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도 직접 자식교육 대신, 사리푸트라 통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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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06-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화령 필자소속 - 필자호칭 정사 필자정보 화령 정사(불교총지종 중앙교육원장)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1 19:07 조회 5,197회본문
부처님께서도 자식교육은 몸소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아셨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아무리 출가승단이라지만 자식을 늘 옆에 두고 있는 것도 남들에게는 보기가 안 좋았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야 아들이라고 더 귀여워하거나 더 감싸고 하는 그런 일은 하지 않으셨겠지만
어쨌든 부자(父子)가 같이 있으면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이 많았을 것입니다.
부처님의 아들 라훌라가 구족계를 받 기 전, 그러니까 사미로 있을 때였습니 다. 부처님께서는 라훌라를 직접 가르칠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사리푸트라(사 리불)를 스승으로 삼아 가르치게 했습 니다. 자유분방하던 어린 라훌라가 부친 인 석가모니 부처님께 단단히 훈계를 받 고부터는 훨씬 철이 들고 의젓해졌습니 다. 거기에다가 지혜제일로 일컬어지던 사리푸트라에게 지도를 받으니 일취월 장 수행의 정도가 높아갔습니다. 사리푸 트라가 고요히 앉아 선정에 들면 라훌라 도 그 곁을 떠나지 않고 같이 앉아서 정 진했으며 사리푸트라가 설법을 하러 갈 때도 라훌라는 꼭 따라가서 들었습니다. 걸식을 할 때도 늘 같이 다녔기 때문에 승단에서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늘 칭찬 했으며 사리푸트라를 훌륭한 스승으로 더욱 존경하고 부러워했습니다.
부처님께서도 자식교육은 몸소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아셨는지도 모릅 니다. 그리고 아무리 출가승단이라지만 자식을 늘 옆에 두고 있는 것도 남들에 게는 보기가 안 좋았을 수도 있었을 것 입니다. 부처님께서야 아들이라고 더 귀 여워하거나 더 감싸고 하는 그런 일은 하지 않으셨겠지만 어쨌든 부자(父子) 가 같이 있으면 여러 가지 불편한 일이 많았을 것입니다. 특히 말 많은 사람들 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흠집거리를 찾 으려 했을 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부처 님께서는 이런 저런 것을 감안하시어 사 리푸트라를 스승으로 삼아 그 밑에서 배 우게 하셨던 것입니다. 지혜제일인 사리 푸트라가 몸소 가르치니 철없던 어린 라 훌라도 많은 깨우침이 있었을 것입니다. 요즘 재벌가에서는 자식 교육을 한답시 고 자기 회사의 현장에 투입하여 고속승 진을 시키면서 갑질만 배우게 하는 것과 는 큰 대조를 이루는 장면입니다. 자기 자식을 잘 키우려면 정말 소리 소문 없 이 다른 회사에 취직시켜 밑바닥부터 경 험하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래서 그릇이 되었다 싶을 때 회사를 물 려주던지 해야 하는데 그저 자정(慈情) 에 눈이 멀어 과잉보호를 하다 보니 재 벌 자식들이 못된 버릇만 배워서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자식 교육을 사리푸트라에게 맡긴 것은 참 잘 하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부처님도 어린 라훌라를 떨 어져서 지켜보며 염려를 하지 않으신 것 은 아니었습니다. 부처님의 자비심이 자식이라고 덜하지는 않으셨던 것이지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라훌라는 사미로서 승원의 여러 가지 잡일, 예를 들면 마당을 쓸고 청소를 하 는 등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하 루는 일을 하다 보니 날이 저물었나 봅 니다. 그래서 숙소에 늦게 갔더니 어떤 비구가 라훌라의 옷과 발우를 밖에 내어 놓고 라훌라의 방을 차지하고 자고 있 었던 것입니다. 승단에는 각자의 처소가 정해져 있었는데 다른 사람이 남의 방 을 차지하고 잔다는 것은 법도에 어긋나 는 일이었지만 아마 그 비구도 먼 곳에 서 와서 방사가 비어 있으니 하룻밤 자 도 괜찮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어 쨌든 사미가 비구와 함께 잘 수는 없는 것이 그 때의 법도였기 때문에 라훌라는 할 수 없이 밖에서 자야 했습니다. 그런 데 마침 비구름이 몰려오고 비가 쏟아지 기 시작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비를 피 하여 옆에 있는 변소로 뛰어 들어 갔습 니다. 