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이 진정 내게 오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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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06-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주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주일=현대불교신문 편집국장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1 19:19 조회 5,055회본문
성대한 봉축 행사만 치를 것이 아냐,
우리 生을 분별 차별 없이 수용해야
불기 2563년을 맞은 올해의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는 ‘마음愛 자비를! 세상愛 평화를!’이다.
부처님이 이 사바세계에 오신 이유는 이타행을 통해 세상을 정토로 가꾸기 위함이었다. 부처님은 우리에게 주변의 이웃까지도 함께 깨달음의 세계로 이 끄는 법을 알려주셨다. 자리이타행을 통해 나뿐만 아니라 대중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길 발원했다. 하지만 현재 불자들에게 ‘부처님오신날’의 의미는 무 엇일까.
불자들에게 있어 ‘부처님오신날’이야말로 주변을 돌아보고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는 마음을 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부처님처럼 살고자 한다면 어떻게 이웃 들과 함께 나누며 살 것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부처님 모셔 놓은 불단 앞에 등줄을 치고, 색색으로 한지 연등을 달아 알전구 넣고는 전깃불을 밝힌 뒤 그 아래 앉아 곰곰이 생각했다. 내게도 어릴 때부터 나이 따라 변해가던 소원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채워도 채워지지 않던 그 바닥없는 욕심도 있었다. 만나고 싶은 이도 있었고, 오르고 싶은 곳도 또한 떨 쳐버리고 싶은 생각과 번뇌들도 있었다.
그렇다면, 오셨다던 그님은 존안을 먼발치서 뵙기만 해도, 손만 한번 잡아줘 도 내 허허로움 가득 채워지는 불세출의 존재였을까? 아니다. 우리에게 오셨다 던 우리 부처님은 누군가에게 미움 사 코끼리에게 짓밟혀 죽임을 당할 뻔했고, 음탕한 지도자라 모함 당했고, 늙은 몸 누일 곳 없어 사라수 아래서 열반에 드 신, 몸 아프고, 배고프고, 목마른 분이었다. 고해의 바다인 이 사바세계서 80평 생 사신 분이다. 그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시고, 그 과정서 얻은 깨달음을 우리 에게 전파하신 분이다.
마음공부를 통해 진실을 깨달으면, 삶은 곧장 아무 일 없는 제법 실상으로 돌 아간다. 지금 이대로의 삶을 하나도 바꾸지 않은 채 곧장 완전한 평화와 행복에 도달할 수 있다. 아니 이미 있던 것을 확인하는 것이다. 그것을 증명해 보여주신 분이 바로 부처님이시고, 우리는 그 뜻을 따르기 위해 매년 잊지 않고 ‘부처님오 신날’을 기리는 것이다. 그러나 경전을 아무리 외우고,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성 대하게 치른다고 할지라도, 올바른 깨달음을 얻지 못하면, 자신에게는 한푼도 없으면서 밤낮으로 남의 돈만 탐내는 사람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큰 도는 자연스러워 애쓸 것이 없다. 고통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말은 하나 의 형식적인 틀일 뿐이다. 분별서 벗어난다면 지금 이 자체로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지금 이대로의 실상은 부족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깨달음이란 바로 자신의 잣대로 만들어낸 온갖 분별심서 벗어나 아무런 문제 없는 생생한 삶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둘로 나누어 놓은 것이 아닌, 지금 이대 로 둘이 아닌 하나의 실상, 하나의 부처밖에 없다는 진리에 눈뜨는 것이다. 우 리가 할 일은 바로 지금 그 모든 것의 원천인 이 자리에 그저 존재하는 것뿐이 다. 저마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한 분의 부처님 삶을 그저 온전히 받아들여, 시시비비 분별없이 자연스럽게 삶을 살아갈 때, 바로 그때 우리에게도 부처님 이 진정으로 오시는 날이다. 그래야 우리 마음속에 한 번 자리 잡은 부처님은 우리의 삶 속에 계속 머물며 , 우리를 지극한 마음으로 지켜봐주시고,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해줄 것이다.
내년 ‘부처님오신날’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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