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올라퍼 엘리아슨이 펼치는 현재와 새로운 인식 세상의 모든 가능성 展 리움미술관에서 2월 26일까지

페이지 정보

호수 20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02-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불교문화산책 서브카테고리 서하보살 의 불교문화산책

페이지 정보

필자명 강지연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강지연 구성작가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6 18:32 조회 4,867회

본문

올라퍼 엘리아슨이 펼치는 현재와 새로운 인식 세상의 모든 가능성 展 리움미술관에서 2월 26일까지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은?

d32e7b7cc77b53cbb53360baf739e4ec_1581845526_0013.jpg
 


북극의 오로라와 무지개를 만날 수 있는 곳. 자연의 신비를 만끽 하고 우주의 진리를 몸소 체험할 수 있는 곳. 리움미술관이 지수화 풍 사대가 만나 새롭게 변신하는 세상을 선보인다. “문화란 세계 라 부르는 기계의 심장”이라 말하는 ‘선한 예술가’, 올라퍼 엘 리아슨의 작품전이 열리는 것. 아이슬란드계 덴마크인인 올라퍼 엘리아슨은 시각미술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실험적 시도들을 거듭하면서 자연, 철학, 과학, 건축 등 으로 관심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세계적인 작가. 

주로 움직임이나 빛, 거울을 이용한 착시효과, 기계로 만들어진 유사 자연 현상, 빛과 색채를 이용한 시각 실험과 같은 비물질적 요소로 이루어진 그의 작 품들은 놓이는 장소를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변화시키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새로운 인식과 경험을 하게 하는 마법을 부린다. 엘리아슨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 자연과 과학, 문명의 만남을 자 연스럽게 매치한다. 자연의 파괴가 아닌 공존과 상생. 두두물물이 함께 공업을 이루어 나가는 연기법의 도리가, 항상 같은 것은 없다 는 제행무상의 진리가 엘리아슨의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리움에서 열리는 엘리아슨의 개인전 ‘세상의 모든 가능성’은 초기부터 최근까지 전 시기의 작품들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된 것이 특징. 

아이슬란드의 이끼를 설치한 ‘이끼 벽’, 허공에 매달린 환 풍기의 움직임과 관객의 호응이 작품이 되는 ‘환풍기’ 등 초기 작들을 비롯해, 1,000여 개의 유리구슬로 이루어져 거대한 인드라 망을 작품으로 구현한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 거울을 배 치해 만들어낸 ‘자아가 사라지는 벽’과 같은 신작들까지 총 22 점의 작품이 관람객을 만난다. 이 전시를 통해 “예술은 정체되고 닫힌 의미가 아니라 현재에 존재하며 늘 새로운 의미를 가질 수 있 다”는 엘리아슨의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자연, 문명과 만나 인드라망을 펼치다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 2016 검은 바탕에 크고 작은 천여 개의 유리구슬을 배치한 이 작품을 마주하면 화엄연화장세계가 구슬 하나하나에 담겨져 있음을 느끼 게 된다. 부처님이 설하던 인드라망을 보듯, 각각의 구슬에 전혀 다 른 모습이 담기고, 그 구슬들은 또 서로를 담아낸다. 

작가는 이 작품을 우주라고 설명한다. 우주는 수많은 별들이 나 타나고 사라지는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공간. 우주를 유영하듯 작 품이 설치된 벽을 따라 걸으면, 실제로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존 재로 가득 찬 우주를 여행하는 기분을 맛보게 한다.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면 다양한 크기의 유리구슬이 가느다란 철사 받침대에 얹혀 있다. 뒷면을 거울처럼 칠한 유리구슬은 관람객과 전시 장소를 거 꾸로 비추고 있어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담아내 흥미를 유 발한다. 작품을 보는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유리구슬에 맺히는 이미지가 그때그때 달라지는 이 작품은, 부처님이 말씀하신 중중 무진을 이미지화하면서 엘리아슨이 강조한 ‘현재성’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보여준다. 


d32e7b7cc77b53cbb53360baf739e4ec_1581845536_7986.jpg
d32e7b7cc77b53cbb53360baf739e4ec_1581845536_7196.jpg
 


자아가 사라지는 벽, 2015 마름모꼴의 거울과 삼각형 모양이 얼기설기 번갈아 배열된 벽. 열린 부분의 안쪽에 거울에 비친 이미지들이 무한하게 증식되는 공간이 펼쳐진다. 이 작품에서 엘리아슨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 지는 부처님이 설하셨던 무아사상과 닿아 있다. 나도 내 주변의 모 습도 파편이 되어 여기저기 비추는 순간, 나라고 생각했던 육신, 이 세상을 바라보며 있다고 믿었던 눈으로 보는 것들이 얼마나 허망 한지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무지개 집합, 2016 어두운 공간 속에 물안개로 만든 거대한 벽이 펼쳐지고, 그 위를 비춘 빛이 일렁이는 무지개를 만든다. 무지개 가까이 다가가 위를 올려다본 관람객은 천장에 설치한 원형 구조물에서 미세하게 분사 되는 물방울과 조명기구에서 나오는 빛을 볼 수 있다. 엘리아슨 작 품의 중요 특징 중 하나는 작품을 구성하는 기계장치를 숨기지 않 고 드러낸다는 점. 

