부여한다.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서로 모르는 장소에서 살 고 있고, 어쩌면 그 두 사람은 만날지도 모르는 존재 다.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서 로 만나게 된다.’ 감독이 밝히는 ‘너의 이름은’의 제작 동기이자 작 품을 관통하는 이야기의 기본틀이다. 일본에서 1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역대 저패니메 이션 흥행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너의 이름은’. 12월 4일 LA 비평가 협회상은 올해 최고의 애니메이 션으로 ‘너의 이름은’을 선정하는 등 해외 인기도 심 상치 않다. 

이번 수상으로 2017년 개최되는 제8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영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귀추가 주목될 정도. 우리나라에서도 찰진 흥행을 예고하고 있는 ‘너의 이름은’은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감독 미야자키 하야오)’에서도 활약했던 배우 카미키 류노스케와 영화 ‘늑대아이(감독 호소다 마모루)’의 배우 카미시 라이시 모네의 목소리 출연으로 재미를 더했다. 

여기에 일본 애니메이션 제작사 지브리 스튜디오 의 수많은 대표작 특히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 로의 행방불명’에서 작화 감독을 맡았던 안도 마사 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전작 ‘크로스 로드’의 캐 릭터 디자인과 작화 감독, 애니메이션 ‘그 날 본 꽃 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캐릭터 디자인을 한 타나카 마사요시, 일본의 인기 록밴드 래드윔프스 (RADWIMPS)의 협업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사춘기 소년소녀의 첫사랑이라는 주제를 천착해 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장편 데뷔작인 ‘구름의 저 편, 약속의 장소’(2004년)에서 여주인공 사유리가 혼 수상태에 빠지는 것을 시작으로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언어의 정원’ 등 그간의 작품에서 순수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것과 동시에 이 별의 아련함을 담아냈다. ‘첫사랑은 맺어질 수 없다’ 는 메시지를 꾸준히 던져온 것.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서 작품 제작 의도 밝혀 


지난 여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레젠테 이션 부문 초청작 ‘너의 이름은’의 기자시사회 및 회 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초 속 5센티미터’ 이후로 ‘해피엔딩을 만들 수 없는 작 가’라는 말까지 들어서 ‘너의 이름은’은 출발부터 관 객이 행복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설 수 있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밝혔다. 해피엔딩을 약 속한 것. 감독의 작품세계를 변화시킨 계기가 된 것은 지 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었다. 

2만여 명의 사상자 가 나온 일본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 아직도 치유 되지 않은 일본인의 아픔이다. 감독은 대지진을, 하 늘을 화폭으로 삼아 빛나는 장관을 선사한 혜성으로 덧입혔다. 누군가에게는 생애 최고의 장관이 어느 누군가에게는 최악의 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담 담하게 보여준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수많은 사람이 대지진으 로 목숨을 잃었다. 이후 일본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 나도 바뀌었고, 관객도 바뀌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 지 않았다면’, ‘내가 무언가 할 수 있었다면’, ‘내가 만 약 지진의 피해자였다면’과 같은 생각을 모두가 함 께 공유한 시간이었다. 그러한 경험 위에 픽션을 덧 붙인 다음 당시의 바람과 기도를 담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설명했다. 자연재해 앞 인간의 사투 사춘기 소년소녀의 풋풋한 사랑 인연이 만들어낸 기적 서사적으로는 거대한 자연재해 앞에 놓인 인간의 사투를, 감성적으로는 사춘기 십대의 풋풋하고도 애 틋한 사랑의 감정을 축으로 삼아 사랑의 소중함과 기억의 유한성, 인연이 만들어 내는 기적 등을 녹여 냈다. 작품은 해피엔딩을 위해 두 주인공의 인연을 더욱 부각시켰다. 

돌고 돌아 마주친 순간 확인하는 서로 의 이름은 그래서 더욱 의미를 갖는다. ‘너의 이름은’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개념은 ‘무 스비’다. “끈을 연결하는 것도 무스비, 사람을 연결하 는 것도 무스비, 시간이 흐르는 것도 무스비”라는 미 츠하 할머니의 대사를 통해 인연의 질김과 시공간의 연결을 주요 소재로 다뤘다. 이 대사를 들었기에 끊 어진 인연이 다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감독은 “무스비는 일본 종교의 토지의 수호신에 서 따온 말이다. 

밥을 먹고 물을 마시는 행위도 무스 비다. ‘너의 이름은’은 시간의 복잡함을 다룬 작품이 다. 시공간을 넘나드는 주인공들을 이어주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다 무스비를 떠올렸다. ‘이렇게 해서 이들이 다시 이어질 수 있었구나. 돌아왔구나’ 하고 실감케 하는 개념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 다. 사춘기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계속 다루고 있는 것 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스스로 10대 때 품었던 궁 금증과 의문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 43세가 되었지만 10대의 기억은 고스란히 작품으로 되살아났다. 사춘기 때의 감정, 당시에 완성되지 않 았던 사람 사이의 관계 등은 감독에게 삶의 화두가 됐고, 그 화두는 그가 만들어내는 모든 작품에 녹아 들어있다. 이 세상에 우연은 없다. 필연만 있을 뿐. 부처님께 서는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했다. 간절한 바람이 만 나지 말아야 할 인연을 이어준 것일까? 그것이 타키 의 바람인지, 미츠하의 바람인지 작품을 보며 찾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새해를 열며, ‘너의 이름은’ 이 던지는 인연의 화두 속으로 푹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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