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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念)과 밀교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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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9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11-30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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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법경 필자소속 법천사 필자호칭 주교 필자정보 법경 정사 (밀교연구소장/법천사 주교/철학박사)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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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2 13:10 조회 3,8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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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법경 정사가 전하는『밀교문화와 생활』 (23회)

염(念)과 밀교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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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경 정사

(밀교연구소장/법천사 주교/철학박사)


불교에서의 염(念) 


염(念)은 ‘생각하다’는 뜻 외에 ‘외다’, ‘삼가 하다’라는 뜻도 있다. 그리고 염자가 들어 간 술어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개념 (槪念)이라는 말을 들 수 있다. 국어사전에는 하나의 사물을 나타내는 여러 관념 속에서 공 통적이고 일반적인 요소를 추출하고 종합하 여 얻은 관념이라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관념이라는 술어도 있다. 관념(觀 念)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관한 견해나 생 각을 말한다. 또 이념(理念)이라는 단어도 있 다. 한 시대나 사회 또는 계급에 독특하게 나 타나는 관념, 믿음, 주의(主義)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영어의 이데올로기에 해당한다. 신념이라는 말도 있다. 어떤 사상이 나 생각을 굳게 믿으며 그것을 실현하려는 의 지다. 

그리고 통념(通念)이란 말도 있다. 일반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생각을 뜻한다. 이렇듯 염(念)은 생각과 관련된 술어로 널리 쓰이고 있다. 불교에서 염(念)은 어떠한가. 매우 중요한 술어로 쓰이고 있다. 수행과 관련 있기 때문이 다. 그 용례(用例)를 살펴보자. 먼저 팔정도의 정념(正念)을 들 수 있다. 정념은 바른 관찰· 통찰을 의미한다. 그런데 시중에 나와 있는 불 교개론서 가운데 정념을 바른 기억, 바른 생각 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아주 잘못 된 번역이다. 바른 생각은 팔정도 가운데 정 사유(正思惟)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념을 바른 생각이라 번역되어서는 안된다. 무엇보 다도 정확한 번역이 아니다. 정념은 바른 관찰·통찰이라 번역하는 것 이 타당하다. 

염(念)에 해당하는 팔리어가 사 띠(sati)이기 때문이다. 즉 사띠(sati)는 어떤 대 상을 관찰·통찰하는 것인데, 이를 한문으로 염(念)이라고 번역한 것이다. 이 염(念)을 알아 차림이라고도 한다. 이와 같은 용례로서 사념 처(四念處)가 있다. 사념처는 초기불교의 37도품 수행법 중 하 나로서 네 가지의 사띠(sati) 수행을 말한다. 사 띠(sati)를 염(念)으로 번역하고 있다. 그래서 사념처라 한다. 이 사념처의 염(念)을 남방불교, 팔리어 에서는 사띠(sati)라 하고, 영어권에서는 mindfulness라 번역하고 있다. 마음챙김의 뜻 이다. 그래서 마음챙김 또는 알아차림으로 많 이 번역하고 있다. 또 깨어있음·주의깊음· 마음집중·마음지킴 등으로 번역하고 있다. 

사념처는 신념처(身念處), 수념처(受念處), 심념처(心念處), 법념처(法念處)의 네 가지의 사띠(sati) 수행이다. 신념처(身念處)는 몸의 성 질과 모습이 허공과 같다고 알아차리는 것이 다. 즉 몸에 대한 마음챙김이다. 호흡의 수를 세는 수식관(數息觀)이 신념처에 해당한다. 이 신념처를 통해 나의 몸은 더러운 것으로서 집착할 것이 못된다고 깨닫는다. 수념처(受念處)는 몸에 어떤 느낌이 있을 때 이 느낌이 몸이나 몸 바깥에 있지도 않고 중간에도 머물지 않음을 알아차리는 것이다. 즉 느낌[受]에 대한 마음챙김이다. 

수념처를 통해 어떠한 느낌을 받아도 그것은 모든 괴로 움의 근원으로 보는 안목을 기른다. 심념처(心念處)는 마음에 일어나는 생각은 단지 고정된 개념일 뿐임을 알아차리는 것이 다. 즉 마음에 대한 마음챙김이다. 심념처를 통해 나의 마음은 머물러 있지 않고 항상 끊임 없이 변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마지막으로 법념처(法念處)는 중생의 마음 에 일어나는 모든 것은 좋은 법도 좋지 않는 법도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이 다. 모든 것[法]에 대한 마음챙김이다. 법념처 를 통해 모든 것은 원인과 조건에 의하여 성립 되는 것이므로 하나로서 영원히 머무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중국 선불교의 참선법으로 서 화두를 참구하는 간화선이 법념처에 해당 한다. 

사념처(四念處)는 염(念)자가 들어 간 말 가 운데 다른 말로 사념주(四念住), 사지념(四止 念), 사념(四念), 사념수관(四念隨觀)이라고도 한다. 



밀교의 염송(念誦) 


염(念)의 또 다른 용례로 염불(念佛)을 들 수 있다. 불보살의 모습과 공덕을 생각하면서 석 가모니불이나 아미타불, 관세음보살과 같은 불보살의 명호(名號)를 외우는 것을 말한다. 흔히 어떤 일을 기원하며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을 외우는 일을 말한다. 그러나 대개 염불이라고 하면 불 보살의 명호뿐만 아니라 불경(佛經)을 외우는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염불한다고 하면 경전 을 외우며 불공기도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그 런데 좋지 않은 비유로 염불이란 말이 쓰이기 도 한다. 같은 내용의 말을 자꾸 되풀이하거나 알아듣지 못할 소리로 중얼거리는 경우를 비 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쓰인다. 염불의 나쁜 용 례라 할 수 있다. 

염(念)자가 들어 간 말 가운데 염불과 비슷 한 말로 염송(念誦)이 있다. 마음속으로 불보 살을 생각하고 불경(佛經)이나 진언(眞言) 등 을 외우는 것을 말한다. 염불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나 염불과 달리 염송은 진언을 외우 는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진언염송이라고 하 지 진언염불이라 말하지 않는다. 염송은 진언 다라니를 외우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염송은 밀교의 삼밀수행 가운데 하나이므로 매우 중 요한 술어라 할 수 있다. 입으로 진언을 외우 고 마음으로 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호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염송의 종류를 말할 때도 사종염송(四種念誦)이니 오종염송 (五種念誦)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염송 은 그냥 입으로 외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다. 진언을 관(觀)하면서 외워야 하는 것이다. 관 (觀)은 바로 염(念)을 말한다. 그래서 밀교경전 에서는 염송(念誦) 대신에 관송(觀誦)이란 말 을 쓰기도 한다. 그러므로 진언행자는 자신의 정수리 위에 옴마니반메훔이 있다고 관하고 끊임없이 옴마니반메훔을 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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