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법당 높은 곳에 앉아

긴 겨울 목탁 두드리며

봄날 해탈위해 정진하는 너는

신라 왕족의 후예, 멸문지손

애비 죽고 비구니 된 에미 그리며 떠돌

다떠돌다

겨울 광교산에서 거죽 벗은

비운의 동자승

파도파도 답이 없는 고목처럼

에미는 입적한지 오래

몇 번의 윤회와

몇 날의 수행을 거쳐야

피 안에 이를까 이를 수 있을까 생각도

잊고

따닥따닥따닥

엄마엄마엄마

닿을듯닿을듯

먼기억,

이 문 열리면

엄마 계실까

번뇌만 깊어지는

겨울 광교법당

독경소리 공허한

그 아래에 서서

나는 합장만 보탤 뿐

그대 날아가라, 

돌아오지 말고

최정용

강원도 속초 출생 / 2014년 서정시학 여름호 등단 / 현, 경기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