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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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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06-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정성준 교수의 후기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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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정성준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초빙교수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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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1 19:13 조회 4,3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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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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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준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초빙교수


구경차제의 광명차제(光明次第)는 광 명법신을 성취하는 수행이다. [금강만 딴뜨라]에서는 광명차제를 낙현각차제 (樂現覺次第)라고 명명한다. 데바의 낙 현각차제 주석에는 광명에 대해 “광명 은 일체공의 자성이다.”라고 주석하였 다. 광명차제와 친숙한 것은 한국불교 에도 잘 알려진 광명진언이다. 진언을 풀이하면, ‘아모가 바이로짜나’라고 설 한 것은 ‘불공(不空)의 변조광명(偏照 光明)이여!’라는 뜻으로 공성의 광명으 로부터 비로자나법신의 성취를 촉구한 다. 이어지는‘마하무드라’는 ‘대인(大印)’으로 번역되며, 정각자의 상으로서 법신의 성취를 가리킨다. 광명진언은 사자와 생자 모두에게 통용되는 진언이 다. 사자는 법신을 성취하고 생자는 삶 이 곧 열반의 경계이며 법신의 몸이다. 후기밀교의 구경차제는 이에 대한 기술 적 진화하고 말할 수 있다.

구경차제는 생기 차제로부터 출발해서 금강염송차제 , 심청 정차제를 순서적으 로 수습하는데, 이는 순서적으로 금강 신, 금강어, 금강심의 수습에 배대된다. 심청정차제에서 유가자는 변계소집성 , 의타기성, 원성실성에 대해 공, 극공, 대공으로 대치되는 공성을 수습해왔다. 『지혜금강집딴뜨라』에서는 “온과 계와 처 등의 궁극[邊際]는 공성이다. 이 삼공(三空)의 궁극은 광명이다.”라고 하 였다. 광명차제는 심식의 분별을 제거 한 돈오의 경계이자 절대공성을 현증하는 찰나이다. 이 깨달음의 경계를「오 차제』에서 ‘진실의 경계(實際 bhuta- koti)’라고 이름하며, 석가모니붓다가 새벽에 성도하신 장면과 동일시한다. 『오차제』에서는, “이것은 밤도 아니고, 낮도 아니고, 그 중간도 아니다. 일체의 자성을 떠난 이 정각은 찰나의 경계라 고 최승의 아사리는 설한다. 그 중간의 변제는 멸하지 않으며, 암흑이 모였지 만 무여 (無餘)이며, 앉은 자리에서 일체를 초월한 것으로 태양이 아직 떠오르 지 않은 이 찰나를 궁극의 경계라고 설 한다.”라고 하였다.

인류의 고대종교는 여러 유형이 있지 만 지역분포가 가장 넓은 것은 태양신 앙일 것이다. 만물을 키우고 천체를 주재하는 태양의 권위는 점차 관념상의 절대자로 진화하지만 고등종교에 끼치 는 영향은 여전히 적지 않다. 석가모니 붓다는 무명의 소멸을 설하셨다. 초기 경전에서 붓다의 깨달음을 명 (vidya) 이라 설한 장면을 볼 수 있다. 무명의 어두움을 대치하는 것은 지혜의 광명이 다. 그 지혜는 오온을 자아로 오인하는 아집과 외경의 실체를 부정하는 연기 의 지혜이다. 대승불교시대의 법신광명과 정토신앙의 무량광에 보이는 광명의 의미는 석존이 설하신 연기의 지혜에서 그 시원을 둔다.

광명차제의 실제수행은 광명관을 통 해 이루어진다.『오차제J에는 광명을 현 증의 방법에 돈관(頓觀, pindagraha)과 점관(潮觀, anubheda) 의 2가지 방 법이 있다고 하였다.『오차제』에는 돈 관에 대해, “머리에서 발끝, 가슴에 이 르기까지 찰나에 진실의 경계를 성취한 다”라고 하였고, 점관에 대해서는, “호 흡의 풍(風)이 거울에 융합하는 것과 같 이, 유가자는 바른 진실제에 두 번, 세 번 (반복하여) 든다. 행주좌와와 먹거 나, 웃을 때, 이 선정의 유가에 진실을 아는 자는 항상 머문다.”라고 하였다. 

광명차제의 돈관은 선수행의 돈오와 동일시할 수는 없다. 선사들이 방과 할 로써 제자들을 가르친 것은 생각의 습 관에 갇혀 있는 무명의 상속을 깨뜨리 기 위한 것이지만 방과 할의 활용과 정 각자의 삼신을 성취하는 방편은 달라야 한다.

밀교의 가장 큰 특징은 곧 유상유가이다. 상(相)을 빌려 무상(無相)의 공성 (空性)에 도달하는 교육방식 은 인간의 심식을 변계소집성과 의타기 성, 원성실성의 삼성으로 분석하고 활 용하는 탁월한 유가행의 이론에서 비롯 된다. 분별을 통해 무분별에 이르고 소 연상에 의지해 무연(無緣)의 진리에 도 달하는 수행은 천여 년에 이르는 인도 밀교의 지혜와 경험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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