눈속임 기법으로 환영을 만들어 내는 대신, 현실 은 언제나 만들어지는 것임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일체유심조 의 세상, 인연의 본질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당신의 미술관 경험을 위한 준비, 2014 어두운 공간에 매달린 프리즘 고리와 그 고리 한가운데 끼운 필 터 유리가 강한 빛을 받으며 천천히 회전하는 작품이다. 필터 처리 한 판유리를 통해 투과된 빛은 고리의 움직임에 따라 원도 되고 호 (弧)도 된다. 때로는 단색을, 때로는 가시광선의 스펙트럼에 나타나 는 다양한 색으로 변신한다. 제행무상의 도리는 정형화되지 않는 빛의 모습으로 고스란히 담긴다. 반사된 빛은 벽을 따라 움직이면 서 공간의 형태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이 작품은 어떤 공간에 설치되는가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환풍기, 1997 기획전시실 입구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작품은 천장에 매달려 불규칙하게 회전하는 환풍기이다.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바람이라 는 요소를 볼 수 있게 만든 이 작품은, 일종의 움직이는 조각. 허공 을 빙글빙글 도는 환풍기의 움직임은 관람객에게서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관람객의 반응은 매 순간 변화하며 작품에 새 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사라지는 시간의 형상, 2016 철로 만든 이 조각 작품은 ‘올로이드’ 형태에 기반을 뒀다. 올 로이드는 ‘반전 큐브’를 발명한 수학자 폴 샤츠가 1929년 만든 기하학적 형태로, 크기가 같은 원이 서로 직각을 이루도록 원의 중 심을 맞물리게 하여 만든 것이다. 이 형태는 올라퍼 엘리아슨 스튜 디오에서 진행한 기하학 조사 연구의 한 주제였는데, 이후 작가의 여러 작품에 사용되며 사랑을 받은 소재이다. 

작품의 뼈대 안쪽에는 반짝이는 삼각형 황동 판들이 복잡하게 중첩되어 있는데, 작품 한가운데 전구가 있어서 판들에 반사되고 사이로 삐져나오는 빛이 화려하고 신비하다. 이 작품 역시 보는 각 도에 따라 판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제행무상 의 도리를 드러낸다. 무제(돌 바닥), 2004 ‘무제(돌 바닥)’은 네 가지 색의 아이슬란드 화산암을 바닥에 깔아 만든 설치 작품. 수학자 겸 건축가 아이너 톨스타인이 개발한 이 형태는 엘리아슨의 작품에 다양하게 활용됐다. 육각형과 평행 사변형이 서로 맞물리며 반복되는 이 도형은 관람객이 어느 곳에 눈의 초점을 맞추는지에 따라 다른 형태로 보이기도 하고, 입체적 으로 보이기도 한다. 

부드러운 나선, 2016 / 강한 나선, 2016 두 작품은 각각 하나의 고리로 이어진 가는 철관을 코일처럼 감 아 만든 이중나선 구조다. 천장에 매달려 모터의 힘으로 끊임없이 회전하는 두 개의 이중나선 중 하나는 느슨한 물결 모양이며, 또 다 른 하나는 좀 더 촘촘한 물결 모양이다. 엘리아슨은 두 이중나선의 바깥 면은 검은 색으로, 안쪽 면은 흰색으로 칠해, 한 개는 항상 올 라가는 것처럼 보이며, 다른 한 개는 끝없이 내려가는 것처럼 보이 는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 

두 작품의 원문 제목에 각각 들어간 단어 ‘care’는 세상을 품 는 부드러움을, ‘power’는 다스리는 힘을 상징한다. 엘리아슨은 이 작품으로 조화와 균형은 부드러움과 강함이 둘이 아님을 드러 낸다. 이끼 벽, 1994 ‘이끼 벽’은 엘리아슨의 대표적인 초기 작품. 거대한 벽을 가 득 메운 이끼는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북유럽 지역에서 자라는 순 록 이끼이다. 순록 이끼는 건조할수록 수축하면서 색이 바래지만, 물기를 머금으면 다시 부풀어 오르면서 코를 찌르는 독특한 냄새 를 풍긴다. 엘리아슨은 종종 다양한 자연 현상을 미술관과 같은 인 공적인 공간으로 끌어들이는데, 자연도 만들어질 수 있음을 깨닫 게 하려는 의도이다.


d32e7b7cc77b53cbb53360baf739e4ec_1581845548_9886.jpg
d32e7b7cc77b53cbb53360baf739e4ec_1581845549_0691.jp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