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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풍부하고 만물이 가득찬 ‘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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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4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05-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절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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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1 17:52 조회 3,8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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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풍부하고 만물이 가득찬 ‘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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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만은 24절기 중 여덟 번째 절기로 양 력으로는 5월 21일 무렵으로 “햇볕이 풍 부하고 만물이 점차 생장하여 가득 찬 다.”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벼농사 를 주로 짓던 우리 조상들은 소만을 모내 기 시작의 기준으로 삼았다. 소만이 되면 보리가 익어가며 산에서는 부엉이가 울 었다. 또한 이 무렵은 ‘보릿고개’라는 말 이 있을 정도로 양식이 떨어져 힘겹게 연 명하던 시기이다.

소만이 되면 이른 모내기, 가을보리 먼 저 베기, 여러 가지 밭작물 김매기가 줄 을 잇는다. 보리 싹이 성장하고, 산야의 식물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모내 기 준비를 서두르고, 빨간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모판을 만들면 모내기까지 모 의 성장기간이 예전에는 40~50일 걸렸으 나, 지금의 비닐 모판에서는 40일 이내에 충분히 자라기 때문에 소만에 모내기가 시작되어 일년중 제일 바쁜 계절로 접어 든다.

소만에는 바람이 몹시 차고 쌀쌀하다는 뜻으로 “소만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 다.”라는 속담이 있다. 초여름인 5월에 설 늙은이가 얼어 죽는다니, 황당한 속담이 아닐 수 없다. 허나 이시기 아침에는 꽤 찬바람이 불어온다. 낮 기온은 30도에 육 박하면서 동이 트는 새벽에는 온몸을 움 츠리게 하는 추위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또한 “사월에는 소발자국에 물만 괴어도 막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음력4월은 비 가 적고 식물의 생장은 왕성하여, 곳곳에 일손을 기다리는 농사 가운데 물 가두기 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밀 과 보리에 이삭이 패고 모내기 준비와 김 매기로 바쁜 철이라, 농부들은 이른 새벽 부터 까치들이 온 밭을 헤집고 돌아다니 는 소리에 잠을 깨고, 낮에는 뻐꾸기 울음소리가 일손을 재촉하여 하루해가 금 방간다고 한다.

소만 무렵에 행했던 풍속으로는 봉선 화 물들이기가 있다. 요즘은 봉선화 꽃잎 보다는 문구점에 봉선화 물들이기 용품 을 많이 사용하지만, 예전에는 봉선화가 피면 꽃과 잎사귀를 섞어서 찧은 다음 백 반과 소금을 넣어 손톱에 얹고, 호박잎이 나 피마자 잎, 헝겊이나 비닐을 감싸 붉 은 물을 들이곤 했다. 첫눈이 내릴 때까 지 봉선화 물이 남아 있다면 첫사랑을 이 루게 해준다는 이야기도 있다. 봉선화 물 들이기 이외에도 풋보리를 몰래 베어 그 슬려 밤이슬을 맞힌 다음 먹으면 병이 낫 는다는 이야기도 있었으며, 풋참밀 이삭 을 잘라 껍질을 벗긴 다음 알맹이를 입에 넣고 껌처럼 씹어 먹기도 했다.

소만에는 밀과 보리가 자라고 찔레, 아 카시아꽃 등의 꽃들이 피어난다. 또한 이 시기에는 씀바귀, 쑥갓 등 각종 나물을 해 먹는다. 특히 소만에는 죽순을 즐겨먹 었다. 대나무로 크기 전 아주 짧은 시기 에만 만날 수 있는 죽순은 누런색이다. 신록의 푸르름이 절대적인 여름에 누런 죽순이라니, 다소 어울리지 않지만 대나 무로 크기 위해 모든 영양분을 먹고 누렇 게 쑥쑥 자란다. 이 죽순을 잘라 먹으면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식이섬유가 풍부 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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