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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과 함께하는 생활 그 자체를 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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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0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01-02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건화사 설법/신행담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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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리라이팅=황보정미 리라이터 황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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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0 18:30 조회 4,5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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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과 함께하는 생활 그 자체를 누리세요
전금자(향로심)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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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금자(향로심) 교도


사는 게 힘이 들어 어디라도 기대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며 살던 시절이 있 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자신이 다니 는 절이나 교회, 믿고 찾는 점집 등을 소개해주려고 하였으나, 꼭 새로운 믿 음을 찾으려고 하면 약속이 취소되고 는 했습니다. “다음 주에는 아무런 일정이 없으니, 함께 그 절에 가보자.” “모레에는 같이 우리 교회에 가보 자.” 라고 하여도 약속된 날에 꼭 무슨 일 이 생겨 가기로 한 곳에 가지 못하게 될 때가 연속이었습니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는 듯 하여 외롭고 슬펐습 니다. 

“시내에 있는 절에 한번 가보시는 것 은 어떠세요?”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이웃이 제게 말했습니다. “그래요?” 절의 위치를 종이에 받아 적었습니 다. 그날 밤 꿈을 꾸는데 꿈속에서 절에 가게 되었습니다. 꿈속의 절은 휑한 건 물이었고 부처님도 보이지 않았으며 바닥에 무언가만 쫙 깔려 있었습니다. 안쪽에 향로만 하나 있었고 스님이라 고 있는 분의 머리가 길고, 빨간색 도복 을 입고 있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꿈에 서 깨어나고 나서도 절이 참 이상한 모 양새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혼자 찾아가게 된 절이 총지 종의 국광사였습니다. 

신기하게도 꿈 속의 모양새와 거의 비슷한 절이었습 니다. 스승님의 모습도 일반 스님과는 다 른 점이 꿈과 꼭 같았습니다. 막상 가본 절에는 동네에서 알고 지내던 사람들 의 얼굴도 몇몇 보였기에 더 마음이 편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처음 왔다고 하니, 맨 앞에 앉으라고 해서 앞에 앉아 시키는 대로 따라했습 니다. 앞에 앉으니 불상도 없는 곳에 덩 그러니 있는 향로만 보여서 그걸 보면 서 열심히 사람들을 따라 염주를 돌렸 습니다. 스승님께서 앞에 보이는 다라 니가 본존이며 여섯 부처님이 그 안에 다 들어있다고 가르쳐주었습니다. 

저 는 스승님께 지난밤의 꿈 이야기를 해 드렸습니다. “그것 참 신기하네요. 자기 불공은 자기가 하는 거니까 보살님께서 열심 히 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좋은 일 도 있을 테고, 불공을 하다보면 할 때 와 하지 않을 때가 분명히 다를 겁니 다. 마음이 헝클어지지 않게 꾸준히 꼭 와주시길 바래요.” 자기 불공은 자기가 한다는 말이 마 음에 박혔습니다. 그동안 누군가를 따 라서 믿음을 찾으려고 하였지만 잘 되 지 못했던 일이 떠오르며, 국광사에 홀 로 찾아오게 된 것이 하나의 운명 같았 습니다. 하지만 요일과 시간을 매번 지켜 절 에 가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사정상 못 갈 때도 있었고, 마음이 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 다 전수님은 저를 챙겨주고 격려해주 었습니다. 

“왜 안 오세요? 볼일이 있다고요? 볼 일이 있으면 절에 왔다가 볼일 보러 가 세요.” 전수님의 전화를 받고서야 절에 달 려간 적도 많았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 가장 큰 고비는 가정 이 파탄난 일입니다. 가정이 깨지자 먹 을 식량이 없어 고생이 한도 끝도 없었 습니다. 봉지라면 하나를 끓여다가 초등학교 에 다니는 아이 셋을 먹이고, 저는 굶는 일이 태반이었습니다. 그 시절에는 부 모가 죽어도 이만큼을 울지 않겠다, 싶 을 정도로 하늘을 보면서 통곡을 하며 살았습니다. 

내가 어릴 때에도 밥을 굶 어본 적이 없는데, 왜 이제 와서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고통과 고난이 있어 야 하는 지 억장이 무너졌습니다. 절에 다니면서 다른 보살님들이 희 사를 하는 모습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희사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십 원이라도 하려고 노력했 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다른 보살님 들은 지폐도 넣고, 만 원짜리도 서슴없 이 희사를 하고 하는 것을 보니 한없이 부럽고 또 부러웠습니다. 나는 언제쯤 저렇게 희사를 해볼 수 있을까, 언젠가는 내게도 저런 날이 오 겠지, 저런 날이 오기는 올까, 하고 우 울해하곤 했다가도 불공으로 치유를 받곤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 습니다.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흔쾌 히 돈을 빌려주는 사람도 많았고 절에 서도 쌀을 많이 챙겨주었습니다. 희사 를 많이 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쌀을 못 가지고 오면, 다른 보살님이 꼭 우 리 집에 들려 쌀을 대신 가져다주고 가 기도 했습니다. 

이 은혜들을 다 어떻게 갚아야 좋을까, 싶을 정도로 좋은 사람 들의 도움이 가계에 만은 보탬이 되었 습니다. 누군가가 저에게 총지종의 좋은 점 을 묻는다면, 저도 섣불리 어떤 대답을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건강도 좋아지 고 살림살이도 나아지고 마음도 편안 해지는 등 셀 수 없는 복을 많이 받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이 좋아졌기 때문에 불공을 하였으면 좋겠다는 마음보다는 불공 과 함께 하는 생활, 그 자체를 많은 사 람들이 누리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야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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