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죽음이란 무엇 인가 ①

페이지 정보

호수 23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08-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법상 필자소속 - 필자호칭 정사 필자정보 법상 정사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1 21:18 조회 4,812회

본문

연재글: 연명의료 (17회)

죽음이란 무엇 인가 ①

5b683a19d95885efc5bb5fbcb07d61b8_1581423521_6037.jpg
법상 정사


죽음이란 무엇인가? 역사의 새벽, 인류는 ‘생각’의 첫머리에서 이 문제와 맞닥뜨렸을 것이다. 종교와 철학 그리고 모든 문명의 시발점에 이 문제는 참여 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적 지식이 극대화되고 분초 를 다투어 정보가 쏟아지는 오늘날에 와서도 이 문 제는 분명하고도 확실한 결말을 짓지 못하고 있다.

대개의 학자는 죽음이란 “한 생명체의 모든 기능 이 완전히 정지되어 원형대로 회복될 수 없는 상태” 라는 데에 동의하지만, 단서를 붙이는 것을 잊지 않 는다. ‘“삶이란 이런 것’이라고 확실하게 규명하지 않 고는 죽음에 대한 완전한 해답은 있을 수 없다”고도 하고, “죽음의 세계란 인간의 경험 영역, 지각 영역 을 넘어서는 차원의 문제에 속하기 때문에 그 본체 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다.”고도 한다. 사람들은 죽 음에 대한 해석에 특히 자기 식의 독단을 많이 개입 시킨다. 각자 자신의 안경을 통해 죽음을 보는 것이 다. 죽음에 대한 통일된 답변을 들을 수 없기 때문이 기도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이 그만큼 인생에서 중 대 문제이고, 누구나 한번은 겪어야 하는 피할 수 없 는 사실이며, 또 그것으로 모든 것이 종말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자들은 삶과 죽음의 구분에 고심한다. 생물 계에는 단세포 생물도 있고 다세포 생물도 있어서, 생사를 가늠하는 기준을 일정하게 말하기 어렵기 때 문이다. 의사들은 고등 동물인 인간의 죽음을 판정 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일반적으로 심장 고동 과 호흡 운동의 정지를 표준으로 삼지만 가사상태 (假死狀態) 인 경우도 있고, 한 때 멈추었다가 기적적으로 다시 살아나는 경우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죽 음의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천수를 누리고 기력이 쇠진하여 저절로 여러 기능이 멈추는 자연사가 있는 가 하면, 아직 창창한 나이에 뜻하지 않은 원인이 생 겨 죽음을 맞는 우연사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예로부터 ‘오래 사는 것 (壽)’을 가 장 큰 행복으로 삼았고, ‘제 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 는 것(考終命)’을 오복의 하나로 꼽았다. 인간을 ‘죽 음으로 향하는 존재’라 규정한 철학자도 있고, ‘산다 는 것은 무덤을 향하여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다가가 는 과정’이라고 말한 소설가도 있다. 

“가끔 죽음에 대해 생각을 돌려라. 그리고 미구에 죽을 것이라 생각하라.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인가를 그대가 아무리 번민할 때라도 밤이면 죽을지도 모른 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 번민은 곧 해결될 것이다. 그 리하여 의무란 무엇인가, 인간의 소원이란 어떤 것 이어야 할 것인가가 곧 명백해질 것이다. 아아, 명성 을 떨쳤던 사람도 죽고 나면 이렇게 빨리 잊혀지는 것일까!” 그리스의 비극 시인인 소포클레스의 말이

다. 이를 받듯이 몽테뉴(Montaigne, M.)는 그의 ‘수 상록(隨想錄)’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어디에 서 죽음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곳곳 에서 기다리지 않겠는가! 죽음을 예측하는 것은 자 유를 예측하는 일이다. 죽음을 배운 자는 굴종을 잊 고, 죽음의 깨달음은 온갖 예속과 구속에서 우리들 을 해방시킨다.” 어쨌든 사람은 죽지 않으면 안 되 고 단 한 번 혼자서 죽는다. 그리고 그것은 삶의 끝막 음이다. 어느 누구도 피하지 못하고 거부하지 못하 며 전신으로 맞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죽음이란 과 연 무엇인가? 의문은 다시 되풀이 된다.〈계속〉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