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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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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8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10-31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성화사 설법/신행담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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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리라이팅=황보정미 리라이터 황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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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1 09:29 조회 2,5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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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안녕
허태연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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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연 교도


총지종에는 제 나이 서른아홉부터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의 권유 때 문이었습니다. 친구는 좀 특별한 일이 생길 때면 습관처럼 ‘절에 한번 같이 가 보자.’라고 하였습니다. 알겠다고, 다음 에 가보겠다는 말만 하면서 미루다가 진짜 집안에 큰일이 일어난 후 친구 따 라 절에 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리둥절했습니다. 절이라 고 갔는데, 흔한 부처님 상도 보이지 않 고 본존만 덩그러니 걸려 있는 게 아무 래도 이상했습니다. 애초부터 총지종 과 인연이 닿을 예정이어서 그랬는지, 보통의 절과는 다른 모습을 보면서도 별 다른 의심이나 수상한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럴 수도 있구나’ 라고만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성화 사가 새 단장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서 원당의 구조도 조금 희한했습니다. 

계 단을 따라서 빙 둘러가야 했습니다. 이 역시도 좀 특이하다는 생각만 들었을 뿐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다닌 게 그럭저럭 세월이 지 나 무려 삼십년이라는 세월이 다 되어 갑니다. 별 다른 의구심 없이 하루하루 자연스럽게 염주를 돌리고 합장을 하 다 보니 이렇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살다보면 언제나 좋은 일만 있을 줄 알고, 또 항상 젊은 상태만 유 지될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 다. 저희 각자님이 회사에서 받는 건강 검진이었습니다. 재검사가 필요하다 는 결과가 나와, 좀 더 큰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C형 간염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 처방해 주는 약의 가짓수는 점점 늘어났고, 초 음파를 찍을 때마다 간이 더 안 좋아졌 으니 주의를 해야 한다는 말을 매번 들 었습니다. 

젊었을 때에는 젊은 기운으 로 병약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었지만 나이 칠순을 바라보고 있으니 버거운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회사일과 출장 등으로 여전히 감기 는 심해져 갔고, 기침으로 인해 밤을 하 얗게 지새운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각자님이 돌연 옷장 문을 열고 잠옷을 갈아입고 다시 눕는가 싶더니 다시 일어나 이번에는 잠옷을 훌렁 벗 고 또 펄럭거리면서 먼지를 털었습니 다. 느낌이 이상했습니다. 행여나 치매 에 걸린 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 아 들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으로 모시고 갔습니다. 병원에서 내린 진단은 간이 좋지 않 아서 생긴 간혼수였습니다. 제가 예상 한 대로 감기약을 과다하게 많이 먹어 온 결과 같다고 하였습니다. 급한 대로 간 해독을 위해 여러 방편을 동원했으 나 차도가 좋지 않았습니다. 

의사의 소견은 간이식을 해야 한다 는 것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불공을 하며, 간 이식의 인 연이 쉬이 닿을 수 있기를 서원했습니 다. 수술을 앞두었을 경우 희사의 공덕 이 크다는 말을 듣고, 희사에도 정성을 다했습니다. 조직검사 결과 아들과 조카의 간을 조금씩 이식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 습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문제는 각자님이었습니다. 중환자실 무균실 에 있다가 차도가 있어 일반실로 옮겼 는데, 일반실에서의 첫 식사에서 사단 이 났습니다. 일반 병실로 옮기자마자 긴장이 풀려서, 마음을 놓고 불공과 희 사를 건너뛰었는데 몹시 후회스러웠 습니다. 아직도 문제의 그 식단이 생생 합니다. 

고등어조림과 청포묵과 계란 반찬과 미역국과 국물김치 그리고 미 음이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각자님의 식도가 아닌 기도로 넘어간 것입니다. 그렇게 각자님은 다시 중환자실로 내려갔습니다. 수술 직후 있었던 그 자 리에 그대로 다시 들어갔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기에 불공에 매진했습니다. 중환자실에서 두 달을 보냈습니다. 답답한 마음은 희사와 불공으로 해 소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이 살 고 봐야지 돈이 중요한가 하는 마음으 로 아들에게 부탁하여 여러 차례 희사 를 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몇 번이나 큰 돈을 희사하였습니다. 절에서 각자님 의 불공을 진행할 때에도 저는 각자님 곁에 있느라 참여하지 못했으나 여러 보살님들이 함께 동참을 해주어서 정 말 감사했습니다. 각자님이 나이가 많아 힘이 들 것 같 다고 했던 의사도 놀란 눈치였습니다. 이게 다 불공 덕이라고 저는 속으로 말해주었습니다. 각자님이 청춘을 다 바쳐서 돈을 많이 벌어다 주었는데, 1 억이 들든 2억이 들든 각자님의 건강 을 꼭 되찾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 서원 하나로 불공을 하고 희사를 하였 습니다. 각자님의 불공에는 항상 조상불공을 함께 했는데 그 덕도 많이 보았습니다. 

건강을 되찾은 각자님은 이제 매달 받던 병원 검사도 격 달로 줄다가 석 달에 한번으로 줄어서 일 년에 오직 네 번만 병원으로 간답니다. 요즘에는 주말마다 공을 치러 다니는 재미에 빠 져서 누구보다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 니다. 사람의 명이라는 것은 정해져 있고 질병에 걸렸다 하더라도고 명이 다하 지 않으면 세상을 뜨지는 못한다고들 합니다. 그리고 불공으로 천명을 늘이 거나 줄일 수 있지는 못할 것입니다. 다 만 불공을 하고 희사를 함으로 인해 병 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데 깊은 은덕을 받을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총지종 도량에서 불공과 희사로 힘을 얻으시길 서원합 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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