우선 비는 피하였지만 냄새도 나 고 더러워서 눕지도 못하는 형편이라서 초조하게 비만 그치기를 바랐습니다. 그 러다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이 문득 생 각났습니다. 어떤 곳에 처하든 장소에 구애되지 말고 늘 정진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린 라훌라는 거기에 앉아서 선정에 들기로 마음먹었 습니다. 이것이 바로 인욕이고 수행이라 고 생각하면서 선정에 들었는데 비는 점 점 거세어져서 흙탕물이 되어 흐르고 있 었습니다. 그때 물에 떠내려가던 독사 한 마리가 변소로 기어들어왔습니다. 그 것도 모르고 라훌라는 선정에 들어 있었 는데 잘못하여 독사에게 물리면 생명을 잃게 되는 매우 위험한 순간이었습니다. 때마침 선정삼매에 들어 라훌라의 동정 을 살펴보시던 부처님께서 이 위험한 장 면을 보시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처님 께서는 급히 변소로 달려가셨습니다. 기 침소리를 내었더니 안에서 인기척이 났 습니다. 라훌라의 이름을 불렀더니 안에 서 라훌라가 대답을 했습니다. 부처님께 서는 라훌라에게 급히 나오라고 하셨습 니다. 부처님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 란 라훌라가 급히 나왔습니다. 생각지도 못하게 부처님께서 비가 오는 중에도 변 소에까지 와서 자기를 찾다니 놀랄 수밖 에 없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라훌라의 손을 잡고 나오시면서 라훌라가 변소에서 참선을 하고 있었던 연유를 물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이유를 다 듣고 나시 더니 라훌라의 손을 잡고 라훌라의 방으 로 향하셨습니다. 라훌라는 독사에 대한 것은 알지도 못했지만 비가 오는데 아버 지의 손을 잡고 방으로 가게 된 것만으 로도 안심이 되고 기뻤습니다. 부처님은 라훌라의 방 앞에 까지 데리고 가서 그 비구와 함께 지내도 좋다고 허락 하셨습 니다. 라훌라가 아직 구족계는 받지 않 았지만 출가한지도 오래되었고 곧 구족 계를 받을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리고 라훌라의 방을 차지하고 있던 비구 로 하여금 라훌라를 잘 지도하고 돌보아 주라고 하셨습니다. 사리푸트라가 설법 을 하기 위해 먼 곳을 다니는 일도 많았 기 때문에 라훌라가 항상 따라 다닐 수 는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만약 이런 장면이 세속 사람들에게 일 어났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선 자기 아들을 그런 곳에 내몬 사람에게 엄청난 욕을 퍼부었을 것입닏. 그리고는 자기 아들을 끌어안고 길길이 날뛰면서 자기방으로 데려갔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부 처님께서는 방을 차지했던 사람에게 욕 을 퍼붓지도 않으셨고 도리어 그 사람으 로 하여금 라훌라를 가르치고 돌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방으로 데려 가지 않고 라훌라를 원래의 숙소에 머무 르게 하셨습니다. 당신의 자식이라고 남 들보다 더 특혜를 준 것은 아무 것도 없 었습니다. 아무 관계가 없는 다른 사미 라도 이런 경우에 처하고 있었으면 부처 님께서는 똑 같은 자비를 베풀어 돌보셨 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진정으로 자 식을 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계셨던 것이지요.
요즘 사람들은 자식을 과잉보호하여 도리어 망치고 있습니다. 학교가 파할 때쯤 학교 근처에 가보면 아이들을 자가 용으로 픽업해 가려고 어머니들이 골목 에 줄줄이 차를 세워 놓고 기다리고 있 습니다. 학교의 스쿨버스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그러 바보짓을 하여 아이들을 망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친구와 같이 같은 차를 타고 다니면서 같이 어울리며 대화를 나누고 사회성을 길러야 하는데 도 무슨 특권층이라도 되는 듯이 자가용 픽업을 하는 것은 그 아이에게 잘못된 관념을 길러 줄 뿐 만 아니라 본인의 시 간 낭비에다가 학교 앞의 주차난 유발은 물론이고 연료 낭비도 만만치 않을 것입 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남편에게는 아이 를 잘 키우고 있다고, 자기가 애 때문에 얼마나 바쁜지 아느냐고 큰 소리를 치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부처님의 경우를 보십시오. 자식에 대한 진정한 사랑은 어떠해야 하는 지를 앞의 경우에서도 잘 보여주고 계십니다. 라훌라 존자는 이런 훌륭한 훈육 덕분으로 부처님의 십대 제 자로서 당당하게 그 아름다운 이름을 후 세에 길이길이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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