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의 전도(顚倒)를 벗어나는 해탈(解脫)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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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9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11-30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칼럼 지혜의 눈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봉래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봉래(BBS불교방송 보도국 기자)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2 12:52 조회 3,805회본문
“인간 및 중생이라는 ‘이중의 전도’ 상황 깨달아”
“모두를 위한 불방일과 중도의 길 걸어 나가자”
한 해를 마감하며 그야말로 인생무상을 느끼는 분들이 적지 않을 듯싶다. 복잡다단 한 일상사와 세간사에 파묻혀 세월 가는 줄 모르기도 했겠지만 어느 하나 말끔히 수습 되지 못한 채 또 한해를 넘기는 것 아닌가 싶 어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갑론을박 주장과 가 짜뉴스가 난무하며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 공정한 정의가 실현돼야 할 법조계마저 비리 의혹으로 심판대에 섰으니 어디 믿을 곳이 있을까 싶다. 이른바 적폐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적폐를 쌓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많다. 진실로 정의란 무엇 인지 의문스러울 지경인 것 같다.
요즘 유행하는 ‘내로남불’은 이런 혼돈의 상황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이중 잣 대를 들이대기 때문에 같은 행동도 자기가 한 것은 정당화하고 남이 한 것은 비판하는 모순적 상황이 마음을 상하게 만든다. 왜 우리는 이런 모순적인 상황에 처하고 그 속에서 고통을 겪어야만 하는가. 오탁악 세란 다섯가지가 탁해진 세상이라는 말인 데, 그 중에서도 견해가 탁해졌다는 견탁(見 濁)이 있다. 갈등의 원인 중 큰 것이 바로 견 탁인 것 같다.
왜냐하면 보통 사람들은 진실 을 알지 못하면서도 진실을 안다고 생각하 고 내 주장은 100% 옳고 남의 주장은 100% 옳지 않다며 서로 부딪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가 부처님 말씀을 공부하고 수행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자신이 믿어 왔던 것들이 사실과 매우 다르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신의 오류를 깨우치는 것을 깨달 음이라는 말로 불리고 그럼으로써 갖가지 인지적, 정서적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입장이 되는 것을 해탈이라는 말로 불렸을 것이다. 새로움에 눈뜨려면 기존의 입장이 깨어 져야 한다.
자기 입장에 매달리면 다른 이의 입장을 수용할 여건이 만들어질 수 없다. 그 럼에도 사람들은 결코 자신의 입장을 떠나 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기존에 쌓 아온 관념과 가치관들이 무너지면 그야말 로 나락으로 떨어진다고 미리 겁내기 때문 이다. 사실 우리는 ‘이중의 전도’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는 인간이라는 입장이고 다 른 하나는 그러한 입장에 매몰된 중생이라 는 입장이다. 전자는 수많은 삶 가운데 호모 사피엔스라는 몸의 한계를 날 때부터 짊어 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눈으로 모양을 보고 귀로 소리를 듣는다지만 그것은 일정 한 빛의 파장과 주파수 내의 일이다. 이는 인 간 자체의 한계이다. 두 번째 전도는 자기 한계 내에서 벌어지 는 다양한 견해들 중 자기 견해만 옳다고 믿 는 것이다. 자기 견해만 옹호하고 다른 견해 는 틀린 것으로 규정하기 시작하는데서 자 기 입장을 더욱 공고히 한다. 즉 오온 자체가 공한데 공한 줄 모르는 것이 첫 번째 병이라 면 오온에 집착하여 오취온을 만드는 것이 두 번째 병이라고 할 수 있다. 이중의 병고를 앓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의 도덕과 철학은 전자의 병을 문 제 삼지 않는다. 인간으로서 그렇게 존재할 뿐이니 거기에 특별한 잘못이 있겠느냐 하 는 입장인 것 같다. 그래서 주로 탐욕에 의 해 오온을 오취온으로 집착하는 후자의 병 을 문제 삼는 것 같다. 후자의 병만 치유해 도 큰 행복을 구가할 수 있다. 하지만 불교 는 오온 자체가 공함을 깨달아 인간 자체의 한계를 벗어나는 일, 즉 열반으로 이끈다고 할 것이다.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돌아보면 무상한 세 월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새로운 희망의 씨 앗을 심어야 한다.
게으른 해태굴에 빠지지 말도록 자신을 챙기고 다독여야 한다. 그렇 다고 지나친 노력으로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것도 과유블급이다. 불방일(不放逸)의 가르침을 되새기되 중도(中道)로써 우리 모 두의 행복을 위한 발걸음을 부단히 옮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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