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차제 중 자가지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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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4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05-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정성군 교수의 후기밀교페이지 정보
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정성준 교수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초빙교수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1 17:46 조회 4,792회본문
정성준 교수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초빙교수
원효는「대승기신론』에 대한 소와 별기 를 저술함으로써 여래장사상에 입각해 중생심이 불심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주 석하였다. 원효의 저술은「대승기신론』 을 통해 동아시아불교문화가 인도불교 의 수행차제론을 계승한 사실을 보여준 다.『대승기신론』의 여래장은 공여래장 과 불공여래장 두 가지가 있다. 불공여 래장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보이는 붓 다의 신변으로 그 예는 아미타불과 극락 정토과 같이 붓다가 중생을 구제하기 위 해 수용신과 수용토를 나투는 것이다.
r법화경j의「수기품』에서 보이듯 수용신 의 붓다가 유정을 구하기 위해 정토를 시현하는 신변은 초기 대승불교시대에 제기 되었다. 불전문학 가운데 붓다의 공덕신에 대한 칭송은 많지만 이를 실현 하기 위한 연구와 수행체계의 확립은 인 도 후기밀교시대에 비로소 시작되었다.
대승불교의 유가행은 중생의 심식을 불지로 전환하고, 이때 유정의 삼유인 생유, 중유, 사유는 순서적으로 화신, 수 용신, 법신을 구족하게 된다. 자가지차 제는 유정의 중유를 보신, 또는 수용신
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자가지차제는 절 대적 공성의 경지에 머무는 붓다가 세속 제의 몸을 나타내는 것이다. 환신차제라 고도 말하는 이유는 승의의 공성으로서 무분별에 있지만 세속제로서 붓다의 신 상을 나타나기 때문이다. 데바의「자가 지차제석』에는, “장수와 무병, 수승한 안 락과 신변을 성취하며, 범부의 재탄생 을 그치고, 분별에 의지하지 않지만, 중 생들의 육근에 의지해 신변을 생기한다. 여환(如幻)의 삼매에 의해 일체의 탐욕 을 얻지만 일체법은 꿈과 아지랑이와 같
은 것이라고 제불은 설하셨다”라고 하 였다. 즉 중생들이 육근에 의지에 의해 살아가거나 육신을 자기소유로 여기는 유신견 (有身見)을 수용하지만 붓다들은 여환의 삼마지를 통해 공성을 견지하는 것이다.
실제 수행에서 아사리는 제자인 유가 자에게 붓다의 수용신을 성취하기 위한 인연으로서 관정을 내린다. 유가자는 아 사리에게 법을 설할 것을 권청하는데 이 때 아사리는 금강살타로 간주한다. 자가 지차제는 중유의 몸에 존재하는 육근을 수용하기 위해 틱레와 육근, 공성의 마 음을 수지하는 3종자를 염송한다. 데바 의「현관보리차제석』에는, “세존 비로자 나에 의해 대탐욕을 수용하는 이취의 자 성삼매에 의해 만다라를 집지하는 것이 다. 이것은 대락의 상을 나타내는 것이 다.”라고 하였다. 대탐욕을 수용한다는 말은 유정의 경계를 열반의 자성으로 수 용한다는 뜻이다.
인도의 후기밀교 성취자 가운데 유명 한 밀라레빠가 있다. 밀라레빠가 성취자 가 되기까지의 긴 사연은 벵갈의 도하 문학으로 남겨져 오늘에 전한다. 스승인 마르빠를 만난 후 혹독한 고행을 강요한 스승에 대해 원망도 많았지만 나중에 스 승의 진심을 이해한 다음 스승에 대한 감사와 그리움에 감격해 노래를 부르자 스승의 화현이 나타나 예전 하던 거친 말로 , “지금 뭐하는 거냐? 미친 거야? 진실을 이해한다면 수행에 집중하라”라 는 말을 남기고 화현은 사라졌다. 밀교 의 수행은 신비롭고 이에 대한 민속이 나 문학적 자취는 많다. 개인적으로 좋 아하는 것은 r자가지차제석』에서 유가자 의 내면적 경지를 보이는 다음의 구절이 다.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그는 불탑에 공양하지 않고, 경전도 독송치 않으며, 오직 자가지차제에 의지해 행위를 수습 한다. 본존에게 예경하지 않으며, 승가 에게 귀의하지도 않으며, (오직) 자가지차제의 자성에 의해 일체에게 귀의한다. 진언을 염송하지 않으며, 수인을 집지하 는 것도 이와 같다. 진언을 염송하지 않 지만, 모든 색상을 현현한다. 색상의 현 현함을 집지하지만 외계의 경계는 존재 하지 않는 것이기에 이처럼 ‘환과 같이’ 자신의 마음으로 본다.” 밀교는 의궤를 중요시한다. 의궤는 붓다와 아사리의 전 승이 후대에 사라지지 않도록 전하는 간 곡한 질서이다. 내면적 경계에서는 승의 제이자 공성으로서 의궤의 형식을 넘어 서야 한다. 승가의 테두리를 벗어났지만 일상적 삶속에 진언의 의궤를 여법하게 수지하는 대자유와 형식을 넘어선 질서 를 수지하는 것이 후기밀교시대의 아사 리가 전한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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