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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불공으로 하루 시작 3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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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46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5-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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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박재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박재원 기사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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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5-22 09:19 조회 5,7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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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불공으로 하루 시작 30년
사원 내 궂은 일 도맡아 봉사에 ‘솔선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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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룡사 양재범 각자 


지난해 창교절을 맞아 사원마다 모범 교도에 대한 표창이 있었다. 삼밀수행과 육행실천으로 타인의 교감이 되고, 교도 화합과 교화발전에 기여한 총지교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종단의 작은 성의표시였다. 벽룡사(주교: 승원 정사)에서는 신정회 회장인 양재범 각자(69세)가 수상했다. 모처럼 열린 서원당에서 자성일을 맞아 불공 중인 각자를 만날 수 있었다.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어떤 신행을 하면 자랑스러운 ‘모범 교도’가 될 수 있을까.

“저는 뭐 특별한 게 없는데….” 말끝을 흐리시는 각자님의 미소 위에 수줍음이 가득했다.

“벽룡사를 원찰로 나오게 된 지는 거의 30년이 되어 가지요. 어려서 부모님을 따라 절에 다닌 인연이 있고, 형수님의 교화로 아내와 함께 처음 다니게 되었습니다.”

각자님이 30년 간 벽룡사를 다니면서 주교로 모신 스승님만도 대여섯 분이 넘는다. 그 과정에서 각자님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벽룡사의 대소사와 교화 발전에 한번 빠짐없이 참여하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뜬지 10년이 되었어요. 7년 간 병상에 있으면서 세 번 정도의 고비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오로지 불공을 하며, 부처님께 의지했지요. 아내는 그 때마다 어렵게 잘 견뎌 주었어요. 총지종에 입교해서 그때 가피를 받았다고나 할까요.”

그 후로 각자님은 매일 아침 불공을 한 시간씩 하고, 가능한 서원당에 나와 여법하게 정진하며, 신심을 키워왔다.

“모범 교도로 상을 받은 게 참 부끄럽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자성일 법회 끝나고 한 두어 시간 서원당과 공양실을 청소하는 것 정도 밖에 없어서...”

‘침묵의 성자’로 알려진 인도의 영적 스승 바바하리다스가 말을 하는 대신 작은 칠판에 글을 써서 전한 감동적인 이야기 ‘성자가 된 청소부’가 문득 생각이 났다.

‘인도에서는 청소부를 ‘마하타르’라고 부른다. 산스크리트어로 마하타르(mahatar)는 위대한 사람을 가리키는 마하트(mahat)의 최고 높임말이다. 실재로 이들은 매우 위대한 존재이다. 이들의 도움이 없다면 도시든 마을이든 전부가 지옥으로 변했을 것이다.’

(성자가 된 청소부 중에서)

양재범 각자님 같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모여, 종단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과 감동의 물결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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