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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 리 문화 속 홀로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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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1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01-3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칼럼 지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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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봉래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봉래(불교방송 보도국 기자)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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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0 19:18 조회 3,1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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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리끼 리 문화 속 홀로서기

“기존 관행은 업생 (業生), 관행을 끝내 려는 것은 원생 (願生)”

“원력 있는 사람에게는 외로움도 왕따도 없다.”



새해가 되면 뭔가 달랐으면 하는 기대를 하지 만 막상 H게 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 갖가지 어려움과 병고 등으로 곳곳에 신음소리는 여전 하고 온갖 ‘나쁜’ 뉴스들로 눈과 귀가 마비될 정 도이다. 특히 내편 네편 갈라서 부딪치는 갈등 의 파열음들은 가뜩이나 힘든 우리를 더욱 움 츠러들게 한다.

혼자 살면 그런 문제는 없으려나 싶지만 세상 은 온갖 관계들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그 관계 들은 혈연, 지연, 학연 등 갖가지 인연들로 중첩 돼 있다. 다양한 관계와 인연의 그물 속에서 우 리는 그때그때 강하게 끌리는 인연에 빨려 들 어간다. 천태만상의 인연은 우리들 삶에 있어 자연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그 속에서 고통을 양산하는 점이 문제이다.

끼리끼리 문화와 그 속에서 파생하는 차별과 배타, 왕따는 정도만 다를 뿐 보통 우리들의 일 상 속에 배어 있는 것 같다. 지역이 같다거나 출 신 학교가 같다거나 하면 괜히 더 친밀감이 느 껴지지 않던가. 또 선택한 이념이나 종교 따위 가 같다든지 하면 어떤가. 차이를 존중이 아닌 차별이나 배타, 왕따로 이어가는 선하지 않은 측면이 도사리고 있지 않은가.

끼리끼리 문화에는 나름의 규율이 있어 그 규 율을 지키지 않으면 왕따를 시키거나 쫓아내기 도 한다. 이는 같은 그룹 내에서도 때때로 차별 과 배타가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에서 한 정당의 당론이 결정되었을 때 소속 국회의원이 정치 생명을 걸고 당론을 어기면서까지 크루스 보팅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심지어 깡패 그 룹 안에서도 의리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이처럼 그룹 간에 뿐 아니라 그룹 내 소그룹 간에, 친척이나 친지 간에도, 가장 작게는 개인 들 간에도 친소가 있고 한발 더 나아간 차별과 배타가 있을 수 있다. 차별과 배타는 다양한 관 계 속에서 차원을 달리하며 다양한 양태를 드 러내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최종적으로 믿을 것은 자기만 남는다.

우리 내면의 끼리끼리 문화는 결국 자기를 보 호하려는 자폐 (自閉)의 한 측면이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자기에게 유리한 곳에 어울리려 하 고 불리한 곳으로부터는 떠나려 하는데서 자기 의 범위를 좁게 때로는 넓게 잡으며 이합집산 에 참여한다. 이 모두가 자기를 위한답시고 하 는 것들이다. 그런데 그것이 상대에게는 상처 가 될 수 있고 그런 사회적 행태 속에서 자기 또 한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서로 상처를 주고받을 수 밖에 없 는 것이 보통 우리들의 삶인 것 같다. 그래서 때 로는 어느 곳에도 쉬이 마음을 줄 곳 없는 외로 운 섬처럼 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중간지대의 회 색인간처럼 되어 가는 사람이 늘어가는 것은 아닐까. 변화를 주도하기에는 용기도 지혜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싸움판에 끼어들기 싫어 서, 모두가 승리하는 길을 찾지 못한 데서 스스 로 왕따를 자처하는 것은 아닐까.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어서 혹은 무기력하게 기존의 관행을 좇는 것이 업생 (業生)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업생의 관성을 약화시키고 끝내 려는 것이 바로 원생 (願生) 아니겠는가. 자기를 개혁하는 수행은 바로 이러한 원생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도반 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그런데 도반을 찾지 못하면 외로운 홀로서기 라도 시도해야 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 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부처님 말씀 은 처음부터 혼자서 가라는 것이 아니고 도반 의 중요성을 강조하신 뒤 도반을 만나지 못했 다면 휩쓸려 다니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이셨 다.

업생의 흐름을 벗어나 영원한 행복, 열반을 지 향하는 길은 자기 확신에서 비롯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똑같은 사바세계인 것 같지만 개인 내면에서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지는 것이 다. 혼자라고 무조건 외로운 것이 아니고 왕따 란지적도가당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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