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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사회를 치료하는 처방전은 ‘원활한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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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9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11-30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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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주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주일 현대불교신문사 편집국장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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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2 13:14 조회 3,60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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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사회를 치료하는 처방전은 ‘원활한 소통’

-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살인은 부도덕한 우리 사회 단면 

- 최소한의 공동체 의식 필요, 불자들부터 자비심 나누길  


최근 서울 강서구 PC방서 일어난 살 인사건을 비롯해 양진호 한국미래기 술 회장의 엽기적 행동 등이 국민적 공 분을 사고 있다. 언론 보도에 의하면 특히 강서구 PC방 피의자는 자신의 분 노를 억누르지 못해 끔직한 살인을 저 지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유사한 사건들이 일어나면 범 죄 심리학자들은 한국사회의 ‘분노조 절장애’ 범죄가 도를 넘었다고 진단한 다. 다양한 종류의 원인분석과 함께 여 러 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잊 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그와 같은 사회를 만든 것은 나 이외의 다른 어떤 특별한 사람 들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한사 람도 빠짐없이 공업(共業)의 수혜자임 과 동시에 공업(共業)의 기여자들이기 때문이다. 다소 진부한 말로 들릴지 모 르지만 최소한의 공동체 의식을 공유 하고 확산시키려는 윤리적 성찰이 무 엇보다 요청되는 작금의 현실이다. 이 럴 때일수록 불자들은 부처님 가르침 에 귀를 기울이고 더 나아가 부처님 마 음을 회복하기 위해 적극 노력할 필요 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불자 이웃끼리라도 자(慈)와 비(悲)의 마음을 서로 주고받았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을 향한 적극적인 마 음씀씀이를 의미하는 자(慈)와 상대방 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참여하는 소극 적인 마음나누기로 이해되는 비(悲)의 실천은 그렇게 먼 곳에 있지 않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남들에게 갖는 작은 관심만으로도 충분한 것일 수 있 다. 이와 함께 사회적 차원에서도 안전 시스템의 제도적 확립과 유지가 반드 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분노를 다스리는 힘의 원천은 근본 적으로 자신의 마음에 있다. 이런 점에 서 볼 때 분노와 그로 인해 발생한 사 건의 책임을 궁극적으로 개인의 책임 으로 돌리려는 시각이 크게 그르다고 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끔찍한 사건의 원인은 개인 인성의 문제로부 터 사회의 구조적 모순, 정치적 미성 숙, 시대적 환경의 변화 등에 이르기까 지 복합적이고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거시적 관점에서부터 미시적 관점에 이르기까지 다각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이외에도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필자의 입장에서 조금 색다른 시각의 제안도 해본다. 정보시대의 도래로 인 한 커뮤니케이션 구조 변동과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에서 분노사 회의 원인과 배경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 오프라인 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 사실에 주목 해야 한다는 견해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서 살 아가는 것이 아니라 집단을 이루어 살 아가는 것이 인류 공동체의 기본 속성 이다. 

이로 인해 인류는 함께 살아가 는 사람들과의 의사소통 즉 커뮤니케 이션 행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과거 농경사회는 물론 산업사회에서는 대 면 접촉이 주를 이뤘다. 사람들은 만나 서 얼굴을 마주하면서 대화하고 소통 했다. 정보사회가 도래하면서 컴퓨터 와 인터넷을 매개로 하는 커뮤니케이 션은 사람들의 만남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 놓았다. 온라인 공간의 커뮤니케이션은 비언어적 요 소와 사회적 실재함이 결여된다는 단 점이 있다. 사람을 직접 만나서 대화할 때 우리는 얼굴 표정이나 몸짓과 같은 비언어적 신호를 통해 태도나 감정을 표현하고, 상대를 배려하고 절제하면 서 서로간의 관계를 유연하게 형성해 갈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비언어적 요소가 적을수록 인간의 소통 행위는 더욱더 비인간적인 양상을 갖는다. 

컴 퓨터나 휴대폰 자판을 거쳐 이뤄지는 온라인 공간서의 커뮤니케이션은 상 대의 존재감을 약화시키고 사람간의 심리적 거리감을 증대시켜 비인간적 이고 이로 말미암아 집단 간의 응집력 을 약화시킨다.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 려보다는 개인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이 되고, 위계와 같은 집단규범적 요소 가 약화한다. 사회집단 구성원 간에 형 성된 사회적 합의에 대한 영향력이 감 소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공동체는 구 성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작동할 때 건강할 뿐만 아니라 지속가 능하다. 

인간적이면서도 분절되지 않 은 커뮤니케이션 패턴과 구조를 구축 함으로써 분노가 아닌 인내와 관용의 확산을 추구하는 사회, 그 사회가 우리 가 지향해야할 사회인 것이다. 온라인 과 오프라인 세상의 균형을 잡는 일이 쉽지 않지만, 오프라인 공간이 커뮤니 케이션의 장으로서 제 기능을 회복하 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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